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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티스트 2016. 6. 27. 00:36

    빛가람 路에서 - 칡(葛)과 등나무(藤)의 신공항! 백지화가 해법이다

    2016. 06.20(월) 14:58확대축소
    박양수 편집부국장

    고려 말 이방원이 정몽주의 마음을 떠보려 읊은 시로 알려진 ‘하여가(何如歌)’와 이 시를 받은 정몽주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담아 답한 ‘단심가(丹心歌)’.
    멋들어진 시에 뜻을 주고 받은 두 사람 중 한명은 훗날 왕이 되었고, 다른 한 명은 선죽교에서 핏빛 이슬로 사라졌음을 역사는 전하고 있다. 역사의 주인공 두 사람을 식물에 비유하면, 이방원은 칡(葛), 정몽주는 등나무(藤)가 아니었을까!
    모두 고려왕조의 신하였지만 이념이 달랐던 두 사람. 칡꽃은 여름철 하늘을 향해 꼿꼿이 피어나고, 등나무 꽃은 봄철 땅에 이끌리듯 줄기에 매달려 꽃을 드리운다.
    희한하게 덩굴 뻗어나가는 방향도 다르다.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휘감아 오른다. 두 나무가 한데 어우러지면 난잡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래서 개인이나 집단의 목표나 이해관계에 있어 서로 적대시하고 충돌이 일어나는 그런 상태를 칡(葛)과 등나무(藤)을 붙여 갈등(葛藤)이라고 한다.
    신공항 후보지로 밀양과 가덕도가 거론되면서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사이에 정치인까지 가세한 유치경쟁 과열 양상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정부가 공정성을 내세우며 프랑스의 용역기관에 입지 심사를 의뢰했지만, 용역기관의 발표가 있기도 전에 대구·경북에서 밀고 있는 밀양이 우세하다는 보도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더니, 그 지역의 어느 국회의원은 이를 대통령의 선물 보따리라고 선전했다. 이는 대통령이 마음으로 밀양을 내정해 놓고 외국의 용역기관을 이용해 발표하려 한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신공항이라는 국가의 백년대계에 대통령의 사심이 작용하고, 지역이기주의에 근거한 정치적 계략과 잘못된 경제 논리가 지배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밀양과 가덕도는 모두 경남에 위치해 있는데, 지역에 가깝게 신공항을 유치하여 지역경제에 있어 이득을 챙기려는 데서 갈등(葛藤)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한국 사람은 없고, 영남사람만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백성을 위하는 창조경제논리는 사라지고 정치논리만이 존재하는 것 같아 슬픈 현실이다. 경상도가 자칫 두 동강이가 날 정도로 지금 그곳의 격분(激忿)은 마치 선거 유세의 장(場)이다.
    표를 얻기 위한 지난 선거의 공약(公約) 남발이 지금의 사태를 몰았는지 모른다. 무조건 되고 보자는 출마자들의 공약(空約)에 영남의 지역민들과 정치인 그리고 지역단체장 등이 심하게 대립하고 있다.
    신공항은 어디로 결정되어지던 간에 영남지역의 대립과 갈등은 멈춰지지 않는다고 본다. 차라리 백지화를 시키는 것이 해법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를 들여다보라! 막대한 예산에다, 아름다운 산과 국토가 잘라나가야 하고, 농로(農路)와 오솔길이 시멘트 포장으로 뒤엎일 텐데, 산들바람은 비행기의 소음과 매연으로 뒤바뀔 텐데, 그래도 신공항을 꼭 건설해야할까!


    박양수 기자 cws2344@hanmail.net        박양수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