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피해자라고 우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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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2012. 8. 2.

 

저는 젊은 시절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청운의 푸른 꿈을 안고

육군소위로 임관했었습니다.

이후 전·후방 각 부대에서 32년 간의 군 조직 생활을 하다가

2년 전에 사회로 돌아와 청소년 인성교육, 재향군인회 안보 강사,

북한이탈주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역사회 발전과 범죄피해자를 비롯한 소외계층을 위해 꾸준히 후원해 오신,

센터 이사장님으로부터 ‘함께 봉사활동을 해 보지 않겠느냐’하는 제의를 받고

일하게 되었습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

 

■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자에 대한 onE-STOP 지원을 도왔어요.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중순 금요일 오후,

센터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양천경찰서 형사계입니다”

 

일주일 전 ○○동 옥탑방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현장에 피해자가 흘린 유혈과

음식물 등이 부패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로 인한 심한 악취로 인근주민들의 항의가 많다며

현장 청소와 정리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시점이 오후 4시경.

퇴근 무렵이 가까운 주말시간,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센터의 회원들을 사전예고 없이 불러 모으기에는

결례가 될 것 같아 봉사활동 일정을 미루면 안 되겠냐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담당 형사 분이 난처하고 당혹해 하고,

어차피 피해자를 위한 봉사활동지원이고

지역주민들의 불편을 빨리 해소하는 일이

우선이라 생각돼 어렵게 센터 여성위원 한 분과 연락이 닿아 함께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1주일이 지나 유혈은

응고되어 바닥에 늘어 붙어있고,

집안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센터위원과 제가 청소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역부족이어서 청소대행업체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청소를 하며 순간순간 사건 당시가 상상이 돼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과 괴로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청소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며 끔찍한 사건으로 인근 주민들이 겪고 있었을 고충을

다소나마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에 마음의 위안을 삼았습니다.

앞으로 사건 피해자가족 분들의 원상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사건 당시 범인으로부터

두부골절 상해를 입은 부인은

센터 협력병원에서 2주 간의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퇴원과 동시에 남편이자 자녀들의 아빠가

눈앞에서 끔찍하게 죽는 것을 바라본 정신적 충격이

얼마나 컸을까요...

 

올해 7월 1일 법무부 후원으로 개소한

스마일 복지센터에서 임시주거와 심리치료를 제의하였으나

피해자(처)는 일가친척이 있는 ○○동을 떠나기가 무섭고 두렵다는 말을 하며 스마일센터 입소를 거부하였습니다.

 

입소를 거부하는 피해자의 두려움과 고통을

충분히 이해했지만, 아이들을 생각해서

심리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설득했습니다.

 

 

 

“부인께서도 심리적인 치료를 해야겠지만

초등학생, 중학생 나이 어린 자녀들의 심리적인 충격은

어떤 단어로도 표현 할 수조차 없이 컷을 것이고 모든 환자의 내-외과적,

정신적 문제는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회복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이틀 뒤 스마일 복지센터에 일가족(3명)을 입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임시주거와 심리치료를 받은 피해자는 열흘 간의 입원치료를 받은 뒤

자녀들의 개학 일에 맞추어 퇴소했습니다.

다음 날 센터에서 피해자와의 상담을 통해 법무부에 사망유족 구조금 신청을 안내했습니다.

 

또한 올해 8월 15일 새롭게 개정된 범죄피해자 보호법 시행령에 신설된

피해자 장기임대주택 주거지원에 대한 신청서를 함께 작성하여 검찰청 관련부서에 의뢰하였습니다.

마침 검찰청 범죄피해구조과(공판부)의 피해지원심의회가 3일 뒤에 개최되도록 되어 있었으나

이 사건은 그때 당시 범인이 검거되지 않아 검찰로 사건 송치가 되지 않은 상태여서

피해구조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강력사건 피해사실이 명백하고 원상회복을 위해 촌각을 다투는 피해자였기 때문에

사건개요와 피해자가 처한 참담한 현실 및 가정환경, 주거여건 등을 포함한 사건일지를

세밀하게 작성해 공판부에 제출했습니다.

공판부에서는 피해자를 심의대상에 포함시켜 피해구조금 지급 결정이 의결되었습니다.

 

또한 범죄피해자 구조법개정 후, 장기임대주택 지원과 관련한 업무는

처음 시행되는 사항이기에 관련부서의 실무자분들께서

다소 부담스러워 하는 것을 느껴왔습니다.

 

법무부 인권구조과의 정유미 검사님께 현실을 말씀드리자 검사님은 친절하게 도와주셔서

개정된 관련법규 및 신청서양식 등을 지원받아 공판부 실무자와 협의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임대주택신청 서류의 심사와 함께 법무부 공문상신 및 장관 승인을 거쳐

LH공사로 관련서류가 이첩 되었습니다.

 

드디어 피해자 관련 서류가 LH공사로 접수되었다는 내용을

법무부 정유미 검사님으로부터 통보 받고, LH본사와 서울지부 담당자분들과 피해자가 입주할

임대주택의 개·보수문제, 임대차 계약일 등 세밀한 내용을 협조할 수 있었습니다.

 

이틀 뒤에 실무자, 피해자 및 일가친척 분들과 함께

입주예정 임대주택 현장을 방문하였습니다.

 

피해회복 지원을 위해 수차례 상담과 전화를 수시하면서

수심이 가득했던 피해자는 깨끗하게 보수된 주택을 보고

얼굴에 홍조를 띄우며 기뻐했습니다.

 

피해자의 달라진 표정에

그동안의 피로와 노고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보람과

뿌듯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센터에서 개최될 3/4분기 구조심의위원회에

본 피해자의 지원에 대한 내용을 상정하여

외과적 치료비와 자녀들의 학자금 및 생활비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또, 사건현장에서 임대주택으로 이주 시 센터회원 및 봉사요원 분들과 함께 이사 지원까지

책임을 지고 적극적으로 도와줄 예정입니다.

전국범죄피해자 연합회에서는 피해자의 심리치료를 위한 장기적인 지원을 할 예정입니다.

단기성, 일회성지원에 그치지 않고 원상회복이 될 때까지

지속적인 보살핌과 지원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영등포 여아 성폭행(김수철) 사건의 피해자도 도왔어요.

 

최근 천안함사건, 북핵문제 등 사회적 문제들과 더불어

어려운 국가경제로 인해 강력범죄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업무와 사업에 대해 각계각층의 인식이 부족했으나,

전국 연합회를 비롯한 57개 전국 센터의 적극적인 지원 활동과 홍보 등의 노력으로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사회적 기류와 함께 이러한 봉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과거 군 공직생활의 생활패턴으로 아침 출근과 동시에

각종언론 매체를 통해 서울남부지검관내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를 확인하는 습관을 일상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론 매체에서 보도되지 않은

영등포 여아 성폭행(김수철)사건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이에 앞선 부산 여중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습니다.

관내에 이와 같은 어린 아동을 상대로

강력 성범죄 사건이 발생해

그냥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건의 충격으로 정신적 공황에 빠져있을 피해자와

가족을 위해 피해회복을 위한 신속한 지원을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사건을 담당했던 이혜은 검사님을 찾아갔습니다.

 

 

피해지원 시기와 방법 등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를 한 뒤

당일 오후에 사건 피해자 부친과의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타인과의 만남과 대화를 피하는 피해자 부친과 어렵게 상담을 진행하면서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인 난관에 봉착한 피해자를 위해 한시라도 빨리 지원을 해야 했습니다.

 

임원님들의 재가를 받아 사건발생 5일 만에 3백만 원을 지원했고,

굳게 닫혀있던 피해자(부모)의 마음도 조금이나마 열리게 됐습니다.

 

아무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닥친 불행으로 인하여,

7회에 걸친 수술의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겪고 있는 어린 여아.

또 모든 불행과 고통에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을 인내하고 있을

피해자 가족을 위해 전국범죄피해자연합회에 추가적인 피해구조지원을 건의했습니다.

 

연합회를 비롯한 전국 57개 범죄센터

를 대상으로 ○천만 원의 모금액과

센터에서 추가적으로 마련한 ○천만 원을 포함하여

○천만 원을 마련할 수 있었고,

사건발생 30일만에 추가로 전달하였습니다.

   

 

그에 앞서 남부지검에서 사건을 담당했던 이혜은 검사님과,

범죄피해 전담 박윤석 검사님의 주관으로 법무부, 교육부, 여성부, 아동복지센터, 센터 등

유관기관 실무자분들과 피해아동의 지원을 위한 임무를 분담하는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향후피해자 원상회복을 위한 장기적인 지원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반기에 한번 씩 피해자회복을 위한 활동과 추가지원에 대한 논의를 하도록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얀 시트위의 병상에서 어린 아동들...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어른들의 바르지 못한 행동으로 마음 졸이고

두려움에 밤잠을 설치고 있을 어린 피해 아동의 쾌유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피해자 부모님과 자주 위로와 안부의 전화를 통하고 있으며

각계의 지원기관에서 구호의 손길이 지금도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림: 알트 이미지 

출처: 범죄피해자 수기집 

  

*** 이글은 2011년 범죄피해자 수기집에 실린

<내가 뛰기에그들이 행복하다면...>을 편집해 정리한 것입니다.

 

* 당신의 웃는 내일을 희망합니다!

 

기존의 형사사법체계는 피의자와 피고인의 인권 보호에 주안점을 두는 대신,

상대적으로 범죄피해자에 대해서는 소홀히 대해 왔습니다.

 

최근 범죄피해자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범죄피해자보호법이 제정되고,

형사절차 참여권이 보장되었으며,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설립,

범죄피해자 보호기금 마련 등 여러 가지 대책이 마련되었습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범죄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응원입니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위해 아픈 상처를 기꺼이 드러낸

피해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자앞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웃음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