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기행

    아티스트 2016. 3. 22. 21:51

    빛가람路에서 - 우리는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가!

    2016. 03.18(금) 16:30확대축소

    “아빠, 운전기사님께서 너무 불친절해서 기분이 너무 안 좋았어요.”
    버스(담양군내버스, 225번) 기사의 불친절에 몹시도 불쾌한 모습을 보였던 필자의 둘째아들의 말이다.
    담양군 남면에 위치한 필자의 사는 곳은 한 시간에 한 대씩, 그나마 오전과 오후로 한 시간을 건너뛰면서 막차마저도 일찍 끊어지는 외진 곳이다. 아들의 불평이 푸념이나 응석처럼 비춰졌던지 “외진 곳에, 그것도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니기에 많이 짜증이 났는가보구나. 니가 기사님을 이해를 하거라”며 아들을 타일렀다.
    며칠이나 지났을까!
    광주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막차(225번)를 타고 귀가 했을 때의 일이다.
    무등도서관 정류소에서 남면 가는 막차에 올라타자마자, “어디가?”하는 소리가 들렸다. 귀를 의심해 “뭐라고요?”하고 되묻자, 곧바로 “어디가냐고?” 그랬다. 화가 치밀었던 필자는(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까지 저런 운전기사가 있구나... 생각하면서) 기사의 불친절한 행동에 대해 큰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순간 아들의 모습이 스쳐지나갔고, 불쾌한 마음을 참지 못해 버스 안의 승객들에게까지 호소했다. “이런 기사들이 담양군을 욕먹게 하고, 성실한 기사님들까지 나쁘게 만들고 있다”고 크게 외쳤다. 그런데 승객들의 반응이 더욱 재미있었다. “그런 일은 비일비재 (非一非再)한 일이요. 유일한 교통수단인 버스를 타기위해 기사들의 불친절에 말도 못하고 다녀요”라고 이구동성이었다. 더욱 화가 치밀었던 필자는 “당신 기사 이름이 뭐요?”하며 기사에게 소리치자, 승객 중의 한사람이 "운전석 위에 사진이 있으니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라고 했다. 순간, 승객들이 그동안 얼마나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을까! 불편하면서도 불이익을 당할까봐 말하지 못했던 마음들을 금방이고 느낄 수 있었다.
    기사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한 필자의 끈질김에 비로소 잘못했다고(진정 반성의 기미가 안보임) 말한 기사는 반항이라도 하듯 이번에는 난폭운전을 일삼았다.
    버스 안에는 하굣길 학생들도 여럿이 있었다. 정당한 행동을 응당 했기에 떳떳했던 필자는 이튿날 마을 여론을 수렴했는데, “다는 아니고 그런 불친절한 운전기사가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지금까지 담양군에 몇 번이고 민원을 넣었어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일이 있고난 약 한달 남짓 후, 똑같은 버스정류장에서 이번에는 낮에 집으로 귀가를 하는데,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시끌벅적 소리가 들렸다. 버스요금 때문에 기사의 목소리는 커져 있었다.
    그런데, 그 기사를 운전석 위의 명찰을 보니 바로 그날 막말이 오갔던 막차 기사의 이름이었다.
    시골은 고령화로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어르신들이다. 타고내리는 기동력이 더디고 대화도 잘 통하지 않는다. 그런 여러 이유로 기사님들의 스트레스는 날로 늘어간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하고, 부모님을 대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일할 수는 없는 걸까!
    우리는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가!



    박양수 기자 cws2344@hanmail.net        박양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