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혜산-
회색 빛 물결
소몰고, 꼴비고, 수박서리까지
속속 보았을 바다
엄지 손톱 만지작거리며
맥없이 풀 띁으면서
마땅이
받아들여야 할지도 몰랐던 외로움들
이제는
한(恨) 조각 구름이 되어 버린
섬 소년의 기막힌 시절
푸른 빛 물결
육지 구경에도, 유학의 길에도
나룻배까지 실어 줬던 바다
뱃고동 알릴 때
가지마요 외치는 엄마 손짖
손에 건네진 모정의 게장 한그럭에
울컥한 섬 소년의 눈물도 닦아줬던 바다
지금에
한 줄기 비(悲)처럼 애잔한 추억이 되어 버린
섬 소년의 서러운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