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가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는 영진위 평가위원을 찾아라

댓글 4

[문순c네]/문순c네 통통발언

2010. 4. 9.

 

어제, 문순c네 주최로 '국내개최 국제영화제의 지원방향과 발전방향' 토론회가 국회에서 있었습니다. 토론자인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가 상기된 얼굴로 영화진흥위원회의 '2009 국제영화제 평가'를 반박하더군요.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문제삼은 부분은 영진위 6명의 평가위원 중 한명이 쓴 글입니다. 물론, 부산국제영화제는 비판받을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덩치가 단시간 내에 커졌으니 말도 많고 탈도 많겠죠. 건강한 비판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테고요. 문제는 평가문을 찬찬히 읽어보면, 악의적이다 싶을 정도로 감정에 치우쳐 글을 쓴 게 느껴지는 점입니다. (ex: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팩트부터가 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전문을 싣고, 또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반박도 함께 적겠으니, 한번 읽고 판단해 보십시오.

 

예년까지는 실명으로 평가문이 실렸으니 어찌된 이유인지, 이번에 발간되면서 부턴 익명으로 처리됐습니다. 단, 심사위원 명단은 있으니 한번 읽어보시고 누가 쓴 건지 추측해보는 것도 재밌을 겁니다.

 

 

  

'2009 국제영화제 평가' 中 p.270 (문화체육관광부 발간)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제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제로 거듭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수영만 야외 상영장에서 개최된 개막식의 화려함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세계적인 배우와 감독들은 물론 국내의 모든 배우와 감독들이 참가해 영화제를 빛나게 만들었다. 누가 더 아름다운지를 뽐내기 위해 이 보다 더 훌륭한 자리는 없는 것처럼 거의 모든 배우들의 환상적인 자태가 영화제를 한층 빛나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영화제는 이제 질적인 성장은 뒤로하고 양적인 팽창에만 주력하고 있다. 그것도 자체적인 성장이 아닌 외적인 힘에 의한 성장이기 때문에 편안한지 않고 불안하다. 영화제가 성장하는 동력은 외형적인 팽창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는 외부적으로 보여지는 팽창에만 급급하여 영화제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있는 듯 한 형국이다.

100억원대의 영화제 예산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양적 팽창까지도 물량공세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이제 대한민국의 영화제는 외국 배우들과 감독들이 한 번쯤 놀러오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기 위해 자신의 돈을 쓰지 않는다. 모든 경비는 부산이 대주기 때문에 그들은 그저 오겠다는 말만 하면 그것을 끝난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영화제의 미래는 없다.

 2500개가 넘는 영화제가 전 세계에서 개최된다. 100여개의 영화제는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영화제이다. 그러나 그런 영화제들은 우리나라 영화제처럼 돈으로 영화제를 만들어가지 않는다. 처음 영화제를 개최할 때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서울도 아닌 부산으로 오고 싶어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때는 그러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10년이 넘어가면서 이제는 세계적인 영화제가 되었다고 하는 이 순간에도 방식은 변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부산은 예산의 엄청난 부분을 영화를 가져오고 손님을 유치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분명 예산의 낭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부산이 영화제를 위해 사용하는 예산은 이제 첫 출발선에 비해 몇 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더 많은 영화를 초청하고 더 많은 게스트를 부르기 위해, 그리고 더 많은 스태프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지나치게 식상하다. 15년에 육박하는, 그래서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영화제에 아직도 스스로 출품하고 스스로 달려오는 영화인들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영화인들은 지금 칸 영화제는 물론 선댄스 영화제에도 자기 돈을 들여 달려간다. 그런데 부산국제영화제에는 과연 몇 명의 해외 게스트들이 자신의 돈을 들여 달려오는지 궁금하다. 오기는 오지만 정확한 수치는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일본과 중국에서 몇 명의 열성 팬들이 자신이 보고 싶은 배우들을 보기 위해 오는 것 빼고 순수하게 영화 시장으로서의 영화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은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양적인 팽창은 언뜻 보기엔 그럴 듯 해보이지만 이제는 끝에 다다랐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해마다 전년도보다 더 많은 영화를 초청해야 하고, 해마다 전년도보다 더 많은 게스트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예산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야말로 전형적인 "전시행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올해의 영화제를 보면서 이제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야할 길을 잃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 이상 이런 식의 양적 팽창과 전시행정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강한 느낌도 받았다. 영화의 내용이나 영화의 질에 관한 문제는 결코 아니다.

 처음 영화제가 시작될 무렵에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영화가 많았다. 한국에서 상여 자체가 불가능한 영화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전 세계의 어떤 영화도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대형화면으로 봐야한다는 식의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예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작품이나 구하기 어려운 영화는 모니터 화면만으로 볼 수 있어도 행복하다. 몇 명 보지도 않을 작품을 그저 대형 화면이라는 변명만으로 끝내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이 필요할 때다. 이토록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프로그래머들이 세계를 돌며 영화를 찾아오는 식은 구태의연할 뿐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싶은 영화들이 줄을 서지는 못할지언정 여전히 수없이 많은 상영료를 지불하면서 영화를 들여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수없이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게스트들을 불러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제는 본래의 목적이 영화를 갈구하는 관객들에게 좋은 영화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관객들은 영화와 함께 감독이나 배우를 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불과 몇분의 감독과의 대화나 배우와의 만남을 위해 그렇게 많은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관객들은 그들을 만나고 싶어 할 지는 미지수이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양적 팽창은 우려할만한 수준이 되었다. 영화제가 영화제라는 본류를 넘어서 다른 곳으로 갈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말았다는 느낌이다. 영화 편수가 몇 편이고 게스트가 몇 명인가로 영화제의 가치가 평가되는 현실로부터 과감히 탈출해야만 한다. 아무리 황색언론 때문에 춤을 추고 있다고 변명해도 그것은 진정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는 변화해야만 한다. 과감히 자신의 몸무게를 줄이고 초심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부산국제영화제는 그저 과다한 체중을 이기지 못하고 뒤뚱거리는 거인의 무거운 발걸음만 보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끝은 자명해진다. 관객들은 지금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을 뿐이다.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평가 보고서에 오류가 5-6개 있다고 말하며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보고서가 "몇 명의 해외게스트들이 자기 돈 들여 달려오는지 궁금하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3230명이 자비로 온다고 답했습니다. 초청하는 게스트들을 A/B/C로 분류해 A 등급은  비행기표와 호텔, B등급은 비행기표를 제공하고 C등급은 초청만 하는데, C에 해당하는게 3230명입니다. 

또한 프로그래머가 세계를 돌면서 영화를 찾아오는 식은 칸과 베를린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도 하고 있는 방식이며, 이 때문에 유명 영화제들의 프로그래머들도 한국을 찾는다고 합니다.

평가서가 "부산은 예산의 엄청난 부분을 영화를 가져오고 손님을 유치하는데 사용하고 있다"라고 표현한 것도,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초청작들에 상영료를 지급하는 걸로 아나본데, 상영료를 일체 지급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팩트도 맞지 않고,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 이 보고서를 쓴 평가위원은 과연 누구일까요? 총 7명의 평가위원 중 보고서를 쓰지 않는 평가위원장을 제외한 6명의 평가위원 명단을 공개합니다.

 

1. 김시무 (평론가, 문화미래포럼 관련자)

2. 김혜신 (강사, 문화미래포럼 관련자)

3. 서대정 (부산대 교수)

4. 정초신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5.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문화미래포럼 발기인)

6.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 영화평론가)

 

한편, 이날 문순c는 뉴라이트 단체인 문화미래포럼이 2008년 7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고흥길 위원장에게 제출한 문건을 공개하고 "마지막 좌파 적출지'의 타깃인 '부산국제영화제 등 영화제 손보기'가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관련기사 경향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4081824275&code=960401

  

 

도대체 '좌파 딱지 붙이기'는 어디까지 계속될까요? 또 부산국제영화제에 저렇게 악의적인 보고서를 쓴 평가위원은 누구일까요?

 

보고서에 써진 대로 우리는 정말 부산영화제의 실체를 모르고 있을 뿐인 걸까요?

혹시, 보고서를 쓴 분만 남들 다 아는 뭔가를 모르고 있는 건 아닐지요.

 

 

 



 

구경 잘 하셨쎄요? 문순c네블로그 정기구독 하시려면 RSS 꾸욱 →

 

괜춘한가요? 같이 볼 수 있게 viewon 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