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기행

    아티스트 2011. 5. 30. 15:59

    (주)네오퍼시픽 신길원 대표
    휴머니즘 기업경영의 모델 제시
    “사회복지 등 공익사업에 기여할 터”
    초경량 구스다운자켓 등 고급 스포츠 캐쥬얼 의류 일본시장 안착
    입력시간 : 2011. 02.07. 13:42


    ′싸움에서 패배한 장수는 용감했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이 글귀는 모든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로, 다르게 해석하면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 밖에 몰라야한다는 아전인수(我田引水)의 삭막함을 담고 있다.

    특히나 각박한 요즘 사회에서는 더욱더 ‘나’라는 존재는 우선시 되고 있어, 남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점점 눈이 멀어지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요컨대, 인간사회에서 신뢰란 매우 중요한 연료라 할 수 있다. 가슴이 없는 인간에게서 덕(德)을 기대하기 어렵듯이, 우리사회는 남을 베려할 줄 아는 인격적이고 헌신적인 자세가 극히 필요하다는 것에 동감하고 있다. 우리는 평상시 다툼이 있을 때, ‘내 입장에서 생각해 봤냐!’는 말을 쓴다. 아주 흔한 말이 되어 마치 토시 역할을 하는 조사(助詞)처럼 굳어진 이 말의 어원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인데, 번번이 내 자신만을 챙겨버릴 때가 있었음을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이처럼 일상생활에 쉽게 등장하는 역지사지에 자신의 모든 인생관과 경영관이 숨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업무중인 신 대표
    (주)네오퍼시픽의 신길원(57)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작게 손해 보는 연습을 하다보면, 나중엔 큰 이익이 되어 돌아온다”고 말하는 그는 직원들에게도 바이어 서비스로 “저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먼저 해주고, 필요한 몇 가지를 더해주라”고 주문한다. 이 모든 게 가장 쉬우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역지사지의 진리이고, 마치 날줄과 씨줄이 짝을 이루는 것처럼 종국엔 그가 추구하는 성공경영의 길로 가는 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그에게 또 다른 파트너가 있다. 그건 열정(熱情)이다. 광주광역시 서중일고(48회)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그는, 군(軍) 전역 후 28세 되는 1981년 1월 결혼과 함께 ‘협진양행’에 입사했다.

    당시 40여명의 입사 동기들이 일주일간 합숙으로 신입사원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는, 첫 출근을 신혼여행지인 제주도로 해 입사부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삼도물산, 대우 등과 함께 7~80년대 대한민국 섬유의류수출의 선두주자였던 협진양행에서 일본 영업부서를 맡으며 7년 동안 탄탄한 경험을 쌓는다.

    아울러 1988년 동종업체인 태평양물산(주)에 스카웃되어 신설된 일본 영업부서의 부서장으로 제2의 열정을 불사른다. 태평양물산(주)은 신 대표를 스카웃하기 위해 3년간 공을 들였다고 했으니, 그의 입지를 짐작할 만하다. 그의 탁월한 영업능력은 업계 최고 위치에 오르게 했고 2002년 10월 영업이사직을 끝으로 마침내 지금의 (주)네오퍼시픽을 창업하게 이른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일에 파묻혀 살았다”는 신 대표는 신혼 첫 출근 때부터 새벽에 귀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심야 퇴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지 오래다. 특히, 일본어를 독학하다시피 해서 입사 3개월 만에 자신의 바이어를 꿰어 차고 상담부터 전 과정을 일본어로 완벽하게 처리하는 등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당시로는 파격적인 입사 1년 만에 해외 출장의 기회를 얻게 된다. 자사제품을 출품해 일본의 3개 대도시를 3주간 순회하면서 회사를 대표해서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신규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신규바이어를 개발하는 중요한 출장으로써, 더구나 많은 고참들을 제치고 발탁되었다는 것은 거듭 그의 능력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미얀마 공장 내·외부
    아울러 신 대표 또한 현지시장 경험과 안목을 키우고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회로 삼았고 더욱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았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직장생활 초기 4년은 그야말로 휴일이 없이, 낮과 밤을 바이어와 생산현장 그리고 밀린 내근 업무를 처리해야했기에 밤을 새는 일이 잦았다. 그는 이런 열정을 “아마도 고시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붙었지 않았겠냐”고 껄껄 웃는다.

    지난 일들을 회고하면서 신 대표는 “영업의 가장 기본은 역시 신뢰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품질과 납기가 뒷받침되어야하는데 항상 계획대로 완벽하게 되지 않는 것이 우리일이지요” 힘들었던 순간들을 말하고 있는 그는, 운송수단에 대해서도 근무했던 회사마다 새로운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납기가 늦을라치면 배로 보낼 것을 비행기로 실어 보내야하는데, 이 또한 추가비용이 만만치 않아 어떻게든 납기 연장을 받기위해 전전긍긍 한다. 그는 과감히 한공운송을 해서라도 바이어가 원하는 납기에 맞추는 게 철칙이다. 때론 항공화물로도 납기를 어기는 상황이 발생되는데. 이때는 직접 제품을 들고 비행기에 오른다. 이것이 그만의 방식이다. 승객수화물로 해서 현지 휴대품 통관 후 직접 바이어가 자정한 장소까지 배달한다. 적개는 1박스에서 100박스가 넘는 제품을 배달한다는 것.

    여객기 용량이 꽉 차서 한꺼번에 목표한 수량이 실리지 못하거나, 통관 등에 문제가 되어 차질이 생기면 직원들을 추가로 출장 동원해서 릴레이 Hand-Carry배달을 감행한다. 이때는 일본의 도착지 공항에 트럭을 대기시켜 놓고 논스톱 입체배송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허둥지둥 진땀을 빼면서도 바이어와 약속시간을 맞출 수 있어 큰 보람과 신뢰가 두터워 자신의 무형의 자본이 되었다는 신 대표는 그런 열정이 지금 그를 있게 했다고 한다.

    신 대표에 있어 제일 고뇌가 있었다면 힘들게 일할 때보다 자신이 직접 경영자로 나서야 할 그때였을 것이다. 20년이 넘는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비교적 늦은 나이인 49세에 그는 지금의 (주)네오퍼시픽을 창업함에 있었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제품 및 서비스의 차별화와 기존의 거대한 조직보다는 슬림화 된 조직, 바른 의사결정과 실행, 현지영업의 활성화를 기치로 새로운 도전의 불을 지핀 것이다.

    신 대표는 신입사원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 열정과 투지를 보이면서 창업 첫해 70만$이던 것이 작년에 1,500만$(원화 170억)의 수출 달성으로 매년 30%이상씩 신장하는 실적을 올렸다. 앞으로 중·단기 목표로 2011년 2,000만$, 2012년 3,000만$, 2013년엔 5,000만$ 달성을 계획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를 누비는 봉제 제조업의 베이스캠프인 (주)네오퍼시픽은 스포츠 캐주얼 의류를 주 품목으로 고감도에 고기능의 제품 개발과 함께 가격 및 품질 만족으로 고객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또한 일본시장에 최초로 최고급 거위털(헝가리산 Hand-Plucked Goose Down)을 사용한 초경량 다운자켓을 개발, 수출하여 고급 경량 다운자켓 시장의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로지 일을 사랑하고, 술과 친구를 좋아하는 그저 평범한 인간이오”라고 자신을 말하는 그는, 요즘도 열정에 최고조를 달하며 일 년에 절반은 해외출장이다. 30년 동안 구축한 신뢰와 인맥 그리고 노하우를 바탕에 둔 생산, 자재, 영업의 글로벌시스템을 강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
    미얀마 현지공장 직원들의 장기자랑 이모저모


    신 대표가 추구하는 경영 색깔은 ‘Global network’ 정착에 ‘best quality best company’의 기치로 종업원, 제품생산라인 등 무엇하나도 뒤쳐짐이 없는 인간존중을 기본에 둔 최고의 휴머니즘을 지향한다.

    경영에서도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으로 최고의 가치경영을 추구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를 적극 활용 비용을 절감하는 반면 영업효율을 높이며, 철저한 인센티브제를 정착시켜 그들에게 책임감과 비전을 제시해주어 주인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일본의 도쿄, 중국의 상해, 미얀마 양곤이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미얀마는 작년 7월 공장을 가동해 현재 8개 라인에 1천명이 넘는 인력이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는 6개 라인을 증설 계획으로 총 14개 라인에 인력만도 2천명이 투입될 계획이다.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더욱더 신뢰경영을 잃지 않는다는 신 대표는 앞으로 일본시장에 이어 유럽시장도 공략하겠다며, 인간존중을 기본에 둔 지속적인 창조와 혁신과 변화를 통해 꿈과 미래가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공익사업에도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신 대표는 미얀마 현지공장의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엽무효율을 위해 우수사원, 공로자 표창, 부문별 장기자랑, 미인대회를 개최해 그들에게 명절보다 더 소중한 날로 기억되게 했으며, 그들의 순수한 마음을 사랑으로 답례했다.

    (주)네오퍼시픽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과 함께한 직원들이 한사람도 이직(移職)이 없었다는 것은 그의 인간존중을 기초에 둔 역지사지의 기업철학의 결과를 그대로 말해주는 대목이며, 팀워크와 인화가 그 만큼 중요하다고 하겠다.

    이처럼 남에게 배려하면서도 자신에겐 가혹하리만큼 철저했던 그의 길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키코(KIKO) 등 외환상품에 손댔다가 날벼락을 맞아 3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고 지난해말까지 3년만에 모두 상환했다고 한다. 이로인해 당시 수많은 회사들이 부도 또는 폐업을 맞았지만 어려움 속에서 끝까지 명예와 신용을 지키는 힘든 길을 택했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지금은 홀가분하고 떳떳하다고 웃음을 보인다.

    블랙커피 한잔에 역지사지란 설탕을 저어 하루를 시작한다는 신 대표. 작은 몸짓에서도 강한 카리스마와 잔잔한 인간미가 풍겨 나오는 그의 얼굴에는 누구나 노닐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둔 듯 여유로움이 머문다. 굳이 움직이지 않아도 마치 고요한 가운데서도 큰 움직임이 엿보이는 정중동(靜中動)처럼.


    박양수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양수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