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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티스트 2016. 4. 15. 09:54

    빛가람 路에서 - 영원한 승리자는 없다

    2016. 04.11(월) 15:02확대축소
    박양수 편집부국장

    어느 날 장자(莊子)가 밤나무 밭에 놀러갔다가 이상한 까치 한 마리가 나무에 앉아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장자가 밤나무에 앉아 있는 까치를 잡으려 돌을 던지려고 하는데, 까치는 자신이 위험에 빠진 것도 모르고 사마귀 한 마리를 잡아먹으려는 데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런데 사마귀는 뒤에서 까치가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사실을 모른 채, 매미를 향해 두 팔을 쳐들어 잡으려 하고 있었고, 매미는 그것도 모르고 그늘 아래서 노래하고 있었다.
    장자는 그 순간 “세상의 모든 것에는 진정한 승자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던지려던 돌을 내려놓는다.
    그 순간 밤을 훔치려는 것으로 착각한 밤나무 밭 지기가 쫓아와 장자에게 욕을 퍼부으며 막대기를 흔들어댔다. 장자 역시 최후의 승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손자병법』에 전승불복(戰勝不復)이라는 구절이 보인다. 절대로 무너지리라고 상상도 못했던 세계적인 기업과 조직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이 글이 더욱 탄력을 받는다.
    ‘천리지제 궤우의혈(千里之堤, 潰于蟻穴)’이라는 말이 있다. 즉, 천리나 되는 제방도 개미가 파놓은 구멍에 의해 쉽게 무너진다는 뜻이다. 춘추전국시대 초기에 위나라의 백규라는 사람은 위나라 상국관직을 맡은 적이 있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치수(물을 다스리는 것) 전문가였던 그는 황하의 물을 다스려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사상가인 한비자는 백규의 치수 방법을 높이 평가 하였는데, 언제나 부지런하고 틈틈이 강둑을 순찰하면서 자그마한 개미구멍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백 척(百尺) 높이의 높은 집이라도 굴뚝의 작은 틈새로 인해 불이 날 수 있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전쟁에서 한번 거둔 승리는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전승불복(戰勝不復)의 철학, 그 승리에 만족해 도취되거나 자만하다가는 언제든지 실패로 뒤바뀔 수 있다는 깊은 교훈을 여기서 암시해주고 있다. 사람들은 서로 먹히고 물려 있으면서 자신이 영원한 승리자인 듯 착각하고 있다. 승리를 확신하고 승리에 도취되어 있는 순간, 뒤에서 그 승리를 빼앗으려고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변화가 빠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지나간 시절에 넋 놓고 있다가는 언제든 성공이 실패로 바뀔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은 작금의 현실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통틀어 ‘안으론 썩어 있고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세상이라고 이구동성(異口同聲)이다.
    여기저기 개미가 파놓은 구멍들이 촘촘히 박힌 모순된 세상들이 아주 가까운 데서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개미구멍 같은 존재인 민심을 보듬을 줄 알아야 제방이 무너지는 아픔을 막을 수 있다.
    영원한 승리는 없다.

    박양수 기자 cws2344@hanmail.net        박양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