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는 커피값에 저작권료가 포함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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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2. 12. 14.

 

카페에 음악이 없다면?

요즘 길거리에 프랜차이즈 카페를 비롯해 작은 카페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카페라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만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책도 읽고 삶의 여유를 찾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카페를 고를 때 커피 맛도 중요하지만, 배경음악, 분위기를 따지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만약 카페에 음악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활기 넘치는 카페 안이 마치 시장통 같이 느껴지지는 않을까요? 아마도 카페의 아늑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어질지도 모릅니다.

 

음원 하나를 들을 때도 돈을 지불해야하는 요즘, 카페에서 음악을 듣는 손님들은 공짜로 음악을 듣는 것이나 마찬가진데요. 이처럼 카페에서 음악을 들려주는 행위는 저작권법 상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카페에 혼자 와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스타벅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저작권 소송!

지난 2008년 5월,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한국의 스타벅스 매장 245곳에 소송을 걸었습니다. 스타벅스 한국지사에서는 스타벅스 본사와의 계약에 따라 '플레이네트워크사(PN사)'로부터 배경음악이 담긴 CD를 따로 제작 및 구매해서, 우리나라 매장에 공급해 왔는데요. 그것이 문제가 된 것이었습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CD에 담긴 두 곡이 한국 내에서 공연권을 가지는데, 자신들의 허락을 받지 않고 공연했기 때문에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 스타벅스 측은 CD를 튼 행위가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에서 명시하고 있는 반대급부 없는 판매용 음반의 공연에 해당하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먼저 저작권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저작권법

제29조(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 방송) ② 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판매용 음반 또는 판매용 영상저작물을 재생하여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반대급부 = 어떤 행위에 대한 지급대가

 

쉽게 말하자면, 공연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는 경우 '판매용 음반' 또는 '판매용 영상저작물'을 재생하여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음식점이나 백화점 등에서 음악을 재생하는 행위는 공연에 해당하지만, 그 공연에 대해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허용된단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스타벅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게 아니냐고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 말미에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문구가 보이시죠? 스타벅스 등의 카페에서 틀어주는 음악이 그 예외규정에 들어가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다음을 보실까요?

 

저작권법 시행령

제11조(판매용 음반 등에 의한 공연의 예외) 법 제29조 제2항 단서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연을 말한다.

1.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제8호에 따른 영업소에서 하는 다음 각 목의 공연

가.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21조제8호 다목에 따른 단란주점과 같은 호 라목에 따른 유흥주점에서 하는 공연

나. 가목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영업소에서 하는 공연으로서 음악 또는 영상저작물을 감상하는 설비를 갖추고 음악이나 영상저작물을 감상하게 하는 것을 영업의 주요 내용의 일부로 하는 공연

 

저작권법 시행령 제11조 제1호 나목의 내용은 ‘음악 또는 영상저작물을 감상하는 설비를 갖추고 영업의 주요 내용의 일부가 음악 또는 영상저작물을 감상하는 것’인데요. 어떻게 생각하면 카페에서 틀어주는 음악이 카페 영업의 주요 내용의 일부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 사건에 대해 카페가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는 법원의 판단이 나뉘었습니다. 일단, 1심 법원은 스타벅스의 주요 영업은 음악 감상이 아니라 커피 등을 판매하는 것이라며 스타벅스 측의 손을 들어주었지요. (서울중앙지법 2009.4.29 선고 2008가합44196판결)

 

하지만 2심 법원의 판결은 좀 달랐어요. 2심 판결의 중요사항은 바로 스타벅스 매장에서의 재생을 위하여 특별히 제작된 음반이 판매용 음반이 아니기 때문에 29조 2항의 예외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따라서 이는 저작권법에 위반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의 ‘판매용 음반'은 '시판용 음반'으로 해석해야하는데, 이 사건의 CD는 판매용 음반이 아니라고 1심판결을 뒤집었습니다. 결국 이 소송은 올해 5월 대법원이 스타벅스에게 최종 패소 판결을 내리며 끝이 났습니다.

 

그 이후, 스타벅스는 올해 또 음악 저작권 시비에 휘말렸는데요. 법원 판결까지 받은 전적이 있음에도 저작권에 더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불러왔습니다. 보다 신중한 판단과 고려가 필요할 듯 합니다.

 

 

음악 저작권 침해, 세심한 점검과 판단 필요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반을 실제로 구입하여 카페 등에서 음악을 트는 행위는 별도의 저작권료 지불 없이 허용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카페 등에서 그 음악을 트는 것은 공연대가를 받는 것이 아니기기도 하고, 또한 음반 구입비용에서 저작권료를 이미 함께 지불했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터넷 등으로 음원을 다운로드하는 경우 위의 사례처럼 저작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별도로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 대형마트나 백화점 매장에서 음악을 틀기 위해서는

저작권 단체의 별도 징수규정에 따라 저작권료 지불을 해야 합니다

 

보통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는 매장음악서비스 업체를 통해 매장에 음원을 제공받고 저작권단체에 저작권료를 납부하고 있는데요. 이처럼 매장에서 음악을 틀기 위해서는 개인이 정액 요금을 내고 인터넷에서 다운 받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저작권단체의 별도 징수규정에 따라 저작권료 지불을 해야 합니다. 현재 카페나 음식점을 운영하고 계신 사업주님들은 이 사실을 꼭 명심하고, 저작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몸소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글. 사진 = 구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