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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티스트 2016. 6. 14. 15:08

    빛가람 路에서 - 여색(女色)은 뼈를 깎는 칼이다

    2016. 06.13(월) 14:12확대축소
    박양수 편집부국장

    주색재기사도장(酒色財氣四堵墻)에, 다소현우재내상(多少賢愚在內廂)이라. 약유세인도득출(若有世人跳得出)이면, 변시신선불사방(便是神仙不死方)이라.
    음주(飮酒), 호색(好色), 물욕(物慾), 객기(客氣) 네 가지로 쌓은 담장 안에 갇혀있는 수많은 어진(현인賢人) 사람과 어리석은(치인癡人) 사람이 행랑(行廊) 안에 모여 있네. 만약에 세상 사람들이 이 담장을 뛰어넘어 나갈 수만 있다면, 이것이 곧 신선(성인聖人)과 불(佛)처럼 죽지 않는 방도(方道)라네.
    당나라 시인 소동파와 불인선사와의 술자리 대화에서 나온 주색재기(酒色財氣)이다. 여기서 보이듯, ‘여색(女色)은 곧 사람을 파멸로 이끈다’는 일침(一針)이다. 소동파는 스스로 여색을 경계한 결과 후대의 존경 받은 인물이 될 수 있었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연루 되어 망신을 당한 정치인이 한 둘이 아니다. 이 중 단연 압권은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 미국 순방 중 인턴직원에 대한 성추행 파문으로 현지 경찰에 신고가 접수돼 조기 귀국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가 3년 만에 컴백했다. 공소시효가 만료된 뒤였다. 자신의 블로그에 <내 영혼의 상처-윤창중의 자전적 에세이>라는 글을 올리며, 사실상 언론인으로 활동 재개를 선언한 것이다. 그동안 언론보도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특유의 독설을 퍼부었다.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동병상련의 감정을 토로하면서,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자살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도저히 억울해서 죽을 수 없었다”고 까지 표현했다.
    성추행 사건으로 경질되기 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막말을 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동변상련의 정”을 느끼고 있다고 말해 더욱더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국내귀국 후 기자회견에서 ‘여자 가이드 허리를 툭 한 차례 쳤을 뿐’, ‘알몸상태로 인턴을 맞은 게 아니라 속옷을 입고 있었다’ 등 낯 뜨거운 해명만 늘어 놓으면서 오히려 적반하장(賊反荷杖)이었던 그는 언론이 자신을 향해 “인민재판”을 했다면서 결국 기자회견을 끝으로 칩거에 들어갔고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었다. 그로 인해 평생 씻을 수 없는 모욕을 당한 피해자는 “윤창중이란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고 했을 정도인데 말이다.
    마치원馬致遠 <황량몽黃粱夢>에는 술을 좋아하고, 여색을 밝히고, 재물을 탐하고, 성질을 부리는 것은 인생의 네 가지 경계 사항이라고 적고 있다.
    술은 장을 구멍 내는 독약이고, 여색은 뼈를 깎는 강철 칼이며, 재물은 화를 야기하는 근본이고, 성질은 사람에 연기 없는 화포라고.

    박양수 기자. cws2344@hanmail.net        박양수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