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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티스트 2016. 7. 14. 08:36

    빛가람 路에서- ‘나눠먹기 혈서(血書)각서’ 들어보셨나요?

    2016. 07.11(월) 14:04확대축소
    박양수 편집부국장

    왼손 넷째 손가락(무명지) 첫 관절을 잘라, 혈서(血書)로 ‘大韓獨立(대한독립)’이라 썼던 안중근을 비롯한 12명의 항일투쟁 비밀결사대 단지동맹(斷指同盟)은 조선 침략의 원인을 제공한 원흉으로 지목되던 이토히로부미와 이완용에 대한 암살계획을 세우고, 3년 이내에 이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자살로써 국민에게 속죄하겠다며 피로써 독립운동의 의지를 드러냈다. 마침내 안중근은 이토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살해하는 거사를 단행했다.
    우리나라 독립을 앞당기는 발화선이 되었고, 당시 전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해주었고, 나라 잃은 설움을 달래줬던 대 사건이다.
    경상남도 의령군으로 눈을 돌려보자.
    거기엔 의장단 나눠먹기 ‘혈서 각서’라는 이해하기도, 상상하기도, 납득하기도 어려운 물건이 공개되어 사상(思想)마저 의심받고 있다. 경남 의령군의회의 후반기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의원들이 의장단 나눠 먹기를 약속한 각서가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의령군의회는 지난 4일 제222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의장·부의장, 3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제7대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의장에 출마해 1표 차로 낙선한 000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2014년 7월2일 자신과 일부 의원 등이 작성한 ‘혈서 지장 각서’를 공개했다.
    000의원에 따르면 “2년 전 전반기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자신이 의장을 양보하는 대신 후반기 의장을 맡도록 지지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썼지만, 동료 의원 1명이 이를 위반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서로 밀어주기로 약속한 뒤, 주민등록번호 등 법적효력요건을 갖춘 혈서지장 각서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각서에는 000의원을 포함한 의원 6명이 전·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약속하고 적은 주민번호와 지장이 찍혀 있었고, 위반 시 2억원을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겨 있었다.
    최근 의령군에서 고위급 공무원과 지역민 대표 군의원들의 잘못된 행태가 잇따라 발생하는데 대해 군민들 사이에서도 “도대체 왜 이러느냐”는 자조(自嘲) 섞인 한탄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이다.
    한편 의령군에서 최근 군의회 의장 선거를 둘러싼 ‘피 각서’ 파동과 계장급 공무원의 태양광 회사 경영 의혹 그리고 사무관급(면장) 공무원의 인사발령 파동이 뒤섞여 혼란을 겪고 있다.
    선거 때마다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며 한 표를 구걸하고, 당선되면 모든 이권에 개입하는 악순환을 단절시키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분명 도태될 것이다. 지방자치는 나눠먹기가 아니며, 의원은 벼슬아치가 아니다. 이번 의령군 사태는 분명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경찰에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해 선거법 등 위법 여부를 따져야 한다.
    ‘우리가 남이가’식의 수사는 절대 안 된다.

    박양수 기자. cws2344@hanmail.net        박양수 기자. 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