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기행

    아티스트 2014. 12. 19. 19:46

    <실버 만세!!> 광신부동산 위희 대표
    온갖 실패에 굴하지 않고 도전 인생 살아
    82살인 오늘도 색소폰 불며 “날마다 청춘”
    입력시간 : 2014. 12.14. 22:01


    「한 폭의 그림 같은 그 곱던 단풍잎이 떨어지니 가을인가!/ 달력 없어 세월 몰라 날리는 낙엽소리 겨울이 왔나/ 주름져서 세월 간 줄 알았도다/ 나그네 걸어온 길 세찬 바람 반백이요/ 출발은 같았으나 후회된 자취/ 아~ 그립던 고향 산천 겨울이더라/ 아쉬워라 지난 세월 되찾을 길은/ 뛰어라 남은 인생 최후 5분!」 1979년 5월 1일, 지금의 광신부동산 위희(82) 대표가 사업 실패로 모든 재산을 날리고 ‘실패는 성공의 길’이라는 희망과 함께 인생의 재장전을 각오하며 가슴 속 절실함을 담아 <최후 5분!>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지은 시(詩)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행복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갈지(之)자 걸음을 한다. 무엇을 이루기 위한 다짐이나 꿈은 거창한 구호일지도 모른다. ‘인생은 왕복 차표를 발행하지 않는다’는 말을 되새겨보면, 인생의 가치는 작은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을 추구할 때 진정한 가치이며, 외적인 풍성함보는 내적인 아름다움으로 물들어가는 것이 곧 행복한 삶이 아닐까.
    회고의 역사를 지닌 복덕방 장부들


    위 대표는 큰 것보다 작은 행복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맞이한다. 어느덧 산수(傘壽)의 나이를 넘긴 그는 인생여정만큼이나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굴곡진 삶을 살아왔다. 천관산 연대봉이 바라다 보이는 장흥군 관산면 옥당리 옥산마을이 고향인 위옹(翁)은 부자 소리 들었던 주조장집 아들로 태어나 부족함을 모르며 부유한 시절을 보냈기에 자존심 또한 남달리 강했다.

    그러나 그는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시련을 맞는다. 처음 운수업을 5년 동안 경영했지만 결말은 실패했다. 이후 근해가 아닌 동지나-남지나를 주무대로 하는 안강망(鮟鱇網) 어업에 손을 대며 부활을 기대했다. 이 또한 3년만에 손을 털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장사도 해보았지만 끝내는 희망을 지피지 못하고 좌절을 맛봐야 했다.

    그러고 나서 <최후의 5분!>이라는 시를 지으면서 희망을 지피는데, 아내(김복순 여사, 80) 명의로 지금의 ‘광신부동산’을 오픈하게 되었다. 부동산 대표가 아내 이름으로 되어 있는 것도, 왕년의 화려함에 비해 초라하기만 한 복덕방 명함 때문이었다고 웃음을 보인다. 지금은 어느덧 36년 동안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묵묵히 지켜주고 있는 이 일자리에 대해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라고 서슴없이 감사를 표한다. 복(福)과 덕(德)을 전달하는 방(房)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해주고 지역경제와 사회의 흐름에 교량적인 역할을 해주는 아름다운 직업이라며….
    충장축제에서 섹소폰을 불고 있는 이 대표


    슬하(膝下)에 모두가 공무원인 5남매를 두고, 지금은 아들손자와 모두 일곱 식구가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간다는 그는, 유독 며느리(이숙희, 54) 자랑에 목소리를 높인다. 29년을 함께 살아오면서도 한결같은 시부모 공경에 너무나 고맙고 사랑스럽다고 입이 닳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위 대표는 젊어서부터 음악을 꼭 하고 싶었는데, 사업 등으로 바쁘게 살다 보니 70세에 들어서 색소폰을 시작했다. 지금은 소속 동호회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며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축제’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쉬는 날이면 사무실에 나와 문을 닫고 한 곡조 길게 불고 나면 “날마다 청춘”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 아울러 <인생길>, <나 지금 여기까지 와 있소!> 등의 시도 발표해, 글 잘 쓰기는 그의 또 하나의 예술적 끼다. 이 모든 것이 곧 그가 외치는 작은 행복이라는 것이다.

    그는 ‘만사기유정인데 부생공자망’(萬事旣有定 浮生空自忙)이라는 공자의 말을 예로 들며, 인생은 정해져 있는데 정작 자신은 들뜬 인생만 부질없이 바쁘게 살았다고 회고했다. 인간의 노력이나 의지로 되지 않는 운명은 분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나 삶이 먼저고 운명은 나중”이라며 마음을 다스리며 살아간다고 한다.



    박양수 기자 gnp@goodnewspeople.com        박양수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