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기행

    아티스트 2011. 7. 2. 20:14

    익산가구대통령 진영섭 대표
    경매에 시내와 떨어진 위치…상식 파괴
    100만 원짜리를 천원에 살 수 있는 곳
    독특함으로 ‘최고의 매장’ 가꿔
    온 가족이 동참하는 나눔 실천도 ‘대통령’급
    “주는 게 더 행복함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죠”
    입력시간 : 2011. 06.30. 13:44


    보통 가구를 구입하려면, 가구점에 들러 선택한 가구의 값을 지불하면 나중에 집으로 배달해준다.

    그러나 지금 소개하는 이곳은 가구 구입보다 행사 참여라고 이름 붙여야 맞을 듯한, 매우 의아하고 독특한 가구점이다. 행사 때면, 가구 구입에 무관하게 애, 어른 할 것 없이 전 가족이 움직여 마치 운동회나 소풍 온 분위기를 연출한다. 정리하자면, 경매를 통해 값나가는 가구를 헐값에 구입하는 행운과 함께 사생대회 등 각종 놀이문화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화합의 장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행사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은 장애인 시설인 ‘청록원’에 전액 기부해 불우이웃에게 쓰인다고 한다. 착한 소비에서 오는 착한 일이라 답을 내릴 수 있을 것이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을 그대로 보여주는 배움의 현장이라 하겠다.


    각박한 현실에, 더욱이 인정까지 메말라가는 이때, 진정 사회가 바라고 추구하는 정도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주인공은 뜻밖에도 37세의 젊은이였다. 그 주인공은 ‘익산가구대통령’ 진영섭 대표다.

    기존의 가구점에서 퓨전가구점으로 패러다임을 뒤틀어버린 진 대표의 경영마인드는 평소 그가 지녔던 성품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늘 긍정적인 사고와, 어려서부터 부모님께 물려받은 배려와 나눔의 주머니가 늘 가슴속에 있기 때문이다.

    익산 금마에서 여산 방면으로 가다 보면 야트막한 언덕 위에 둥지를 틀고 있는 ‘익산가구대통령’. 보통 가구점은 시내에 모여 있는 것이 통념인데, 그는 일부러 먼 곳을 택했다. 단순히 익산뿐만 아니라 인근의 충청권과 전라권을 아우르겠다는 포괄적인 프로젝트가 그에게 있었던 것이다. 경매행사도 아예 손해를 보자는 의미다. 당장 손해가 시간이 흐르면 이익으로 바뀐다는, 나무를 보지 않고 숲을 본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인터넷카페(가구대통령 클릭) 등 온-오프(ON-OFF) 라인을 통해 전국에서 가족단위로 찾은 손님들은 꼭 필요한 물건을 경매 받고 놀이문화도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들을 보낸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착한 소비가 좋은 곳에 쓰이고, 착한 일을 했다는 자부심에 으쓱대는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 이는 단순히 가구 경매 참여보다 가족끼리 고도 익산의 아름다운 문화를 보고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줌으로써 익산의 관광문화 견인차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익산가구대통령’은 진 대표의 사회로 2~3개월마다 한 차례씩 경매행사를 갖는다. 경매에 나온 가구는 대략 30여 개 정도다. 100만 원대 침대에서부터 식탁, 거실장, 소파, 옷장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10~20만 원대에 낙찰가가 형성되기 때문에 시중가보다 100만 원 가량 싸게 장만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한 천 원짜리 가구, 책장, 소파, 침대 등 20여 개 품목에 가구대통령에서 만든 ‘천원’짜리 지폐를 붙이면 참여자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해 낙찰자를 정하는 행사는 이색적이다. 가위바위보만 잘하면 100만 원대 가구를 단돈 천원에 사게 되는 셈이다. 경매에 앞서 그림 그리기 대회를 열어 입상자들에게 값비싼 침대와 책상, 옷장, 화장대 등을 상품으로 나눠주는 것도 특징이다. 진 대표는 “다 좋아서 하는 거다. 불우이웃도 돕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 전국에서 익산까지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서라도 매번 좋은 물건을 경매에 내놓으려고 한다”며, ‘익산가구대통령’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가구점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진 대표는 온 가족이 봉사에 중독되어 있다. 삶 자체가 나눔이라 할 수 있다. 지금도 어양동에 있는 기독 삼애원(고아원) 2명에게 매달 10만 원 이상과 세제 등 생필품을 후원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이들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후원한다는 계획이다. 여산면 자율방범대 부대장과 제1기 익산시민경찰로 활동하면서 인연이 맺어졌다고 했다. 아울러 인화동 장애인복지관에 매달 5만원씩 후원하고 있으며, 가구대통령 및 직원 일동으로 컵라면 등을 지원하고 있다. 봉사와 나눔의 시너지를 이끌어가기 위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거래처 사장들이 가구점 방문 시 라면을 기증받는다고 한다. 진 대표는 “비싼 가구를 싼값에 경매 받은 손님이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면서 5만원을 선뜻 내놓았는데, 고마움에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눈시울이 뜨거웠다”고 했다. 이밖에도 경로당을 찾아가 말벗과 먹거리를 지원하고 있으며, 물난리를 겪은 주민들과 면, 동민의 날에 가재도구 등을 후원하는 왕성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가구점 말고도 농업인 후계자로 논농사를 60마지기나 지어 여기에서 나온 값비싼 ‘흑미’를 어려운 이웃과 손님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경기 고양에서 ‘가구대통령’ 본점을 운영하는 큰누나도 매년 1천 원짜리 소파 특별판매, 경매 행사를 열어 판매된 수익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에 쓴다고 한다. 이 행사는 에 출연하는 계기가 되었다. 누나도 나눔 실천에 게으름이 없다고 했다.

    이처럼 진 대표의 가족들이 봉사의 길을 걷는 데는 부친인 진상덕(64·여산면 태성리)씨의 가르침이 컸다.
    부친은 “너희들이 잘하면 네가 복을 받든지 자식이 복을 받든지 한다”며 늘 배려를 가르쳤다고 했다. ‘봉사대통령가족’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진 대표는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돈을 들여 언론에 홍보하면서 가구점의 홍보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는 것이었다. “시샘은 당연한 것이지 않느냐”는 필자의 말과 끈질긴 설득으로 취재에 응해준 그. 그의 젊은 나이보다 더 젊은 사고와 경영 이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나눔 정신, 그리고 정도를 걸어가려는 행동거지 등을 보면서 오히려 숙연해지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이 일을 그만두게 된다 해도 지금 후원하는 곳은 힘이 닿는 데까지 책임질 생각”이라고 덧붙일 정도다.

    진 대표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봉사정신을 자식들에게도 물려주겠다고 했다. “받는 기쁨보다 나누는 기쁨, 이것이 더 큰 행복을 준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맛보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박양수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양수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