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실 이야기

뭉실 2016. 3. 1. 10:27

 

한 사람이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그 앞에 또 다른 사람이 사랑에 빠졌다. 그저 한번 시선을 둔 것 뿐인데, 사랑은 순식간에 찾아와서 아름답고도 사뿐하게 두 눈에 담긴다.

캐롤은 영상이 아름답다. 잔잔히 전개되는 이야기 역시 두 사람의 사랑을 충분히 공감하고 따라가게 만든다.

누군가에게 끌리는 것은 캐롤의 대사처럼 이유가 없는듯하다. 하지만 그 끌림을 사랑의 감정으로 안내하는 것은 '따뜻한 존중'같다.

그런 의미에서 두 주인공 옆에 있던 남자들은 이미 그 자격을 잃은 사람들이었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캐롤의 삶을 오랜 시간 자신의 입장에서만 강요하고 그녀의 공허한 눈빛을 읽어주지 않는 남편 하지, 그리고 하고자하는 꿈이 있는 테레즈를 그저 아름다운 가정주부로 앉히고 싶어 안달하는 남자친구는 두 사람에게는 그저 행복한 삶을 찾아가는데 있어서 걸리적거리는 존재들이다.

두 여성의 강렬한 눈빛,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삶을 바라봐주는 그 온전한 마음. 정신나간 사람처럼 훅 밀려들어온 어떤 끌림에 더 많은 에너지를 더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사랑했다. 그 묘사가 얼마나 섬세하고 아름다운지, 화면 하나하나에 심장이 요동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