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으로 알아보는 법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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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2022. 2. 18.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은 지금까지의 한국 좀비물과는 다른 특이한 종류의 좀비의 등장, 역동적인 연출과 배우님들의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고등학교라는 배경을 무대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회 현상을 잘 녹여낸 작품으로서 전 세계의 미디어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요즘 가장 핫한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어느 날 갑자기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극한의 상황 속에서 고등학교라는 장소에 고립된 사람들과 이들을 구출하려는 사람들 간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인데요, 저 역시 다음 화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기대하면서 본 기억이 있을 만큼 매우 인상적인 드라마입니다.

 

좀비가 등장하는 드라마로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법률적 요소를 골라봤는데요. 지금부터 함께 하실까요?

 

 

"본 기사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죽음의 정의 ‘심정지설’과 ‘뇌사설’에 따른 좀비의 차이

 

사람이 사람을 좀비로 만들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요?

 

△ 넷플릭스 드라마  ‘ 지금 우리 학교는 ’ 3 화 중에서

 

 

해당 장면은 방금까지 멀쩡했던 경수가 갑자기 좀비로 변하자, 남라가 나연를 추궁하는 장면인데요. 나연이에게 대걸레에 묻은 좀비의 피를 자신의 손수건에 묻힌 뒤, 해당 손수건을 경수의 상처에 접촉시켜 좀비로 변하게 한 것이 아니냐며 추궁을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사람을 좀비로 만들어버리는 행위를 사람의 신체를 해하거나, 살인하는 행위라고 본다면, 이것은 범죄의 구성요건에 따라 형법 제250조 살인죄, 형법 제258조 중상해죄 또는 형법 제267조 과실치사죄에 해당이 될 여지가 있습니다.

 

본 장면을 법적으로 분석하려면 범죄가 성립하기 위한 3요소를 알아야 하는데요, 범죄를 성립시키기 위한 3요소는 구성요건 해당성, 위법성, 책임성 이 3가지입니다. 오늘은 이 중 구성요건 해당성에 따라 나연이의 행위가 법적으로 어떻게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형법 제250조 살인죄는 사람을 살해하였을 시 성립하는 범죄로 이를 어길 시,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살인죄의 구성요건은 사람을 살해하는 행위 그러한 행위를 한 주체가 사람일 것입니다. 여기서 사람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정의하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는데요, 오늘 기사에서는 사람의 종기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를 진행하겠습니다. 사람의 종기란 쉽게 말하자면 사람이 사망하는 시점입니다.

 

현재 학계에서는 사람이 사망하는 시점은 언제인가를 두고 크게 2가지 학설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바로 심정지설과 뇌사설인데요, 심정지설은 사람의 심장이 멈추면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보는 입장이고, 뇌사설은 뇌가 사망한 상태이면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그렇다면 각 학설에 따라 좀비로 변한 경수의 상태는 어떻게 달라지며, 또 경수를 좀비로 만든 나연이의 행동은 법적으로 해석이 달라지는 것일까요?

 

△넷플릭스 드라마  ‘ 지금 우리 학교는 ’ 8 화 중에서 

 

 

먼저 경수의 상태에 관한 것부터 설명하겠습니다.

본 드라마 10화에서는 해당 사태의 원흉인 요나스 바이러스를 분석한 군의관의 대사가 등장합니다.

 

요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심정지가 오고 바이러스가 뇌간을 자극하여 숙주의 몸을 움직입니다.”

 

이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심장은 정지가 되지만 뇌는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해당 분석을 바탕으로 각각의 학설에 따라 경수가 좀비로 변한 현상을 법적으로 해석하자면 심정지설에 따르면 경수는 사망한 상태, 뇌사설에 따르면 경수는 살아있는 상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나연이의 행위에 관한 것입니다.

작중에서는 나연이가 경수의 상처에 좀비의 피가 묻은 손수건을 갖다 대고 몇 분이 지난 후, 경수의 심장은 좀비의 피 속에 들어있는 바이러스에 의해 정지가 됩니다. 따라서 심정지설에 따르자면 나연이의 행위는 경수의 심장을 정지시켜 살해한 행위가 되며, 형법 제 250조 살인죄에 의거하여 처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뇌사설에 따르면 나연이의 행위는 그 법적 평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뇌사설에 따르면 경수는 살아있는 상태로 해석이 된다는 점입니다.

 

형법 제258조에는 중상해죄라는 죄목이 존재합니다. 여기서 상해란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드라마의 해당 장면을 예시로 들자면, 나연이가 좀비의 피가 묻은 손수건으로 경수의 상처를 대는 순간, 요나스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침투하게 되는데, 이처럼 바이러스를 체내로 주입 시켜 신체를 손상시키는 행위가 상해에 해당됩니다.

 

중상해죄는 이러한 상해의 행위를 통해 생명에 위험을 발생하게 하거나 불구에 이르게 하거나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경우에 성립되는 죄로서 이를 행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됩니다.

 

따라서 뇌사설에 따르면 나연이의 행위 이후 경수의 상태는 살아있는 것으로 해석이 되지만, 나연이의 행위가 경수의 심장을 멈추게 하는 등 생명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였으므로 나연이는 살인죄가 아닌 중상해죄에 의하여 처벌이 될 수 있습니다.

 

학설에 따라 나연이의 행위에 대한 법적인 평가가 달라진다는 것은 앞서 설명한 것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학설상의 대립일 뿐 대법원에서는 심정지설을 채택하고 있어 대법원이 뇌사설을 인정하여 관련 판결이 바뀌지 않는 한 나연이의 행동은 현행법 상 살인죄로서 처벌받게 됩니다.

 

형법
제 250조 (살인)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 258조 (중상해)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람을 좀비로 만들었다! 고의와 과실에 따라 다를까?

△ 넷플릭스 드라마  ‘ 지금 우리 학교는 ’ 3 화 중에서

 

 

앞서 설명하였듯 나연이가 좀비의 피를 묻힌 손수건을 경수의 손등에 갖다 대어 경수를 좀비로 만든 행위는 살인죄가 성립됩니다. 하지만 이는 나연이가 경수를 좀비로 변하게 할 목적을 갖고 고의로 해당 행위를 행했거나 해당 행위로 인해 경수가 좀비로 변할 것이 예측이 가능한 미필적 고의인 경우에만 성립이 됩니다. 이는 형법 제13조의 규정에 따라 고의를 갖고 범죄를 행한 사람만 처벌하고, 과실로 범죄를 행한 사람은 별도의 처벌 규정이 없는 한 해당 행위에 대해 처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작중에서는 나연이가 경수를 평소에 싫어했다는 점, 나연이가 남라에 추궁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연이가 남라가 묻지도 않았는데도 내가 경수 변하게 한 거 아니야.”라는 미심쩍은 대사를 한 점, 남라가 나연이에게 그 손수건으로 나연이의 상처를 닦으라고 했을 때, 격한 거부 반응을 보인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나연이가 해당 행위를 할 시점에는 경수에 대한 살인의 고의 내지는 미필적 고의가 존재하였던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따라서 나연이에게 살인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넷플릭스 드라마  ‘ 지금 우리 학교는 ’ 3 화 중에서, 좀비의 피가 묻은 손수건으로 경수의 상처를 닦는 나연이 

 

 

하지만 여기서 하나의 가정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라마와는 달리 만약 좀비와의 사투 중 좀비의 피가 우연히 나연이 지니고 있던 손수건에 묻었고, 이를 눈치 채지 못한 나연이가 그 손수건으로 경수의 상처를 닦아주었다고 말이죠. 이런 경우에는 나연이의 행위는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가 달라질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연이가 경수를 닦아 줄 손수건에 좀비의 피를 일부러 묻힌 게 아니라면 그 행위는 형법 제267조 과실치사죄로 형량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형법 제267조를 보면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을 때 성립하는 범죄로 이를 어길 시,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실치사죄의 성립 요건은 주의의무위반이 존재하였을 경우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해야 한다.” 입니다. 번 요건은 앞서 설명한 심정지설에 따라 성립합니다.

 

핵심은 좀비의 피가 나연이의 손수건에 묻은 줄 모르고 나연이가 그 손수건으로 경수의 상처에 갖다 댄 행위가 주의의무위반에 해당하는지 입니다. 여기서 주의의무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은 위험이나 결과를 미리 예상할 의무 그 결과의 발생을 방지 또는 회피할 의무 이 2가지 요건이 충족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작중에서는 나연이가 손수건으로 경수의 상처를 닦아주기 전, 나연이와 친구들은 좀비와 문자 그대로 피 튀기는 사투를 벌였습니다. 온조의 외투에 피가 잔뜩 묻어 있거나, 청산이의 셔츠에 피가 묻어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죠. 주변 친구들이 좀비의 피로 얼룩져 있었다는 사실은 나연이는 당연히 알고 있었고, 따라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손수건에 피가 묻었을 가능성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나연이를 비롯한 모두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좀비의 피가 상처에 들어갈 경우, 좀비가 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는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독극물의 성격을 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죠.

 

나연이에게는 이런 과정들 속에서 경수의 상처를 그 손수건으로 닦기 전, 해당 손수건에 좀비의 피가 묻었는지의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주의의무가 부여되었지만 이를 위반하였고, 설령 나연이가 경수를 좀비로 변하게 할 고의는 없었다 할지라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경수가 좀비로 변하는 것을 막았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나연이에게는 과실치사죄가 성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 13조 (고의)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제 267조 (과실치사) 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바로 어제 16, ‘지금 우리 학교는이 넷플릭스 시청 시간 역대 3(역대 tv비영어 부문서 3)로 올라섰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1오징어 게임에 이어 3..까지 K-드라마의 인기를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 공식 포스터 / 출처:넷플릭스

 

실존하지 않는 좀비를 주제로 현실에 대입한 것이라서 살짝 억지스러운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만, 그래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K-드라마를 보면서 법도 같이 공부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길 바랍니다.

 

 

 

 

= 14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오성민(대학부)

이미지 =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