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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티스트 2014. 5. 11. 16:52

    혼돈(混沌 섞일 혼, 어두울 돈)

     

    혼돈(混沌)이 질서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시대를 혼돈의 시대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무질서, 불확실성이라고 표현되는 혼돈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것을 가리킬 때 쓰이지요.

    혼돈이란 개념은 장자(莊子)응제왕(應帝王) 마지막 부분에 나옵니다.

    남해의 왕 숙, 북해의 왕 홀, 그리고 중앙의 왕 혼돈이 있었다. 남해의 왕인 숙과 북해의 왕인 홀은 자주 중앙의 혼돈의 땅에 가서 서로 만났는데, 혼돈은 그들을 매우 잘 대접해 주었다.

    숙과 홀은 혼돈의 고마운 덕에 보답하려고 의논을 하였다.

    사람들은 모두 7개의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을 쉰다고 하는데, 혼돈은 구멍이 없으니 우리가 구멍을 뚫어줘 보답하자고 의논을 하고 날마다 한 개씩 구멍을 뚫어주었다.

    7일째 되는 날 혼돈의 몸에 7개의 구멍이 뚫리며 그만 죽어 버렸다.

    혼돈은 원래 구멍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그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뚫어준 구멍 때문에 결국 죽어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질서와 합리성보다 어쩌면 무질서와 혼돈의 모호성에서 더 큰 생명력을 볼 수 있다는 장자의 역설의 철학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혼돈이 질서보다 경쟁력을 발휘할 때가 있습니다.

    질서는 언제나 아름답고 우리를 안정시키는 것인가를 회의해 보고, 혼돈은 늘 추하고 불안하고 제거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질서와 법을 강조하여 세상의 모든 것을 그 틀 안에 넣고 줄을 세우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의미이지요.

    세상은 어쩌면 질서보다는 무질서 속에서 더욱 예쁜 꽃이 피고, 순종보다는 잡종이 훨씬 더 경쟁력이 있고, 확실함보다는 혼돈 속에서 해답은 더욱 다양할 수 있습니다.

    혼돈의 역설, 질서와 줄서기만을 강요하는 작금의 시대에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입니다.

     

    혼돈의 인생이 질서정연한 인생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5월 11일 好古軒 에서...

     

         2년 전 겨울날 호고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