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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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테인먼트

2021. 6. 15.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일반 시민들에게 멀게만 느껴졌던 의사의 삶을 잔잔하고 유쾌하게 풀어내면서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 속에도 여러 가지 법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셨나요? 오늘은 이 드라마 속 몇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서 의학, 의사와 관련한 법 이야기를 알아볼까 합니다.

 

 

인턴도 의사인가요?

▲ 인턴 최성영(이찬형 분)이 주치의의 요청을 잘못 이해해 환자의 머리카락을 미는 실수를 하는 장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9화 중에서

 

 

응급실로 환자가 한 명 들어옵니다. 교수는 코일 색전술이라는 시술을 하기로 하고, 인턴에게 쉐이빙(shaving)’을 하도록 하죠. 그런데 인턴은 털을 밀어야 할 사타구니가 아닌 머리의 털을 모두 미는 엄청난 실수를 하게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드라마 속에서 실수하고 어딘지 모르게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는 인턴은 과연 의사일까요? 아니면 의사가 되기 위해 배우는 사람일까요?

 

정답부터 말씀드리자면, 병원의 인턴, 즉 수련의도 국가시험을 통과하여 면허를 취득한 의사입니다. 따라서 의사 면허가 있기 때문에 의료법에 따라 개원도 할 수 있고, 일반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의료법
제5조(의사ㆍ치과의사 및 한의사 면허) ① 의사ㆍ치과의사 또는 한의사가 되려는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격을 가진 자로서 제9조에 따른 의사ㆍ치과의사 또는 한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
제9조(국가시험 등) ①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ㆍ조산사 또는 간호사 국가시험과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 예비시험(이하 “국가시험등”이라 한다)은 매년 보건복지부장관이 시행한다.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정의) 이 영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 각 호와 같다.
2. “인턴”이란 의사 면허를 받은 사람으로서 일정한 수련병원에 전속(專屬)되어 임상 각 과목의 실기를 수련하는 사람을 말한다.

 

의사이기는 하지만, 레지던트 과정에 들어가기 전, 1년여 간 병원에서 수련하며 배우고 있는 단계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레지던트? 전공의? 전문의?

 

▲ 응급의학과 교수 봉광현(최영준 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병원 식당에 모여 있는 다섯 명의 레지던트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7화 중에서

 

 

 

그렇다면 레지던트는 무엇을 하는 사람들일까요? 드라마를 보면 교수보다 훨씬 더 많은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교수를 따라다니면서 시키는 일을 하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전공의”란 「의료법」 제5조에 따른 의사면허를 받은 사람으로서 같은 법 제77조에 따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하여 수련을 받는 사람을 말한다.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제2조(정의) 이 영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전공의”란 수련병원이나 수련기관에서 전문의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하여 수련을 받는 인턴 및 레지던트를 말한다.
3. “레지던트”란 인턴과정을 이수한 사람(가정의학과의 경우에는 의사 면허를 받은 사람) 또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이와 동등하다고 인정한 사람으로서 일정한 수련병원 또는 수련기관에 전속되어 전문과목 중 1과목을 전공으로 수련하는 사람을 말한다.

 

전공의법 등에 따르면 전공의는 의사 면허를 받은 사람 중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수련을 받는 사람입니다. 쉽게 풀어서 설명해 드리자면, ‘전공의전문의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공의는 법적으로 인턴과 레지던트를 모두 아우르는 말이지만, 일반적으로는 레지던트를 가리키는데 더 자주 사용됩니다. 인턴 1년을 거쳐 세부 전공을 정하여 깊이 있는 수련과 공부를 하는 의사가 바로 레지던트인 것이죠.

 

그렇다면 전공의들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전문의는 과연 무엇인가요? 인턴 1년과 레지던트 수년의 수련 과정을 거쳐서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을 전문의라고 부릅니다. 정리하자면 의사 면허 취득 인턴 레지던트 전문의 순서입니다.

 

의사 면허만 가지고 있는 일반의와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한 전문의 사이의 가능한 의료행위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심지어 전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의나 외과 전문의 자격을 가진 의사가 내과 진료를 하는 것도 통상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의사가 개원할 때 병원의 이름에서 큰 차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OOO의원(진료과목:내과)’‘XXX내과의원의 다른 점 알고 계신가요? 바로 전자는 일반의 또는 다른 과목의 전공의, 후자는 내과 전공의만 표기할 수 있는 병원 이름입니다. 해당 과목의 전문의만이 병원 간판에 전문과목을 적을 수 있는 것이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료 전문가로서 국민의 소중한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일에 탁월함을 바탕으로 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공부와 수련을 통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수술복은 왜 따로 버려요?

 

▲ 이익준(조정석 분)이 수술이 끝난 후 수술복을 의료폐기물함에 버리는 장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5화 중에서

 

 

헌혈을 해보신 분 계신가요?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일을 하기 위해 헌혈의 집에 방문하면, 채혈 후 피가 묻은 솜은 주황색 비닐 안에 따로 버리라는 안내를 받으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아도, 그리고 드라마 속 장면처럼 수술실에서 사용한 수술복도 모두 주황색 비닐에 따로 버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나라 폐기물관리법은 인체에 감염과 같은 위험을 줄 우려가 있는 폐기물은 의료폐기물로 지정해 별도로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혈액에 오염된 것뿐만 아니라, 발치 된 치아도 해당하고, 붕대, 일회용 주사기, 시험이나 검사에 사용된 기구와 균, 수술에 사용된 칼날, 봉합 바늘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폐기물관리법
제13조(폐기물의 처리 기준 등) ② 의료폐기물은 제25조의2제6항에 따라 검사를 받아 합격한 의료폐기물 전용용기만을 사용하여 처리하여야 한다.
제13조의2(폐기물의 재활용 원칙 및 준수사항)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폐기물은 재활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한다.
3. 의료폐기물(태반은 제외한다)

 

이러한 의료폐기물은 감염이나 환경오염 등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전용 용기에 배출해야 하고, 재활용도 금지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폐기물이 의료폐기물과 섞이거나 접촉한 경우에도 의료폐기물로 보는 등 엄격하게 관리됩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 인해 치료받는 환자로부터 발생한 폐기물은 격리의료폐기물로 더 엄격하게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보관과 배출할 때에도 규정에 맞게 처리해야 합니다.

 

 

 

의사가 응급 호출을 무시하면 어떻게 되나요?

 

▲채송화(전미도 분)이 식사 중 병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아, 식사를 중단하고 병원으로 가게 되는 장면 Ⓒ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9화 중에서

 

 

 

 

드라마를 보면, 자거나 식사를 하는 중에도 병원으로부터 응급 환자가 발생했다는 연락이 와서 하던 일을 멈추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의사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의사가 이러한 응급 요청을 거부하거나 피하면 어떻게 될까요? 무엇보다 위급한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워지게 만들어 의료인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리는 아주 바람직하지 못한 일입니다.

 

물론 그러한 의사가 없겠지만,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응급의료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6조(응급의료의 거부금지 등) ② 응급의료종사자는 업무 중에 응급의료를 요청받거나 응급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응급의료를 하여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거나 기피하지 못한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응급의료를 거부한 의사에 대해 의사면허 취소나 최대 6개월의 면허 정지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면허 취소·정지와는 별개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무거운 범죄 행위입니다.

 

모든 의사가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이 조항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필요하지 않아야 할 조항이 아닐까요?

 

 

 

수술동의서를 속사포로?

▲  피로에 지친 레지던트 용석민 ( 문태유 분 ) 이 수술 전 환자에게 수술과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 속사포 ’ 로 설명해준 후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받는 장면  Ⓒ  tvN < 슬기로운 의사생활 > 2 화 중에서

 

 

드라마 속 레지턴트 역할인 용석민은 피곤에 절어있는 상태로 환자에게 수술 시 발생할 수도 있는 후유증이나 부작용을 랩을 하듯 빠르게 안내합니다. 실제 병원에서 이렇게 해도 될까요?

 

의료법
제24조의2(의료행위에 관한 설명)
① 의사ㆍ치과의사 또는 한의사는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 제2항에 따른 사항을 환자(환자가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경우 환자의 법정대리인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에게 설명하고 서면으로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라 환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항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환자에게 발생하거나 발생 가능한 증상의 진단명
2. 수술등의 필요성, 방법 및 내용
3. 환자에게 설명을 하는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 및 수술등에 참여하는 주된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의 성명
4. 수술등에 따라 전형적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후유증 또는 부작용
5. 수술등 전후 환자가 준수하여야 할 사항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당연히 안 됩니다. 드라마에서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한 요소로 이해해야 합니다.

 

실제 병원에서 의사는 환자에게 꼼꼼하고 자세하게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어떤 병명으로 수술을 받게 되며, 어떻게 수술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수술 후 발생할 수도 있는 후유증이나 부작용, 환자가 지켜야 할 주의사항 등 모든 것을 천천히, 그리고 자세하게 안내해야만 합니다. 대다수의 환자는 의사만큼의 의료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를 못 하고 넘어갔다가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내용을 서면으로 안내하고, 환자의 서명을 받아야 하며, 환자는 필요하다면 동의서의 사본을 요청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자와 보호자는 수술 전 설명을 듣고 동의서를 작성할 때, 이해가 되지 않다면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으며, 물어보아야 합니다. 본인의 건강과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니깐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몇몇 에피소드를 통해 읽어 낸 법 이야기 어떠셨나요? 여러분이 애청하시는 드라마 속에도 숨겨진 법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을 수 있으니, 한번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법을 알면 드라마를 보는 눈도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샘솟기를 바랍니다.

 

 

 

= 13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장민호(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