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님! 기왕하는 사과 한번 더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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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블로거]/백수기자 권경희의 문순c네 관찰기

2009. 11. 16.

이명박 대통령님! 기왕하는 사과 한번 더하시죠

부산 사격장 화재 참사 日에 사과하는 대통령 보며 용산을 생각하다

 

오랜만의 권백수 글을 쓰게 됩니다.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이렇다 할 글 쓸거리를 못 찾고 방황하며 보름 나절을 보냈지요.

 

날이 유독 추워 마음만 더 추워지는 오늘, 지난 15일 부산에서 발생한 사격장 화재 참사 관련 기사가 신문과 인터넷을 도배했군요. 20년 지기를 한순간의 화마에 잃은 안타까운 사연도 들려오고, 머나먼 타국에서 목숨을 잃은 일본인 7명의 사망 소식도 있습니다.

 

시선을 옮겨, 저의 옛 직장인 여의도통신 홈페이지로 아주 오랜만에 들어와 봤습니다. 제가 쓴 기사들을 이것저것 검색하던 차에, 벌써 10개월이 지나버린 용산 참사 관련 현장기사들이 있네요.

 

 

어느덧 300일이 지나버린 용산참사. 누군가에게는 잊혀졌겠지만 아직까지도 그분들은 이땅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망자의 넋, 누가 달래줄까요. 유족의 눈물, 누가 닦아줘야 할까요. 사진은 여의도통신 한향주 기자가 지난 5월 노동절 행사에서 용산 참사 희생자 유족들의 모습을 담은 것입니다.

 

 

그날 현장 날씨는 사지가 오그라드는 오늘보다도 더욱 추웠던 것 같습니다. 당시의 참상을 보여주듯 물대포가 그리고 간 고드름 덩어리들이 전신주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지요. ‘현장에 시신이 그대로 있다 없다’ 기자들이 주고 받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긴장감과 더불어 가슴 한켠에 여러 얼굴들이 떠오르면서 그네들에 대한 이루 말 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지요.

 

신고갔던 신발이 현장에서 30분만에 다 젖어서는 근처에 있는 신발가게로 뛰어들어가 양말이며 새 신발이며 다시 갈아신고 취재에 나섰던 기억이 납니다. “너희들이 어제 이 자리에 이만큼만 있어도 우리 사람들 저리 안됐다”며 절규하던 한 할아버지의 호통이 아직도 귀에 선합니다. 너무나도 아픈 그 외침은 아마도 아주 오랜 시간동안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또 시선을 옮겨 미디어오늘 홈페이지로 들어가봤습니다.

 

정동영 의원이 용산 참사 발생 300일 즈음해서 한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들이 나오네요. 그날 그렇게 가신 분들, 아직까지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냉동고에 계시다구요. 대통령의 사과한마디 없는 이 나라. 정 의원은 “돈 뭐 한 2~3억씩 줄테니까 장례 치르자는 것은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참으로 지당한 말씀입니다.

 

다시 시선을 옮겨서 한 포털사이트 뉴스 메인 화면에 들어왔습니다.

눈에 확 들어오는 기사가 한 개 있네요.

 

李대통령 "하토야마 日총리에 사과해"

머니투데이 | 송기용 기자 | 입력 2009.11.16 15:12

[머니투데이 송기용기자][(상보)부산 사격장 화재참사.."안전의식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우연의 일치일까요. 참 왠지 씁쓸해지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 내용을 좀 더 들여다 볼까요?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부산 실내 사격장 화재참사와 관련, "이번 사고를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의식을 점검하고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산 참사는 공권력에 의한 것이었는데…)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안전수칙은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선진화를 달성하는데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조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경찰들에게도 똑같이 전해주셨으면…)

중략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해외 순방 중에 부산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며 "현지에서 하토야마 일본 수상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위로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철저하게 화재 원인을 밝혀 유족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줘야 한다"며 "얼마나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일인가"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싱가포르보다 용산이 더 가까웠을텐데요… 그 사과, 어떨 땐 참 쉽게 나오네요. 그래서 참 입맛이 씁쓸해집니다.

 

부산 사격장 화재 사건을 용산 참사에 견줘 가벼이 보자는 취지는 절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죽음 앞에 대처하는 ‘우리 대통령님’의 사과가 좀 틀려서, 그게 좀 씁쓸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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