그저 볼 수 있기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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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2012. 4. 29.

 

 

 

눈물을 흘렸다.

소리 없이 눈물이 골을 만들어 내느라 곤란한 처지에 놓여 있었다.

 

 

 

함께 오랜 생활 옥신각신하며 살아가고 있는 동료 수용자에게

눈물이 주는 나약함만은 들키지 않기 위해 어깨만을 간신히 흐느끼며

소리 없이 소매를 적셨다.

 

교도소에서 날 울게 만들었던 자극적인 TV 방송은 바로

KBS ‘남자의 자격, 전 국민 합창단 하모니’ 편이었다.

   

 

 

무대는 일반 참가자들에 비해 왠지 초반부터 어수선했고

‘시각장애인’이라는 특이성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애써 카메라를 응시하려는 어설픈 몸동작에 난 그냥 그들을 향해

쓴 웃음을 던지고야 말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운 좋게 본선까지 왔겠지.’하고,

‘장애인들의 실력이 좋으면 얼마나 좋겠어?’하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던졌다.

 

그러나 큰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웃음으로 기만했던 나 자신에게 쓰라린 매질이 이어지고 있었다.

 

TV에서는 립싱크를 하는 듯한 아름다운 선율이 브라운관을 통해

죄 많은 나의 심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스며들고 있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뭉클한 감동 속에

다시 한 번 눈과 귀를 그 곳에 집중시키며 쓸데없는 의심 깊은 확인을 해야만 했다.

화음과 선율 속에 30여 명의 시각장애인들이 만들어낸 그들만의 굳은 약속들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립싱크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현실감이 묻어나는 눈빛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눈이 트이지 않고 눈동자가 존재하지 않아도

그들은 분명 나에게 빛을 발산하고 있기에

우리 서로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

진심과 감동으로 우리에게 마음을 전한 그들을 회상하며

이렇게 감사의 글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팀이

전국민 합창대회에 당당히 예심을 통과하고 본선까지 올라온 것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닐 것이다.

 

보이지 않는 직감의 눈으로 그들은 하나가 되어 보고 느낄 수 있는 마음이 되었고,

수백, 수천 번의 연습과 노력을 쏟아 부은 결과가

이 기쁨의 눈물바다로 빛을 발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합창이 시작되고

피아노 선율이 그들의 귀에 신호를 주는 순간

어느덧 나의 눈에도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객석 이곳저곳에서 소리 없는 눈물의 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동정과 연민의 눈물이 아니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목소리와 마음으로

감사의 눈물을 선사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를

다시금 일깨워준 순간이었으며

신선하고 부드러운 충격이었다.

 

 

 

 

오랜 여운을 뒤로 한 채 지난 나의 삶의 일부분을 회상해 보았다.

이곳에 있는 나는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과 뭐가 다른가를 비교해 보았다.

 

그 지나온 아름다운 나날들은

내가 나를 보며 살아온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또한 온갖 불만과 투정에 틀에 박힌 지난 삶에 대한 회한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후회와 역겨움뿐이지만

이제는 내가 세상을 볼 수 있는 향기를 얻었기에

용기와 새 희망의 길을 열어 갈 수 있기를 확신하게 되었다.

 

비록 사방이 퍼즐처럼 얽히고설킨 철장과 담장에 넣어져 있지만,

그래도 그것을 볼 수 있는 내 맑은 눈에 세상은 아름답게 보이기만 할 뿐이다.

 

이곳에 넣어진 우리가 세상을 보는 것은

꼭 두 눈이 아니더라도 마음으로 세상을 느끼고 읽는다면

보다 선명한 아름다운 주위를 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고난과 역경에 처해 있는 모든 수용자들이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사진= 구글 이미지

글= 안동교도소 000

이 글은 ‘새길(통권 415호)’에 실린 내용을 편집·정리한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교도소에서 복역한 사람들 중에 약 1/4은 3년 내에

또 다시 범죄를 저질러 재복역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 수용자 수가 4만 8천여명에 달합니다. 이 중 1만 500여명(22.7%)이 3년 내에 재복역하는 인원입니다. 이 수치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치지만, 그래도 아직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한 ‘재범방지 사업’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예방 사업’보다 더 효과적이라 판단하고, 수형자들의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해 취업 알선·기술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형자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결국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법무부 따뜻한 법치 앱 로앤톡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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