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한 공무원, 해고된 교사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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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21. 4. 6.

 

 

퇴직한 공무원, 해고된 교사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을까요? 언뜻 생각해보면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이 주체가 되어 만든 단체이므로, 일을 하고 있지 않은 퇴직한 공무원이나 해고된 교사는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노동조합에서 활동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거나 원치 않게 직장에서 퇴직하게 된 사람의 경우에도 노동조합 가입이나 활동을 못하게 되는 것은 근로자의 단결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2021년 1월 5일에 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 해고자나 퇴직자처럼 사업이나 사업장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된다면 노동조합 규약에 따라 조합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공무원의 근로3권을 다루는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노조법’)’이나 교원의 근로3권을 다루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 역시 노동조합법 개정과 발맞춰 해고되었거나 퇴직한 공무원·교사의 노동조합 가입 및 활동을 허용하도록 개정되었습니다.

 

오늘은 노동조합법,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의 구체적인 개정 내용을 바탕으로 어떻게 해고자나 퇴직자가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받게 되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고자·퇴직자·실업자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일까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된다면 노동조합법에 따른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활동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먼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가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동조합법 제2조 1호에서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반면 근로기준법에서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근로기준법 제2조 1호)”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의 특징은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사업이나 사업장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됩니다. 반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경우 사업에 실제로 종사하거나 사업장에서 일을 할 필요가 없이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해 생활하기만 하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게 됩니다. 당장 일을 하고 있지 않은 실업자나 해고자의 경우에도 다른 수입이 없거나 적어서 임금 등의 수입에 의지하여 생활하고 있다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개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개념보다 넓으며, 실업자나 해고자의 경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됩니다(다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는 못할 것입니다).

 

 

해고자·실업자·퇴직자는 그동안 왜 (기업별) 노동조합 가입·활동이 불가능했던 것일까요?

 

해고자나 실업자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개정 이전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는 ‘해고자’를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 이들의 (기업별) 노동조합 가입을 막는 것으로 해석되는 여지를 두었습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고, 단서 조항에서 “다만, 해고된 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근로자가 아닌자로 해석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이 단서 조항을 반대로 해석해보면 해고된 자는 ‘근로자가 아닌 자’가 되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실업자나 해고된 자, 퇴직한 자 등은 현재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않지만 임금 등의 수입에 의해 생활하고 있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되고 있으나,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에 의해 (기업별)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활동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왔던 것입니다.

 

 

이제는 퇴직한 공무원도, 해고된 교사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만 노동조합 가입·활동이 막혀왔던 퇴직자, 실업자, 해고자 등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여는 것이 이번 노동조합법·교원노조법·공무원노조법 개정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정 내용을 살펴보면서 정확히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노동조합법 제2조 4호 라목의 변화

 

기존에 퇴직자, 해직자, 실업자 등의 (기업별) 노동조합 가입을 실질적으로 막아왔던 조항인 제2조 4호 라목 단서 조항이 삭제되었습니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가입 자격은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의 자체적인 규약에 따라 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2)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의 변화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에서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비슷한 내용의 개정이 있었습니다. 노동조합 가입범위를 규정하는 조항인 제4조의2를 새로 신설하여, 현직 교원 외에도 ‘교원으로 임용되어 근무하였던 사람’, 즉 해직 교사나 퇴직 교사 역시 노동조합에서 규약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활동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공무원의 노조 가입 범위를 규정하는 공무원노조법 제6조에서도 제1항 4호에서 ‘공무원이었던 사람으로서 노동조합 규약으로 정하는 사람’이라는 항목을 추가함으로써 퇴직한 공무원이 조합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오늘의 질문 ‘퇴직한 공무원, 해고된 교사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을까요?’에 대한 답은 ‘그렇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개정 내용에 따르면, 노동조합이 규약으로 퇴직자나 해고자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면 이들은 자유롭게 노조에 가입하여 활동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개정이 실제로 노동자와 사용자간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글 = 제13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김성준(대학부)

이미지 = 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