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원의 슬픈 사랑노래

문상원 2018. 3. 6. 15:54

라면과
함께하기에
보고픈 그녀가 떠오릅니다.

라면을
정성스레 끓여
먹을 준비를 하고
늘 보이는 것을 찾습니다.
최고야 라는 말도 듣고 싶었습니다.
그녀의 젓가락만이 그 자리에 있습니다.

라면이
물에 넣는 순간
빠른 젓가락의 놀림으로
차가움을 면발에 주었습니다.
차가움이 면발을 쫄깃하게 해줍니다.
지금 딱 좋은 데 그냥 불리기만 합니다.

라면은
이 맛이어야.
라면은 라면다워야
한다며 나에게 말했습니다.
본연의 맛만 즐기는 그녀였습니다.
그 맛이 그리워 떠날 줄은 몰랐습니다.

라면에
잠재된 슬픔들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몸부림치며 잊으려도 했습니다.
나쁘다는 사람들과 멀어져도 봤습니다.
그 슬픔들은 결국 그녀를 떠나보냈습니다.

라면만
먹으며 평생을
살 수 없다며 울을 땐
어떠한 말인지 몰랐습니다.
밥이 먹고 싶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녀에게 저는 평생 라면이었습니다.

라면도
하루를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것처럼
오직 그녀의 형상뿐입니다.
내 하루는 恨만이 쌓일 뿐입니다.
올 수 없는 사람을 기다리기에 말입니다.

라면과
함께하기에.
가슴에 아픔의 꽃만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