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기행

    아티스트 2011. 8. 3. 23:46

    <핫 피플> 문재인 걸음걸이가 달라졌다?
    올 초까지만 해도 '노무현 틀' 안에서 움직여
    6월 중순 '문재인의 운명' 출판 후 변화 감지
    북콘서트 열고 '대망론' 보도에 민감 반응
    대체로 정치행보 시사 제스처로 읽혀
    입력시간 : 2011. 07.29. 14:49


    지난 6월 12일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들판에서 열린 오리농군 풀어 넣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2012년 대선에서 '대망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아직까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6월 중순 지난 30년간 자신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발자취를 담아낸 책을 펴낸 이후 좀 더 적극적인 외부 활동을 계획하고 있어 정치행보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실 올 초만 해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의 행보는 '노무현 프레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 1월 노 전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선언 7주년에 맞춰 마련된 기념행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균형발전정책에 대한 세미나를 주관하거나, '차명계좌' 발언을 한 조현오 경찰청장을 노 전 대통령 및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데 이은 '소환 촉구 1인 시위' 등의 활동이 주를 이뤘다.

    5월 19일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월 영령들을 추모하고 있는 문 이사장.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이후 자신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을 출판하고 나서 다소 변화된 행보가 감지되고 있다. 문 이사장은 이 책에서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며 "그의 서거조차 그러했다. 나를 다시 그의 길로 끌어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라고 언급해 이미 그의 역할론에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상황이다.

    이 같은 시점에서 문 이사장의 행보가 관심을 끄는 것은 조만간 좀 더 색다른 행사로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문 이사장이 책 출간을 계기로 '우리들의 운명'이라고 이름 붙인 북 콘서트는 7월 29∼30일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문 이사장 외에도 양정철 노무현재단 운영위원, 오연호 오마이뉴스 편집장, 김어준 딴지일보 총재,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 등이 나와 대담을 나누고 인디밴드들의 공연도 이어졌다. 특히 행사에서는 문 이사장이 책에서 못 다한 이야기와 책을 읽고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함께 나눴다. 물론 이 저서 자체도 '노무현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닌 만큼 아직까지 그의 의중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이 같은 행사를 통해 자신의 생각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더욱이 문 이사장은 최근 언론을 대하는 모습에 있어서도 눈길을 끌었다. 7월 초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가진 뒤 나온 '문재인 대망론'에 대한 보도와 관련, 취재 의도에 대해 의문을 적극적으로 제기한 부분이다. 당시 방송 보도에서는 문 이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실으면서 "내 자신이 선수가 될 가능성, 이런 것은 아예 생각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언급을 비롯해, 일부 내용만을 인용한 뒤 과거 유력 대권 후보였던 정운찬·고건 전 총리가 중도하차 했던 이유에 대한 한 교수의 발언을 함께 담았다. 이에 노무현재단 측에서는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인터뷰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고사(固辭) 끝에 간곡한 요청으로 어렵게 인터뷰가 이뤄진 가운데 1시간 40분 가까이 걸린 인터뷰 내용에서 2분도 안 되는 방송 분량만 발췌됐고, 수많은 답변 가운데 당사자가 가장 피하고 싶어했던 '대선 출마'에 대한 답변만을 인용했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기사의 결론에서 '현실 정치에서 혹독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선 주자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는 멘트와 함께 정운찬·고건 전 총리의 중도하차 이유를 이어 붙인 점도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6월 12일 봉하마을 정자에서 열린 ‘풍년기원제’에 참석, 돼지머리 입에 한 닢을 물려준 뒤 물러나고 있는 문 이사장.


    재단 측은 "문 이사장 본인이 대단히 신중하게 밝힌 자신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무시했다"며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더 나아가 그걸 기정사실화 한 후 반박하고 망신을 준 건 무례하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문 이사장 측이 최근 불거져 나오고 있는 '대망론'을 둘러싸고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은, 이에 대한 고민이 없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의 측근도 문 이사장에게 이 같은 고민이 없지 않다는 점을 시인했다. 아울러 내용을 떠나 이처럼 인터뷰와 관련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 자체가 '정치적인 활동'으로 읽힐 수도 있는 부분이다. 안영배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은 문제의 인터뷰에 대한 반박과 관련, "그 날 주제가 대선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는데, 굳이 (대선에 관한 입장을)물어보니 대답한 것만 갖고 기사화했다"며 "그러다 보니 결론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거기에 맞춰 인터뷰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망론'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해서 발언한 것이 아니다"면서도 "어차피 다른 보도들도 다 그 부분을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그걸 항의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5일 출간된 ‘문재인의 운명’.
    대권 주자 지지율도 상승세

    5월 2.5%→6월 3.8%→7월 6.0%

    2012년 여야 대선 주자 가운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야권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7월 23일 전국 19살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에서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지난 5월 2.5%, 6월 3.8%에 이어 7월에는 6.0%로 상승했다. 이는 야권 대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10.4%)와 4.4%포인트 차이, 2위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6.2%)와 불과 0.2%포인트 차이다.

    반면, 손학규 대표의 지지율은 6월(11.2%)보다 0.8%포인트 하락한 10.4%, 유시민 대표의 지지율은 6월과 같은 6.2%로 조사됐다. 한진중공업 사태 등 노동 현안 대책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의 지지율은 6월(2.0%)보다 1.6%포인트 오른 3.6%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은 39.7%로 여야 대선 후보군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및 오세훈 서울시장은 6월 조사보다 각각 2%포인트 오른 7.4%, 7.1%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오차 한계는 ±3.5%포인트다.

    앞서 뉴시스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공동으로 지난 7월 17일 실시한 '차기 대권 주자 지지도'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문 이사장의 지지율은 11.8%로, 11.3%에 그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제치고 2위로 올랐었다. /뉴시스


    박양수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양수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