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엄마무덤은 산에 만들어야 할까, 강가에 만들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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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2022. 2. 25.

 

 

 

옛날에 청개구리랑 엄마개구리가 한 개울가에 살았는데, 이 청개구리가 참 엄마 말을 안 들었어요. 엄마가 이리오라 하면 저리 가고 저리가라 하면 이리오고 밥 먹어라 하면 자고, 자라 하면 밥 먹고... 여하간 시키는 말은 죄다 시킨 거랑 반대로 하고! 말을 정말 안 듣습니다.
 
그 때문에 청개구리 엄마는 화병이 나서 자리를 펴고 누웠습니다. 청개구리 엄마는 자기가 죽을 지경이 되니까 걱정이 됩니다.
 
내가 죽으면 무덤을 산에 만들어야 할 텐데, 산에 무덤을 만들라고 하면 요놈이 또 강가에다가 무덤을 만들겠지? 이를 어쩐담.’
 
엄마개구리는 고민 끝에 죽기 직전에 청개구리를 불러서 내가 죽으면 강가에 묻어라.”라고 반대로 유언을 남깁니다. 그런데 청개구리는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는 마지막 엄마 유언만은 지켜야겠다고 생각해서 엄마 무덤을 유언대로 강에 묻었습니다.
 
그래서 비가 올 때마다 강가에 엄마 무덤이 떠내려갈까 봐 개구리가 그렇게 슬프게 운다더라고요.

 

전생에 청개구리였나?”

청개구리를 잡아먹었나?”

말 참 안 듣는 아이들을 일컬을 때 청개구리 같다는 얘길 자주해요. 아마도 방금 소개한 우화 때문에 생긴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흔히들 청개구리 우화를 들으면서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부모님 말씀을 잘 듣자라는 교훈을 생각해 냅니다. 그런데 우리는 법무부 블로그기자니까, 이 우화 속에서 색다르게 장묘법에 대한 이야기를 도출에 내어 볼까 해요.

 

 

 

청개구리가 강가에 무덤 쓴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요?

망자를 추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땅에 묻고 무덤을 만드는 매장, 시체를 불태우는 화장, 풍화되도록 하는 노상에 시체를 두는 풍장, 시체를 새가 먹어 치우도록 하는 조장까지 각각 풍습은 각 문화권 나름의 배경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유교문화권인 우리나라는 청개구리 이야기처럼 망자의 무덤을 만드는 매장이 가장 일반적인데요, 우리나라 장사에 대한 내용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사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장사법에 따르면 매장을 하려는 자는 사망 후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시신을 매장하거나 화장해서는 안 됩니다.(6) 묘지 외 구역에는 매장을 해서는 안 되고(7), 시신은 환경오염을 위한 조치를 하기 전에 묻어서도 안 됩니다(9).

 

또한 매장을 한 자는 매장 후 30일 이내에 매장지를 관할하는 지자체장에게 신고도 해야합니다(8). 이런 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40).

 

즉 현행법상 내 땅이라고 해도 함부로 묘를 쓰는 것은 불법입니다. 굳이 예를 든다면 내 마당이라고 무덤을 마음대로 설치할 수 없는 것이고 화학적 처리나 신고 없이 임의로 매장을 해서도 안 되는 것이죠.

 

그러나 위와 같은 장사법규정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저 규정들을 모두 지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유교문화 관습 상 자기 땅에 조상 무덤을 쓰는 것은 오랜 상식이었고 조상을 모시는 윤리행위를 두고 철저하게 법 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정서적 저항이 컸던 것이죠. 이런 상황이 오래되다보니 최근에도 논, 밭 한가운데 무덤이 있다거나 지목이 묘가 아닌 곳에 설치된 무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  하늘에서 본 인가 근처의 무덤들  ( 출처 :  카카오지도, 직접 찾음)

 

▲  충주의 어느 마을의 밭 근처, 무덤이 무덤덤하게 자리 잡고 있는 모습(출처 : 카카오지도, 직접찾음)

 

 

 

문제는 전통과 정서라는 암묵적인 배경을 통해 법규정을 느슨하게 적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이제는 우리나라 좁은 국토, 산천이 무덤으로 포화할 지경이 됐다는 겁니다. 오죽하면 남의 땅에 무덤을 쓰는 일까지 심심찮게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최근 정부에서는 매장을 지양하고 화장이나 기타 국토에 부담이 적은 방법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현행 장사법은 무덤(분묘)를 성격별로 규모를 정해놨고(18) 2015년부터는 설치기간을 정해서 최대 60년까지 매장을 하고 이후에는 무덤을 철거하고 유골 등은 화장하거나 봉안토록 정하고 있는 것이지요.(19, 20) 이런 노력 덕분에 200138.5%였던 화장 비율이 2019년경에는 88.4%까지 증가했습니다.

 

 

오늘날 반려동물 장례는 어떻게 치를까?

한편 최근에는 국민 4명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됐습니다. 예전에 애완동물이라 부르던 명칭이 반려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만큼 반려동물이 사망하는 경우 그 동물을 추모하는 방식도 예전과 달라졌습니다.

 

202110월 기준 전국에 등록된 동물장묘업체는 59개로 사람 화장장(62개소)에 못지않으며 전북 임실군에 반려동물 공공 장묘시설이 들어서는 등 우리 사회에도 반려동물과 관련된 시설과 정책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  임실군에 들어선 국내최초 반려동물 관련시설과 봉안묘  ( 출처 : 임실군청 )

 

 

반려동물은 사망하면 30일 이내 지자체장에게 신고를 해야 합니다. 사망신고라기보다는 등록사항 변경신고를 하는 것인데요.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신고가 가능하고 이때는 신청서 외에 동물등록증, 사망사실 증명서류(경위서, 진단서 등)를 첨부하게 됩니다. (동물보호법12, 동법 시행규칙 제9)

 

 

▲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서는 동물장묘업체확인, 등록동물정보변경 등이 가능 https://www.animal.go.kr/front/index.do

 

 

현행법상 동물 사체처리는 <폐기물관리법><동물보호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등록된 장묘업체를 통해 처리할 경우 <동물보호법>에 따라 인도적 처리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동물사체는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생활폐기물로 분류하게됩니다. 즉 동물병원에서 의료폐기물로 처리하거나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하는 거지요.

 

한편 실제로 우리가 키우는 반려동물은 위에서 정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합니다. 바꿔 말하면 법으로 정하는 반려동물이 아닌 동물이 죽었다면 묻어주는 게 어렵다는 뜻인데요. 오늘의 주인공 개구리도 법에서 말하는 반려동물에 포함될까요? 동물보호법시행규칙 제1조의2는 반려동물을 , 고양이, 토끼, 페럿, 기니피그 및 햄스터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규정에 따르지 않으면 처벌도 될까?

 

 

그러나 슬퍼할 시간도 잠시, 처벌규정을 꼭 확인해야겠습니다. 동물 사망, 사체처리에 대한 처벌규정이 적지 않습니다. 먼저 반려동물 사망 시 신고(등록상태 변경)를 하지 않으면 동물보호법47(과태료)3호 규정에 따라 5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폐기물관리법8조는 폐기물을 지정된 장소나 시설 외에 함부로 버리거나 매립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 제68조제3호에 따라 1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폐기물에는 동물사체도 포함됩니다.

 

 

글 서두에 언급된 동화를 보면 우리의 개구리는 엄마개구리를 강에 묻는데요. 동물 사체를 공공수역 버리면 물환경보전법15, 783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공유수면에 버리면 공유수면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51, 621호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엄마개구리는 합법적으로 묻을 곳이 없어 우리 가슴에 묻어야 할 것 같네요.

 

 

*공공수역: 하천, 호수 등 공공용으로 사용되는 수역 및 인접수역(물환경보전법2조 참고)

*공유수면: 통상 바다, 바닷가, 하천 등(공유수면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2조 참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실시한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중 반려동물 사망 시 사체처리에 쓰레기봉투를 이용하는 비율은 1.7%라 하니 오늘 날 정서 내지 생활양식과 법령은 괴리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동물은_물건이_아니다라는 내용의 민법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동물의 법적 지위가 차츰 변화하게 될 전망인데요. 이런 변화에 발맞추어 반려동물 장례에 대한 더 활발한 논의와 함께, 그에 따른 법령개선도 곧 이뤄질 것이라 기대됩니다.

 

 

 

 

= 14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조남식(성인부)

이미지 = 카카오지도 캡쳐, 임실군청, 동물보호시스템 홈페이지, 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