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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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 시행 뭉치반성매매액숀<성매매현장에서서> [뭉치 반성매매 액숀]Chapter02 현장에 서서12

그날은 날씨가 화창했던 것 같다. 초겨울 쌀쌀한 날씨, 집에서 쫒겨 나와서인지 더 춥고, 쌀쌀하게 느껴졌다. 결국에 내 인생이 이렇게 되는구나...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마음 단단히 먹으라던 친구의 충고를 듣고 ‘이 세상에 마음만 먹으면 못 할 일이 뭐가 있을까? 빚 갚을 때까지만...’ 정말 이를 악물고 일을 시작했다. 현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잔인하고, 무섭고, 힘들다는 말로는 표현하기 부족했다. 처음 손님을 받던 날... 난 그 날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바로 어제처럼 머리부터 발끝 아주 작은 미세한 근육들까지 떨리지 않았던 곳이 없었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갈 곳은 없었다. 정말 창문 밖으로라도 뛰어내리고 싶었다....

17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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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 시행 뭉치반성매매액숀<성매매현장에서서> [뭉치 반성매매 액숀]Chapter02 현장에 서서11

집결지와 티켓다방을 전전하던 나는 700만원이라는 빚을 지게 되었다. 다방업주의 소개로 소개소 삼촌을 만나 일본원정을 가게 되었다. 그때 내 나이 19살, 비자가 없이는 일본에 갈 수 없었던 시절에 소개소삼촌이 불법으로 만들어 놓은 재직증명서와 부모님동의서로 비자를 발급할 수 있었고 일본에 갈 수 있는 비용으로 500만원을 추가해 빚 1200만원에 도쿄로 떠났다. 도쿄에 도착한 나는 일본 소개삼촌과 함께 오사카 '에스테 크라브'에서 일을 시작했다. 매일 밤마다 노래와 술이 넘실되던 낯선 땅에서 익숙한 한국음악을 부르며 일을 했다. 술판이 끝나고 난 뒤에는 각종 성인물품이 줄지어 있는 침실로 나를 이끌었고 고문기구들이 나열된 그것들은 남성들에겐 절대쾌락을 즐기기 위한 도구로 쓰였을 뿐 나에겐 질에 찢어진 ..

17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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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 시행 뭉치반성매매액숀<성매매현장에서서> [뭉치 반성매매액숀]chapter02 현장에 서서10

아는 언니의 마이킹(빚)의 일부분을 짊어지고 호텔의 룸에서 일을 했다. 조금씩 갚겠다는 언니는 본인의 빚에도 허덕이고 있었고, 나는 그 빚을 대신 갚던 중 교통사고가 났다. 입원해 있던 내게 사장은 출근하라며 압박했고, 견딜 수 없어 마이킹에 대한 전후사정을 말하며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다. 언니는 빚에 팔려 다른 곳으로 가다가 감담할 수 없었는지 도망쳤다고 했다. 사장은 내게 그 빚을 갚으라 했다. 그날 이후 '진상손님'은 오롯이 내 몫이 되었다. 새벽 2시~3시 사이 일을 마치면 나는 생활비를 벌기위해 보도방에 출근했고, 마이킹 이천칠백만원 원금을 갚았다. 지금, 출퇴근하며 지나는 길에 그 업소를 지날때가 있다. 그때의 억울함과 분노와 암울함, 무기력함이 떠오르곤 한다. 그 곳은 내 몸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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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 시행 뭉치반성매매액숀<성매매현장에서서> [뭉치 반성매매액숀]chapter02 현장에 서서09

금정, 나는 이곳에서 조건만남을 했다. 근처엔 '금정 경찰서'가 있었고, 나는 구매자가를 만날 때마다 '경찰이지 않을까'하며 쫄아 있었다. 고가도로 밑에서 만났던 구매자가 기억난다. 자전거를 타고 온 나이가 있던 능구렁이 같은 구매자. 모텔에 들어가 씻고 나와 돈을 먼저 달라고 하니 '돈 줄테니까 분위기 깨지마라'던 그 사람은 끝나고 다시 돈을 달라고 하자 돌변해 '몸 파는 게 자랑이냐, 신고해도 되냐'며 입에도 담지 못할 욕을 했다. 그러고선 시키는대로 하라며 자기 욕구만 채우기 바빴던 그 놈, 하참...오히려 자기가 돈을 받아야 된다며 큰 소리쳤다. 나는 그 뒤로 그 근처도 가지 않았다. 나는 내가 있었던 곳 중 이 곳, 금정이 먼저 떠오른다.

17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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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 시행 뭉치반성매매액숀<성매매현장에서서> [뭉치 반성매매액숀]chapter02 현장에 서서08

사람들은 지하철역을 쉴 새 없이 들고 난다. 수많은 지하철역, 나의 성매매현장은 여전히 그곳에 있으며, 계속되고 있다. 내가 떠돌았던 거리에서 지금도 다른 이들이 떠돌고 있다. 나는 외롭고 싶지 않아 발버둥 쳐 집을 나왔다. 그렇다고 외롭지 않은 건 아니었으나, 그래도 조금은 나았다. 누군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텔, 찜질방, 노숙, 원룸 온갖 곳을 돌아다니며, 누군가를 만났다가 또 사라졌다. 그 어디에도 내가 편히 누울 곳 하나 없어서 늘 떠돌아다녀야 했다. 어딘가에 정착할 수 없는, 언제나 이방인 같은 나는 외로웠다. 지금도 그 역을 지나쳐 가야 할 때, 그 역을 가야 할 때 나는 다시 그때의 찬 바람이 느껴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지냈는데 왜 그 찬바람만이 느껴지는 지- 참 모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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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 시행 뭉치반성매매액숀<성매매현장에서서> 뭉치 반성매매액숀]chapter02 현장에 당당히 서서05

이제 내가 있던 업소, 술3종 집결지는 예전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단속이 뜨면 업주방으로 연결된 뒷문 앞에 있던 가구점도 어두운 골목길도, 술 취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란 제목을 듣고 바로 떠올린 곳은 내겐 이곳이다. 재유입되어 다시 찾아간 내 친구들이 있던 그곳에서 난 다시 슬리퍼를 신고 탈출했다. 그때의 내가 떠올라 글을 쓰기 전까지 멍했다. 정리되지 않는 많은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