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빈센조로 보는 재정증인과 대동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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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2021. 5. 20.

 

Un diavolo scaccia l'altro (운 디아볼로 스캇챠 랄트로)

-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 - 이탈리아 속담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빈센조]는 법을 우습게 여기면서 온갖 악행으로 승승장구하는 빌런(Villain/악당) 바벨그룹을 이탈리아 콘실리에리(이탈리아어:Consigliere/고문, 조력자)빈센조(송중기 분)’가 마피아식 방법으로 처단하는 내용을 담은 통쾌한 작품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직업이 변호사로 등장하면서 법을 소재로 한 많은 에피소드가 등장했는데요. 오늘은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했던 법정 씬, 그 중에서도 증인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합니다.

 

 

△  바벨화학 산재피해  2차변론기일,  " 재정증인 겸 바벨화학 관련자를 폭행한 가해자 " 로 빈센조가 등장하는 장면  ⓒ tvN ‘ 빈센조 ’ 7 화

 

 

6화에서 계획된 중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시비를 걸어 폭행으로 이어진 빈센조는 경찰에 연행되고 그 과정에 떨어트린 바벨화학 연구개발부장의 휴대전화를 지푸라기 사무장 남주성(윤병희 배우)과 협심하여 중요한 증거자료로 얻게 됩니다. 휴대전화 안의 문자 메시지에 사건을 은폐하고 피해자들을 협박한 명확한 증거들이 드러나게 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재정증인을 신청합니다.”

드라마 제6화에 엔딩에서 재판장은 재판을 마무리하기 위해 더이상의 증인이 없는지 묻습니다. 그때, 홍차영(전여빈 분)변호사는 갑자기 재판장에게 재정증인을 신청합니다. 재판장은 홍차영 변호사에게 사건과 관련이 있는 사람인지를 묻고, 홍차영 변호사가 아주 큰 관련이 있다고 말하자 재정증인 신청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이어 등장한 재정증인은 바로 빈센조 변호사였습니다. 대체 재정증인이 무엇이기에 사전에 얘기가 되지 않았던 빈센조를 갑자기 증인으로 불러올 수 있었던 걸까요?

 

△  서울남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허판사 ( 차순배 분 ) 가 빈센조를  ‘ 재정증인 ’ 으로 인정하는 장면  ⓒ tvN ‘ 빈센조 ’ 7 화

 

 

증인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실을 증명하는 사람’, ‘소송법에서 법원 또는 법관에 대하여 소송 당사자가 아니면서 법원에서 신문(訊問)에 대해 자기가 경험한 사실을 진술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법원에서는 재판 전에 일반적으로 정식 증인을 채택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 후, 채택된 증인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재판 당일 법원에 증인이 출두하면 증인은 거짓 없이 말할 것을 선서 한 후, 사건에 대한 신문을 받게 되는 것이죠. 이런 일반적인 과정에서 채택되는 증인을 대동증인이라고 합니다.

 

그럼, 홍차영 변호사가 신청한 재정증인(在廷證人)’은 어떻게 다를까요? 바로, 증인으로 채택되는 방법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동증인처럼 미리 증인으로 호출되거나 소환되지 않고 법정에서 변호사의 신청과 재판장의 재량에 따라 바로 선정되기 때문이죠. 법정에서 바로 정해진다는 특성 때문에 재정증인은 대동증인에게는 있는 소환장 발부의 과정이 없습니다. ‘대동증인은 재판 준비 과정에서 상대편 변호사가 미리 파악할 수 있지만, ‘재정증인은 미리 파악할 수 없습니다. , 변호사의 재정증인 신청을 판사가 기각하면, 증인으로 세울 수 없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  바벨화학 측 대동증인 길원장의 신문에 이어 백혈병 권위자이자 길원장의 아내인 김여원 교수가 원고 측 재정증인으로 출석해 바벨화학 근로자들의 죽음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임을 입증하는 장면 .  ⓒ tvN ‘ 빈센조 ’ 7 화

 

 

 

재정증인 빈센조 까사노가 등장하는 장면은 바벨화학이 신약개발 과정에서 정화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연구로 인해 BLSD에서 나온 독성물질이 노출되어 여러 명의 산업 피해자가 생기게 됩니다. 산업재해 피해소송에서 바벨은 산재 피해자에게 협박과 함께 피해자 탓으로 돌려 그에 대한 잘못된 부분을 재판으로 바로 잡고자 하는 내용입니다. 더불어 드라마에서는 바벨화학 피고 측의 대동 증인으로 나온 해문병원 길종문(홍서준 배우) 원장에 대항하기 위해 빈센조와 홍차영 변호사는 의학 전문의인 김여원(유연 배우)교수의 재정증인 변론을 통해 입증하고 노력하는 과정도 그려집니다.

 

드라마 빈센조로 인해 재정증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널리 알려지기는 했지만, 현실 법정에서는 재정증인을 채택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절차적으로 준비된 대동증인으로서 법정에 출두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죠.

 

드라마에서 주인공 빈센조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Un diavolo scaccia l'altro (운 디아볼로 스캇챠 랄트로)”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는 뜻의 이탈리아 속담이라고 하는데요.

법정에서는 악을 악으로 처단할 수 없으니, 어느 쪽이 악 인지를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고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를 억울함 그 작은 억울함조차도 없게 하려는 장치가 바로 재정증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13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정혜윤(일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