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기행

    아티스트 2011. 7. 1. 11:35

    생명의 나무 나천수 박사
    공무원 박차고 나와 바이오벤처 투신
    신용불량 3차례에 응급실 7차례 들락
    마침내 ‘헛개나무의 시대’를 열다
    10년만에 매출 120억 성공신화로 우뚝 서
    “시종일관 품은 뜻은 농민들을 잘 살게 하는 것”
    입력시간 : 2011. 07.01. 11:29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의 임업연구관 자리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그 직업은 타인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대상이라 하겠다. 그런 위치에 있던 사람이 탄탄한 직장을 박차고 나와, 3번의 신용불량자에다 화병으로 7번이나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면, 이해하겠는가! 의문은 ‘한 알의 밀알이 되자’라는 좌우명과 멈추지 않는 신앙의 간증 속에서 얻어지는 철저한 자기관리에 있다는 것에서 쉽게 풀렸다.


    월급이 얼마인지도 몰랐다는 공무원 신분에서, 전국 최초 바이오 벤처사업가로 성공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역경의 길을 달려온 그는 헛개나무 추출물을 산업화에 성공시켜 세간의 관심과 화제를 모았다. 그 주인공은 헛개나무의 선구자라 불리는 ‘(주)생명의나무’ 나천수(58) 박사다. 대학과 워크숍 등에서 ‘헛개나무 산업화 성공사례’를 주제로 특별강연의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나 박사와 ‘(주)생명의나무’는 연간 매출 100억이 넘는 규모의 바이오 업체로 성장, 바이오 업계의 성공 신화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헛개나무 열매에서 다당체인 HD-1 성분을 추출하였는데, 이 추출물은 현재 인기리에 시판되고 있는 한국 야쿠르트 쿠퍼스의 주원료가 되었다. 또한 2000년 6월 국립산림과학원 내에 설립, 운영하고 있는 생명의 나무는 연간 매출 120억 원의 중견 바이오 업체로 성장하여 바이오 업계의 성공 신화로 평가받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업계에서 단일제품으로 야쿠르트 ‘헛개나무 쿠퍼스’는 작년에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히트상품으로 자리를 굳힌다. 2004년 기능성식품법이 제정되면서 나 박사가 헛개나무과병추출분말로 기능성원료 인증을 받으면서 탄생한 결과였다.

    원료 개발자인 나 박사는 농촌의 그저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학창시절에 공부는 잘했지만, 특별한 꿈이 있거나 분명한 장래 희망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하면서 우연히 접하게 된 ‘밀알회’이라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그의 인생은 누구의 이끌림에 움직여지는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바뀌어져간다. 밀알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희생이고 나눔이고 배려인 것을 가슴에 담기 시작한다.


    나 박사는 그 이끌림의 주인은 하나님이라고 굳게 믿는다.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거대한 이끌림에 오늘날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힘들고 어려웠을 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시련 또한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덧붙인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나 박사는 1년 365일 거의 매일 기도로써 마음을 정갈하게 하면서 “자만에 빠지지 않게 하고 사람들에게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게 힘을 달라.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하나님과 약속한다. 그의 방 한쪽 바닥에 놓인 기도 방석과 벽에 걸려 있는 십자가가 그걸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다. 신용불량자나 병원응급실 등 우여곡절의 난관도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려는 과정이었고, 희망의 불도 처절한 구렁텅이도 다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늘 감사함 속에 살았다고 했다. 자금 압박으로 잠이 오지 않을 때에는, 다음날 잠을 자기 위해 새벽 2시 반쯤 교회로 나가 새벽기도로 하나님께 힘을 달라고 호소하고 곧바로 테니스장으로 가서 테니스를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덧붙였다. 힘들었던 정도를 가늠케 했으며, 신앙의 무서운 힘을 보는 대목이라 하겠다.

    나 박사의 헛개나무과병추출분말 기능성원료 인증은 2004년부터 2005년까지 1차 임상 실험, 2007년부터 2008년까지 2차 임상실험을 통하여 그 효능을 입증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그리 순탄 하지만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었다. 4년여의 임상실험은 그야말로 돈과의 전쟁이었던 것. 임상실험을 진행하면서 많은 투자처를 찾았지만 모두 안전한 인증 결과물만을 원했고, 미래를 보고 투자에 선뜻 응하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심지어 몇몇 대기업들은 자금난을 겪는 약점을 이용해 특허만을 사려고 했다. 경제적으로 파탄에 이른 그는 끝내 임상실험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까지 처했다. 그러나 그에게 구세주들이 나타났다.
    40년생 교잡종 소나무
    성실한 나 박사의 의지와 신념을 믿어준 몇몇 지인들의 도움으로 임상실험을 끝내고 기능성 인증을 드디어 받게 된다. 지금도 도움을 준 고마운 분들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느끼고 있으며, 더욱 연구에 박차를 가해 그분들에게 연구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나 박사는 전남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산림자원학과에서 석사, 전남대 천연물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한국 바이오 벤처산업의 1세대 표본 모델이다. 사회적 공헌으로 2001년 농업과학기술상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현재도 헛개나무 외에 옻나무로부터 남성호르몬을 증가시킬 수 있는 물질과 항암물질을 세계 최초로 추출 규명하는 등 왕성한 연구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헛개나무 열풍이 거세다. 심지어는 헛개나무 신드롬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현대인들에게 아주 가까이 접근해 있다. 나 박사는 술의 주요 성분인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되면서 독성을 가진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대사물질이 생기는데, 이 아세트알데히드가 간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각종 간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알코올로 인한 간질환은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지방간염, 조금 더 진행하면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알코올성 간경변증이 있고, 심하면 간암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나 박사는 2007년 6월부터 12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알코올성 간 손상 환자 7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임상실험을 했다. 그 결과,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을 매일 먹었던 환자그룹은 12주가 지난 후 감마지티피(r-GTP)가 크게 떨어지는 것을 입증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환자그룹은 간 손상이 더 심해지면서 감마지티피(r-GTP)가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났다. “헛개나무 열매 추출분말이 알코올 분해효소를 활성화시켜 과도한 음주로 손상된 간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효능이 아주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나 박사는 밝혔다. 여기서 잠깐. 헛개나무의 모든 부분이 알코올성 간 손상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고 열매만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식약청에서 권장하는 헛개나무 추출물 1일 섭취량 2460mg을 복용해야 가장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헛개나무의 간 기능 보호와 관련된 효능은 전통지식이나 동물실험을 통해 알려졌으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결과는 나 박사가 최초이다. 이런 결과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알코올성 간 손상에 대한 보호 기능이 우수한 기능성식품으로 인증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2004년 시행한 건강기능식품법은 우수한 효능을 가지고 있어도 그 효능을 광고할 수 없었던 우리나라 식품시장에서 일정부분 효능을 광고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는 법률로서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준 법이라 할 수 있다. 이 건강기능식품법의 시행 후 대부분 외국의 연구결과를 활용하여 제품을 만들어 왔지만 국내 자체 개발연구를 통하여 기능성원료로 인정받아 성공한 첫 모델을 나천수 박사의 헛개나무가 보여준 것이다.

    나 박사는 헛개나무 열매의 간보호 효능을 세포실험에서 평가한 결과, 간독성 물질인 사염화탄소로 간독성을 유발한 간세포에서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이 LDH의 양을 감소시켜 간 보호 효과가 있으며, 동물실험 결과에서는 알코올, 사염화탄소, LPS/D-galatosamine 등의 간독성물질에 의해 높아졌던 ALT, AST의 수치들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쥐에게 알코올을 투여하고 혈중알코올 농도를 측정한 결과, 헛개나무 추출물을 먹인 쥐에서 혈중알코올 농도가 더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알코올분해효소와 아세트알데히드분해효소의 활성 또한 높여줘 체내의 알코올 분해를 촉진시킨다고 입증했다.

    또한 과다한 음주로 간 기능이 손상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실시한 결과, 알코올에 의해 간이 손상될 때 민감하게 증가하는 간수치인 r-GTP는 물론 GOT까지 정상으로 회복되는 아주 좋은 연구결과를 얻었다. 이같이 헛개나무의 간 보호 기능에 대한 효과를 세포실험과 동물실험, 임상실험 등을 실시한 결과, 헛개나무 과병으로부터 추출된 HD-1이 간 보호효과는 물론이고 알코올성 간 손상을 보호하는 데 우수한 효과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아울러 헛개나무는 양질의 밀원으로, 아카시나무보다 2배 많은 벌꿀 생산량을 가짐과 동시에 세계적인 약용 꿀 마누카보다 항산화활성 등 약리활성이 우수한 것으로 밝혀져 그야말로 세계적인 기능성 식, 의약품 소재로서 높은 가치가 있다.

    나 박사는 늘 희생과 감사함 속에 산다고 했다. “내가 밀알이 되고, 내 연구가 많은 농민들을 위하는 것”이라고 굳건히 믿고 있기에 고난도 감수했다고 한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 시절의 나 박사는 농가들의 소득 증진을 위한 나무의 개량 작업 중 소나무 개량연구를 했다. 소나무와 관련한 업적은 국내에선 나 박사가 독보적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큰 연구 결과들을 갖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교잡종 소나무의 생장이 40년이면 아름드리 소나무로 자라는데 그동안 어려웠던 저렴한 경비로 1대 잡종종자를 생산하는 방법을 구명한 것이다.

    이후 민속의학의 권위자이자 죽염으로 세상에 더 잘 알려진 김일훈 선생의 신약이라는 책에서 헛개나무와 인연을 맺어 줄곧 헛개나무 연구에 매달렸다. 헛개나무는 소나무와 달리 6년 정도면 열매를 수확할 수 있고, 수령이 거듭될수록 더 많은 열매를 수확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나 박사는 “헛개나무가 농가의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고난의 길도 마다않고 헛개나무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그 자신도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바이오산업에서 세계시장의 주류는 단일물질, 신물질을 찾아서 활성을 연구하는 것인데, 단일물질이 아닌 헛개나무과병추출분말의 활성을 구명하여 산업화하는 새로운 연구방향으로 성공한 모델을 제시한 것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식물체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를 산업화에 성공시켜 새로운 분야의 모델들을 제시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나 박사는 자신의 도전을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할 정도로 원대한 뜻을 품고 있다. 단순한 기능성 식품의 탄생이 아닌, 우수한 천연물질의 개발이 최종 목표라는 것이다.

    골프를 배운지 1년여 만에 싱글이 될 정도로 운동신경도 좋고 운동도 좋아한다는 그는 시간 관계로 테니스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테니스로 몸을 만들고 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력과 묵묵함으로 많은 용기를 부여해준 부인(백윤희)을 한없이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그는 슬하의 아들 둘과 손자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자부한다.

    직접 제품을 만들면 더 많은 경제적 효과를 누릴 법도 한데, “나는 연구를 하는 사람이다. 연구를 하는 사람은 연구만 열심히 하면 되고, 제품을 만들어 파는 사람은 유용한 제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면 되는 것”이라고 사심이 없는 모습을 보여준 그에게 (주)생명의나무는 인류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커다란 방주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그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길 진심으로 기도해본다.



    - (주)생명의나무 대표이사 농학박사

    - 전)산림청 임업연구관

    - 전남대학교

    - 농업생명과학대학 겸임교수


    박양수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양수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