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학생의 조직폭력단체 가입,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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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2. 7. 16.

 

저는 2007년부터 수용자 인성교육을 지도하고 있는 (사)미래사회교육원 김헌동 교수입니다. 지난 3월에 있었던 해남교도소 수용자 인성교육에서 어느 수용자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한 글을 요약해 올립니다. 수용자 교정교화 활동의 의미를 곱씹어보고, 진정한 교정의 힘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할 수 있는 생생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1980년 전북의 시골동네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기대를 받으며 ○○대학교 경영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다가 대학 1학년을 마친 뒤 조직폭력단체에 가입하게 되었고, 어린 나이에 큰 돈을 벌고 외제차를 타면서 폼생폼사로 살아왔지요. 그 결과 불법적으로 번 돈을 조직자금으로 사용한 죄로 저의 서른 번째 생일날 구속되어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저는 구속되기 2년 전 결혼을 했고, 구속 27일 전에는 딸을 낳았습니다. 구속된 이후 사랑하는 아내와 딸은 매주 거르지 않고 접견을 오고 있습니다. 구속당시 핏덩이였던 딸은 지금 4살이 되었습니다. 접견실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아빠, 사랑해요. 보고 싶었어요. 힘내세요!’하는 딸의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이지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파옵니다.

 

처음에는 정말 앞이 캄캄했고, 반성은커녕 주변을 원망하기만 했습니다. 그동안 교도소 안에서 여러 번 사고를 칠 뻔했지만, 저는 가족을 생각하며 참고 인내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전에는 생각보다 행동이 앞섰지만, 지금은 수없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이야기합니다. 두 번 다시 죄를 짓지 말자, 더 이상 가족들에게 상처주지 말자고요.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입니다. 제가 힘들 때나 괴로울 때 항상 힘이 되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 말입니다.

 

 

 

저는 ‘젊어 실수가 많더라도 이를 고치면 귀하게 된다.’는 옛 말 처럼 앞으로 저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습관 등을 고치고 바꾸면 분명히 한층 성숙해지고 행복한 삶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인성교육을 받기 전까지는 뚜렷한 삶의 목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인성교육을 받으면서 저를 되돌아보게 되었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교육 중에 ‘실패를 이겨낸 사람은 100% 성공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기회를 인생의 전환점 삼아, 한 여자의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빠로 떳떳하고 당당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의미없이 3년이란 시간을 흘려보냈지만, 앞으로 사회복귀까지 남은 7개월여 동안 철저히 계획하고 준비해서 사회로 나가려 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기회를 준 것에 감사합니다. 앞으로 새 사람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동안 많은 수용자를 교육하면서 제가 가르쳤다기보다는 배운 것이 훨씬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이 수용자의 교정교화를 촉진하는 동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월간교정 4월호(Vol.431)에 실린 김헌동(사.미래사회교육연구원 교수)님의

‘어느 수용자의 정체성 찾기’를 정리한 것입니다.

 

글 = 김헌동 │ 수용자 인성교육 교수 / (사)미래사회교육연구원

출처 = 월간교정 2012.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