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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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마지막이듯

2022. 4. 26.

 

서울대 자유계시판에 익명으로 올린 글

 

 

돌아가신 아빠가 가엾다.

 

내가 서울대 붙은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정말 허망하게도

사고사로 가셨어

 

아빤 어릴때 주판이랑 산수를 동네에서 제일 잘해서

수학 신동으로 불렸는데 가세가 기울어 막일만 하고 돌아가기

직전까지도 공장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이혼도 하고 나랑

동생만 바라보고 사셨어

 

내가 성대를 갔을 때 너무 좋아하시면서 역시 한공부 하는

자식이라고 자랑스러워하셨어

거기에 내 만족감과 서울대 붙는 모습보여주려는 맘으로

서울대로 반수했는데 합격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보냈지

 

아빠가 나의 세대에 태어났거나 그 세대에서 풍족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면 분명 아빠도 서울대에 가고도

남았을거란 모습을, 우리잡안은 원래 박학한 유전자를 가진

집안이란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어

 

그래서그런가 아빠랑 비숫한 나이의, 적어도 중산층 이상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공장이 아닌 낭만적인 대학교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강단에 올라가신 서울대 교수님들 보면

아빠의 가능성? 적어도 학업에 있어서 기구했던 운명 등등

여러생각이 들어

 

그렇게 아빠가 내게 주신 유산은 집도 차도 부동산도.

그렇다고 뒷구멍 입학도 아니었지만 내겐 평생 남을

운동화였다.  

 

 

 

 

 

 

 

만물이 소생하여
색색의 자태를 뽑내는
5월을 앞둔 이 찬란한 계절에
윗 글을 사연에 눈물이 주르륵..

 

바오로에게 들킬까봐
속으로 삼키려 애썼습니다.

 

새정부 모장관 후보자,
캉가루 자녀. 헬리콥터 부모.
그네들만의 특권인 인맥으로
화려한 스펙 쌓기와 맞물려져
무수저 사연에 가슴이 아립니다.

 

삶의 밑바닥까지 추락했던
오랜 아픔의 세월을 겪었기에.. 더..

 

 

 

 

2022/04/26

 

-표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