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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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c네]/출동! 문순c

2008. 6. 12.

 

 [정치를 시작하며]

                                            “인간의 존엄”을 향하여

 

 

촛불 문화제를 바라보는 부끄러움과 거대한 변화를 눈앞에 지켜보는 두려움으로 ‘구식 정치’를 시작합니다. 지금 ‘정치’는 새로운 권력의 출현에 대해 매우 당황해하고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실체인데 가까이 가보면 실체가 없는 이 존재에 대해 어떻게 관계를 맺을까를 매우 고민하고 있습니다. 세계사적 전환의 시발점이 될 지도 모르는 이 현상이 기존의 정치 체제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치의 겉모양이 어떻게 표현되든 제가 살아가는 궁극적인 지향점은 ‘인간의 존엄’입니다. 세상사 모든 일을 판단하는 기준이 저에게는 언제나 인간의 존엄입니다. 어떤 사건이나 정책이 타당한가를 따지는 데 이 가치 기준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인간의 존엄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치적 존엄과 경제적 존엄입니다. 우리가 권위주의 정권에 맞선 것은 ‘정치적 존엄’을 요구하는 행위였습니다. 제가 시장만능주의에 기초한 무한 경쟁에 반대하고 공공, 공익, 공영을 내세우는 것은 인간의 ‘경제적 존엄’을 지키기 위한 주장입니다. 최근의 촛불 문화제는 현 정부가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국민들의 정치적 존엄과 경제적 존엄을 동시에 훼손함으로 인해 발생한 저항입니다.   

                      

                                      

 

 인간의 존엄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통로 중의 하나가 ‘언론의 존엄’입니다. 언론의 존엄이 확보되지 않으면 인간의 존엄은 얻어지기 힘듭니다. 그래서 언론 자유는 타협이 불가능한 근본 문제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타협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언론의 존엄 역시 ‘정치적 존엄’과 ‘경제적 존엄’이 갖춰져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 두 가지가 모두 퇴행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도 머지않아 큰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다시 한 번 촛불 문화제가 요구하는 것을 반추해 봅니다. 그 형태는 매우 다르고 낯설지만 본질은 역시 ‘인간의 존엄’에 대한 요구라고 저는 요약해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인간형들이 자신들을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간주하던 모든 ‘관계’에 도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정치 관계, 경제 관계, 사회-문화, 언론 관계, 환경 관계에서 기존의 ‘관계’가 변혁을 요구받게 될 것입니다. 정치에서는 ‘권력을 행사하는 인간’과 ‘그 권력의 대상이 되는 인간’이 구분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권력이 일방으로 흐르는 관계도 역전될 것입니다. 언론 관계의 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권력이 언론을 통제해 여론을 바꿔 보려는 시도는 물론이고 언론 스스로 권력으로 존재하며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는 이미 강력하게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이 도전이 너무나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관계를 수용하는 방식은 ‘겸허함’ 뿐입니다. 저 스스로 비우고 낮추고 들어서 다른 모든 이들을 ‘존엄’하게 하는 노력을 작게나마 시작해 보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최 문 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