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아동의 법정출석, 2차 피해 막는 아동친화적 진술 청취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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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2022. 5. 25.

 

 

 

지난 20211223일 헌법재판소에서는 19세 미만의 성폭력 피해자의 영상녹화진술물을 증거로 인정하는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 처벌법) 30조 제6항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아동 피해자가 직접 법정에 출석하여 증언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이에 법무부는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 직접 출석해 증언하지 않고 피해 진술이 담긴 영상 녹화물을 증거로 쓸 수 있도록 성폭력 처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과 그에 따른 상황 변화 및 법정 출석에 대해 알아보고 아동 친화적 진술 청취 제도의 필요성과 법무부의 입법 취지 등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의 진술 과정과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 에서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대신하여 진술을 기재한 서류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 외에서의 타인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은 이를 증거로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이 조항은 피해자가 재판에 참석하여 증언하는 것만이 증거로서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을 예외로 하는 경우가 바로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영상물의 촬영ㆍ보존 등) ①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19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과 조사 과정을 비디오녹화기 등 영상물 녹화장치로 촬영ㆍ보존하여야 한다.
…(중략)…
⑥ 제1항에 따라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피해자의 진술은 공판준비기일 또는 공판기일에 피해자나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 또는 진술조력인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경우에 증거로 할 수 있다.
…(후략)…

 

 

그동안은 미성년자가 성폭력 피해 경험을 반복 진술하며 겪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영상녹화물이 증거로 사용돼 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라도 법정에 나가 직접 진술을 해야 증거로 인정받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 202112월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 영상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게 한 성폭력 처벌법 제30조 제6항에 대해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위헌, 3명이 합헌 의견을 내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진술 녹화와 증거 채택을 인정해왔던 성폭력처벌법 일부 조항을 위헌으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위헌 판단을 한 헌법재판관 6인은 피고인이 반대 신문의 기회를 전혀 부여받지 못한 미성년 피해자 진술을 근거로,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 이번 결정은 피해자 진술의 진위를 가려야 하는데, 이를 녹화한 영상만 제출해서는 피고인이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로 볼 수 있습니다.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법정 출석은 어떤 의미일까?

법정 출석이란 말 그대로 피고인, 증인, 변호인 등 소송 관계자가 법정에 나와 진술하는 일입니다. 아직 미성숙한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법정 출석은 여러 가지 우려되는 상황도 있는데요.

 

 

일단, 법정 출석을 할 경우 물리적으로 법정에 서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게 됩니다. , 1회 진술시와 다른 낯선 장소에서 낯선 여러 사람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법정에 섰을 때에는 미성년자의 신분으로 변호인의 공격적 신문이 대상이 된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사건으로부터 먼 시점에 다시 피해경험을 회상해서 진술해야 하므로 이것 자체가 또 다른 피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법정 출석은 극심한 정서적 고통을 겪게 할 뿐만 아니라 아동의 특성에 적합하지 않은 사법 환경에서는 양질의 진술을 얻어내기 어려워 실체적 진실 발견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실제 10대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 불려나가 먼저 유혹한 거 아니에요?”, “성관계 경험 있으시죠?”, “평소 주변에 남자가 많다던데...”와 같은 질문을 실제로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고등학생 정도의 연령대인 16~19살의 피해자는 영상녹화 진술을 요청해도 법정 출석을 요구받는 사례가 많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법정에서 사건과 무관한 품행 문제 부각 과도한 기억 요구와 반복진술 성폭력을 성관계로 바라보는 시선 등으로 인해 법정에서 가혹한 2차 피해를 겪기도 합니다. 이에 법무부는 아동친화적인 증거보전 제도 도입 추진을 위해 성폭력처벌법개정안 입법을 예고했습니다.

 

 

 

 

법무부의 아동친화적 진술 청취 제도

 

법무부는 성폭력 피해를 당한 미성년자가 법정에 출석해 증언하면서 겪는 정서적 피해를 막고자 아도 친화적 증거보전 절차를 신설합니다. 개정안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미성년 피해자가 익숙한 장소에서 훈련받은 전문가에게 진술하고 변호인 등 소송 관계자는 별도의 장소에서 영상을 통해 참관 반대신문시 피해 아동에게 직접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를 통해 간접 질문 및 반복적인 진술 횟수 최소화를 주요 내용으로 마련됐습니다. 법무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대로 피괸의 반대신문권을 보자하면서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절충안 마련에 힘을 썼습니다. 이러한 제도는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바르나후스(Barnahus, 아동의 집)’ 모델을 참고하여 우리 법체계와 여건에 맞게 설계한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바르나후스란?

바르나후스는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가 여러 수사 기관을 돌아다니면서 낯선 사람들 앞에서 피해 경험을 반복해 말해야 하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입니다. 공판 전 아동 친화적 환경을 갖춘 한 장소에 수사기관이나 전문가들이 찾아와 피해 아동을 인터뷰하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법안에 대한 각계 각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최종 개정안을 확정하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동친화적 진출 청취 제도가 무사히 국회를 통과하여 미성년 피해자들이 겪게 될 심리적 고통을 덜고 과거의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 행복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과 제도를 더욱 튼튼히 마련해야 합니다. 우리도 관심을 갖고 노력하여 미성년 아이들이 행복한 사회가 되길 소망합니다.

 

 

 

 

= 14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동희수 (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