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곤지암 보고 흉가체험이 하고 싶어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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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8. 4. 10.



3월에 말에 개봉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 곤지암은 폐쇄된 정신병원에 들어간 주인공들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를 만나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 공포영화입니다. ‘장화홍련에 이어 한국 호러영화 역대 2위를 기록했다는 기사도 나왔는데요. 공포영화 시즌이 아닌데도 이런 인기를 끄는 걸 보면, 한국 공포영화에 한 획을 긋는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바깥에서 보기만 해도 오싹한 폐건물에 들어가 기이한 현상을 경험한다니,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칩니다. 그런데, 혹시 영화 곤지암속 주인공들의 행동이 사실은 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걸 알고 계셨나요? 따뜻한 날씨에 맞춰 가볍게 떠난 공포체험이 사실은 범죄가 될 수 도 있다는 사실! 영화 곤지암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흉가에도 주인이 있습니다


▲ 영화 '곤지암'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검색)

영화의 배경이 된 곤지암정신병원은 경기 광주 곤지암읍에 위치한 실존 폐건물을 바탕으로 각색된 장소입니다. 인터넷에는 병원 원장이 정신병을 앓고 자살한 후, 환자들 역시 원인 모를 죽음을 맞이했다.” 라던가, “병원이 있던 자리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던 형무소였다.” 같은 흉흉한 괴담들이 떠돌고 있는데요. 이러한 소문이 널리 퍼지다보니 급기야 미국 CNN까지 나서서 세계 7대 괴기 장소중 하나로 이곳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소문과 달리 이곳은 귀신이 나오는 흉가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병원 운영을 중단한 후 관리를 하지 못했을 뿐, 엄연히 관리인이 존재하는 곳이었다는 겁니다. 결국 병원 건물주는 영화 제작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결론적으로 법원은 영화제작사의 손을 들어주었다고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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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영화 곤지암은 소유주 개인을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므로 소유주의 명예와 신용이 훼손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며, "영화는 명백히 허구의 내용을 담고 있는 공포영화에 불과할 뿐 부동산에 대한 허위 사실을 드러내려는 것이 아니고, 괴이한 소문은 영화가 제작되기 한참 전부터 세간에 퍼져 여러 매체에서도 보도되었으며, 이러한 괴이한 소문이 돈 것은 근본적으로 정신병원이 폐업 후 소유주에 의해 장시간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이므로 영화 상영 및 특정 표현을 금지시켜야 할 피보전권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흉가로 소문난 건물이나 오랫동안 방치된 건물이라 할지라도, 모두 소유주 가 존재하는데요. 이러한 건물들은 사유재산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함부로 손을 대거나 들어갔다가는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흉가 무단침입, 어떤 게 문제일까?

    


공포체험 때문에 범죄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진=직접촬영)

 

 

형법

319(주거침입, 퇴거불응)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전항의 장소에서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우선, 폐건물에 소유주의 허락을 받지 않고 함부로 침입했을 때는 주거침입죄 가 성립됩니다. 주거침입죄는 관리하는 사람이 명확한 건축물에 사전 동의 없이 들어가는 경우에 성립되는데요, 이름만 보고 사람이 주거하는 건물이 아닌 폐건물에 들어가는 데엔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지만 아닙니다. 꼭 사람이 들어와 살고 있는 주택, 아파트 등이 아니더라도 관리하는 사람이 명확한 항공기나 선박, 투숙객이 묵고 있는 호텔 객실 등 점유하는 방실에 들어간다면 주거침입죄로 간주되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멋대로 침입을 해 관리하는 사람으로부터 퇴거명령을 받았음에도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퇴거불응죄 에 해당될 수 있는데요. 곤지암 정신병원을 비롯해 인터넷에서 흉가로 소문이 난 대부분의 폐건물에는 관리를 위해 경비원이 상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흉가체험을 갔다가 이들로부터 나가라는 말을 듣고 난 뒤 건물에서 나가지 않는다면, 퇴거불응죄가 성립하게 되는 것이죠.

 

    


귀신들린 물건을 가져오셨다고요?용기는 가상하지만 당신은 절도를 한 것입니다.

(사진=직접촬영)

 

형법

329(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330(야간주거침입절도) 야간에 사람의 주거, 간수하는 저택, 건조물이나 선박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331(특수절도) 야간에 문호 또는 장벽 기타 건조물의 일부를 손괴하고 전조의 장소에 침입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흉기를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귀신들린 물건을 가져오겠다며 폐건물 안에 있는 물건을 함부로 가져오는 것 역시 불법입니다. 인터넷에서는 흉가 안에 있는 거울이나 날붙이 등엔 귀신이 쓰이기 쉽다는 등의 괴담이 떠돌고 있는데요, 이를 두고 자신의 담력을 증명해보이기 위해 흉가에서 물건을 가져오거나/파손하는 사람들 역시 소수 존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엄연히 절도죄에 해당하며, 우리가 흔히 도둑질이라고 부르는 행위와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 흉가체험을 가는 사람들은 어두운 야간에 창문을 깨고 들어간다던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러한 상태에서 안에 있는 물건까지 훔친다면 야간 주거침입 절도특수절도와 같이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물건을 파손하는 행위 역시 관리인에게 그 사실이 알려지면 민사상 책임을 져야 한답니다.

    

 

가지 말라는 곳엔 이유가 있습니다

        

귀신이 나올 것 같지만, 엄연히 주인이 있는 사유재산입니다.

(사진=직접촬영)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에다가 흉흉한 분위기까지 자아내면서 무서움의 대상으로 군림해왔던 흉가는 알고 보니 번듯한 주인이 있는 사유재산이었습니다. 꼭 범죄자가 되느니 하는 법적인 문제가 아니더라도, 장기간 관리되지 않은 폐건물은 붕괴 혹은 추락사고의 위험이 상존하는 곳이니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가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올 여름 짜릿한 공포체험을 기대하셨던 분들께는 살짝 아쉬운 이야기지만, 가지 말라는 곳엔 이유가 있다.’ 는 영화의 캐치프레이즈를 생각하며 영화나 귀신의 집 같은 대안을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 싶네요.

 

= 10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전지우(대학부)

자료 사진은 청소년 수련시설의 담력훈련 세트장을 촬영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