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기행

    아티스트 2011. 7. 1. 10:45

    <藝人> 익산국악원 임화영 원장
    숙명으로 걸어온 소리의 길
    34세에 본격 수련 후 25년째
    꿈 좇아 후학 양성 18년 헌신 중
    “기라성 같은 선생님들 모셨으니 행운아죠”
    입력시간 : 2011. 06.30. 13:27


    인생이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진 트랙에,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어김없이 정해진 길을 가게 되는 것인가! 익산국악원 임화영(55) 원장은 “내가 가고 있는 이 소리의 길이 운명적이었고 숙명적이었다”고 말한다. 처절하다시피 굴곡진 자신의 삶 속에서도 하늘의 선택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30세에 입문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34세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소리를 시작한 그는 올해로 25년의 소리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이 중 18년을 후학 기르는 일에 전념해왔다. 어렸을 때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어느새 그 위치에 올라 있었다고 했다. 앞만 보고 외길을 달려온 열정이 꿈을 실현하게 만들었다 하겠다.
    박성열 군 공부하는 모습


    어렸을 때부터 프로로 활동하신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소리, 북, 시조, 장고 등을 자연스레 접하면서 소리에 대한 끼를 느꼈던 그는 30세 즈음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소리 자체가 그리움으로 남았다. 결혼해서 애를 등에 업고 길을 가다가도 소리가 들릴라치면 그 자리에 멈춰서 자신도 모르게 한없는 눈물이 쏟아질 정도로 운명적으로 소리에 애착을 느꼈다.

    남편에게 국악원 가는 게 소원이라고 했는데, 당시 1만5천원의 수강료를 내주어 그토록 배우고 싶어 하던 소리 공부를 2개월간 했다. 하지만, 다음 달 수강료가 3만원으로 올라 경제적인 사정으로 그만뒀는데, 이후 6개월 정도를 온몸이 쑤시고 아파오는 금단현상을 겪어야 했다. 건강을 염려했던 남편은 국악원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배려를 해줬다. 이후 아팠던 것도 거짓말 같이 씻은 듯 나았다. 모든 게 행복했던 임 원장은 1년 남짓 다니다 돌연 학원을 접고 만다. 남편에 대한 경제적인 미안함이 커서 더 이상 다닐 수 없었던 것. 이런 생활들이 반복 또 반복으로 이어지면서 늦은 나이에 거스를 수 없는 숙명의 길인 국악의 길로 들어서게 되어 오늘에 이른다.

    지금은 “모든 것에 감사함을 잃지 않는다”는 임 원장은 국악원 외에도 고교, 대학 등에서도 열정적으로 후학들을 길러내고 있다.
    춘향국악대전 대상 수상 후
    “소리 공부를 끊임없이, 지독스럽게 했다”는 그는 전라북도 지정 지방유형문화재인 최란수 선생에게 수궁가, 흥보가, 성운선 선생에서 민요, 판소리, 이일주 선생에게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오정숙 선생에서 적벽가, 춘향가, 성우향 선생에게서 춘향가, 남해성 선생에게 수궁가를 사사 받을 정도로 모든 소리를 두루 섭렵했다. “판소리계의 기라성 같은 선생님들을 모시게 된 것은 영원히 간직하게 될 행운”이었다고 고마움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하동 불락사와 지리산 안심사 등지의 계곡에서 득음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폭포소리를 넘어서는 포효로 입에서 쏟아지는 피고름을 계곡물로 씻어내며 고통을 감내했다고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임 원장은 이처럼 소리라는 험난한 길을 가면서도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였고, 넘어지고 쓰러져도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집념을 보였다. 오늘날 그가 존재할 수 있었던 연료가 거기에 있었다. 그런 노력은 헛되지 않았고, 마침내 전국 국악대전인 2007년 남원춘향축제 ‘제34회 춘향국악대전’ 판소리명창 부문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얼마 전 SBS 스타킹에 출연해 인기를 모았던 국악 신동 박성열(15, 남성중)군이 최근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흥보가 완창에 도전해 여러 사람을 놀라게 했다.
    신영희, 남해성, 김화자 명창과 함께
    2007년에 임 원장과 인연을 맺은 성열군은 배운지 4년만에 비교적 빠르게 완창 무대에 섰다. 이런 제자들의 완창무대가 이번이 27번째라니, 그가 얼마나 후학 양성과 국악 발전에 힘써왔는가를 가늠하게 한다. 또한 1998년 국악과를 신설해 전국 대학 최고 진학률로 인정받고 있는 남원정보국악고, 익산원광대학교, 전주우석대학교에서 우리 국악을 위해 몸을 던지고 있다.

    이런 그가 진정한 소리꾼으로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명창으로 길이길이 남길 바란다.



    -프로필-

    *국악협회 익산지부 익산국악원 판소리 교수 *원광대학교 국악과 초빙교수 *남원 국악고 출강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춘향가 이수자 *(사)한국국악협회 익산지부 이사 *(사)남원진흥회 상임이사 *전국국악경연대회 심사위원

    송세운(큰 아들), 임화영 원장, 송세엽(작은 아들), 임세미(조카), 임청현(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