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시 환불불가! 법적 효력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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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2022. 6. 29.

 

 

코로나 시대가 찾아오기 전부터 온라인 쇼핑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매장보다 가격이 싸고, 직접 찾아가서 구매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온라인 쇼핑의 수요가 점점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된 문제들도 점점 늘어갔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온라인 거래상에서 발생하는 환불 규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온라인에서 구매한 물건, 환불이 가능할까?

A씨는 온라인상에 있는 쇼핑몰에서 티셔츠를 구매하였습니다. 택배에서 꺼내 보니 온라인상에서 보던 디자인, 색감이 아닙니다. 옷을 입고 싶다는 마음이 없어진 A씨는 쇼핑물에 환불을 요청하려고 하였지만, 택배 상자에는 상품 개봉 후 단순 변심으로 인한 환불은 불가합니다.’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습니다. 이 쇼핑몰 측의 입장은 법적으로 인정되는 얘기일까요?

 

 

 

정답은 아니다입니다.

이 내용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청약철회등) ① 통신판매업자와 재화등의 구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다음 각 호의 기간(거래당사자가 다음 각 호의 기간보다 긴 기간으로 약정한 경우에는 그 기간을 말한다) 이내에 해당 계약에 관한 청약철회 등을 할 수 있다.
 
② 소비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통신판매업자의 의사에 반하여 제1항에 따른 청약철회 등을 할 수 없다. 다만, 통신판매업자가 제6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제2호부터 제5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청약철회등을 할 수 있다.
1. 소비자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 재화 등이 멸실되거나 훼손된 경우. 다만, 재화 등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는 제외한다.
2. 소비자의 사용 또는 일부 소비로 재화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3. 시간이 지나 다시 판매하기 곤란할 정도로 재화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4. 복제가 가능한 재화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5. 용역 또는 「문화산업진흥 기본법」 제2조제5호의 디지털콘텐츠의 제공이 개시된 경우. 다만, 가분적 용역 또는 가분적 디지털콘텐츠로 구성된 계약의 경우에는 제공이 개시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6. 그 밖에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이하생략)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기본적으로 청약 철회는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 재화 등이 멸실 되거나 훼손된 경우가 아닌 것에 한하여 단순히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에도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 법을 적용한다면, 단순히 개봉 위치에 개봉하면 환불 불가스티커를 붙여놓는 것 자체가 효력이 없다고 보여 집니다.

 

 

 

전자상거래 환불 규정을 어기면 처벌받나요?

 

 

법으로 소비자에게는 환불을 해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아 처벌받은 기업들도 존재합니다.

 

한 대형 마트에서는 판매하는 튀김기에 개봉 시 반품 불가라는 스티커를 부착하였다가 과징금 250만 원 및 시정명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홈쇼핑에서는 사이트 상세 페이지에 제품의 포장 개봉 또는 제거 시 반품이 불가능합니다라는 내용을 고지하였다가 과징금 250만 원 및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두 회사 모두 앞서 소개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17조를 위반하여 처벌받은 것입니다.

 

 

 

법적 효력 없는 개봉 시 환불불가스티커, 왜 붙여놓을까요?

 

 

법적으로 교환과 환불을 인정해주고 있지만 아직도 이러한 스티커는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적 효력이 없는 개봉 시 환불불가스티커를 굳이 왜 자꾸 붙여 놓는 걸까요?

 

첫 번째 이유로는 제품을 몇 번 사용한 뒤 무작정 반품하는 블랙컨슈머때문입니다. 그들은 단순 변심으로 환불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텔레비전, 세탁기, 옷 등을 사용한 다음 반품하여 돈을 돌려받습니다. 이런 문제가 자꾸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은 일부 블랙컨슈머의 심리적 압박을 위해 스티커를 붙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제품 오픈 시 다시 판매할 수 없다는 기업의 사정 때문입니다. 물건이 잘 도착했지만, 옷 같이 냄새가 빨리 배는 제품은 환불 후 새제품으로 판매 하기가 힘듭니다. 또 휴대폰과 같이 제품을 전부 뜯어봐야 상태를 알 수 있는 경우도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 제품을 새 제품으로 판매할 수가 없다는 사정이 있습니다.

 

개봉 시 환불 불가라는 스티커가 소비자를 속이려는 의도로 해석하기 보다는 새 제품을 개봉함으로서 중고가 되어버리는 제품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너그러이 이해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환불이 안 되는 물건도 존재하나요?

 

그렇다면 모든 제품은 다 환불이 가능할까요? 그렇다면 너무 소비자의 입장만을 지지해주는 게 아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품 중에서는 환불 자체가 불가능한 것들도 있습니다. 법에서는 개봉 하자마자 환불을 할 수 없는 제품들도 규정해 두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개봉 시 상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 (ex. 식품,화장품), 상품이 훼손된 경우(ex. 깨진 핸드폰, 조립을 마친 컴퓨터), 구매한지 오래된 경우 (ex.구매한 지 3년 된 티셔츠), 복제 할 수 있는 상품일 경우(ex. CD), 디지털 컨텐츠 상품인 경우(ex. 컴퓨터 게임)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자상거래법 제17조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미국의 한 안경 기업은 써보지 못해 구매를 꺼린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무료 착용 제도를 시행했다고 합니다.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안경을 착용하고 환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입소문이 점점 퍼졌고 결국 그 제도가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 어떤 향수 브랜드는 자기가 원하는 향수 8가지를 조금씩 담아 싼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를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개봉 시 환불 불가스티커를 붙이는 기업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혀 새로운 제품을 뜯어보기도 전에 환불 불가스티커를 먼저 마주하니, 제품을 마주하는 기쁨이 반감되기도 합니다. ‘환불 안돼요!’라고 고지하는 대신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소비자의 마음도 사로잡고, 환불 사례도 줄여나가는 기업의 다양한 사례가 있다는게 반갑게 느껴지는데요.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쇼핑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단순히 개봉 시 환불 불가스티커를 붙이는 것보다 위 기업과 같이 색다른 전략을 세워 보는 기업의 노력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 14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유소희(고등부)

이미지 = 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