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원의 문화 활동 이야기

문상원 2019. 2. 10. 09:02


청나라는 중국 대륙 왕조의 마지막 나라입니다. 청나라가 얼마나 큰 나라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오랑캐라 하여 무시했다고 조선의 임금이 수모를 당한 일도 있습니다. 큰 나라인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 그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 이유를 그들이 글이 없어서라고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말입니다. 우리나라가 말과 글이 함께 있음이 얼마나 축복인지 모릅니다.

 

우리나라 글은 한글입니다. 우리의 말과 글은 엄청난 시련을 당해왔습니다. 중국 때문에 많은 한자어가 만들어지고, 일제 때문에 많은 일본식 만들어졌습니다. 중국사대주의, 일제 강점가가 끝났지만 여전히 그 말들이 남아 있습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면서 영어 말이 우리의 일상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말하는 중에 영어를 우리말처럼 넣어 사용하는 경우고 많이 있습니다.

 

영화 말모이는 이러한 시대에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입니다.”는 영화의 대사로 말과 글을 함께 가졌음에도 그것이 축복인지 모르는 현실에 무엇인가를 주고자 했습니다. 조희연서울시교육감님과 팬클럽인 희연이랑회원님들과 함께 보았습니다. 730분 영화 시작이지만 학교에서 오다보니 6시에 쯤 극장에 도착했습니다. 조희연교육감님를 만나 먼저 식사를 하며 서울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말모이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그 말이 아주 정겹게 느껴집니다. 1910년대 조선광문회에서 주시경 선생과 그의 제자들이 참여해 편찬된 최초의 현대적 우리말사전의 원고입니다. 일제강점기 시대 어려 어려움 속에 1942년 초고가 완성되었으나 인쇄 직전에 일제의 탄압으로 원고가 유실되고 학자들이 고초를 겪으며 간행에 실패했지만 원고가 1945년 해방 직후 서울역에서 발견되어, 1947'조선말 큰 사전'으로 이름을 바꿔 출간됩니다.



 

이 영화는 1942년 초고가 완성되는 과정을 가지고 만들어졌습니다. ‘판수인물을 통해 우리 말에 눈뜨며 소매치기가 아닌 우리의 말과 글이 주는 가치로 살아가는 삶을 말해줍니다. ‘정환을 비롯한 말모이 작업을 하는 조선어학회 인물을 통해 우리말을 왜 지켜야 하고, 왜 소중한지를 말해줍니다. “한 사람의 열 발자국보다 열네 놈의 한 발자국이 더 낫지 않겠어.”라는 대사를 통해 우리의 말과 글은 우리는 모두가 지켜야 함을 말해주기도 합니다.

 

판수는 극장에서 해고된 후 아들 학비 때문에 가방을 훔치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뒷부분에 판수는 우리글 지킴이 독립투사로 일제의 총을 맞고 죽어갑니다. 판수를 변화시킨 것이 글이었습니다. 많은 지식인들이 친일에 앞장서는 시대에도 우리글을 지켜야 우리나라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정환과 함께 모인 사람들 역할이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연기마조저도 아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성제일중학교에 다니는 판수의 아들 덕진, 7살인 딸인 순희를 통해 여러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판수 말도 일본어로 하고 이름마저도 일본이름으로 바꿉니다. 또한 동생 순희에게도 자신의 삶의 방식을 강요합니다. 동생 순희는 저 이제 가네야마레요 난 김순희가 더 좋은데라고 말합니다. 또 아버지가 함께 우리 동요 부르기를 좋아합니다. 그러 순희를 못마땅해 합니다.



덕진이를 비롯한 경성제일중학교를 다닌 많은 학생들은 일본에게 받은 세뇌교육에 해방 후 지금까지도 그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친일파들이 득세한 세상에서는 일제에게 교육받은 내용을 굳게 믿고 말입니다.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언제나 알지만 순간 더 떠올랐습니다. 일본 식 이름보다 순희라는 이름이 좋다는 순희를 해방 후에도 그들은 손가락질하며 살고 있는 가슴 아픈 현실을 살아감에 쓸기도 했습니다.

 

기승전결이 너무 뻔해 긴장감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눈물을 자꾸만 만들어내 장면 하나하나가

가슴에 들어와 그려졌습니다. 판수가 총을 맞을 때 나온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동요가 흘러나올 때 죽음의 시간에도 원고를 지키려는 모습이 함께 그려져 짠하였습니다. “아빠여서 미안해, 말모이가 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가지만 이게 완성되면 너희에게 덜 미안할 것 같아말모이 사전을 보며 아빠생각에 눈물을 흘리는 덕진과 순희

 

영화를 마치고 나오면서 떠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1963년에 있었던 '문법 파동' 사건 그 당시에 문법 용어를 단일화 하는 것에 대해 두 학파의 학자들이 대립하고 있었습니다. 한쪽에는 '문법, 명사, 동사, 조사'라는 명칭의 일본식 한자어로 된 문법 용어를 주장하는 문법파가 있었으며, 또 다른 쪽에는 '말본, 이름씨, 움직씨, 토씨'라는 순우리말로 된 문법 용어를 주장하는 말본파가 있었습니다.

 

'말본, 이름씨, 움직씨, 토씨'라는 순우리말 문법 용어는 '말광'에는 아직 남아있지만, 현재 학교 교과서에서는 완전히 사라져 교육 현장에서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말광은 사전의 우리말입니다. 이유는 표결 결과는 안타깝게도 8:7이라는 단 한 표 차이로 문법파가 말본파를 이겼습니다. 일본교육에 익숙한 사람들이 이겨 많은 일본식 말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현실에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를 생각해봅니다.

 

국어선생으로서, 민족의 아들로서 지금까지 무엇을 했나에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글을 쓸 때, 말을 할 때 언제나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용해야함을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조희연교육감님에게 서울교육말모이정책을 이야기하며 우리의 말과 글을 더 이상 망가지지 않기를 소망해 보았습니다. 이 모임을 주선한 공병갑 대표님, 함께 신청해주신 손기서 대표님, 바쁘신 중에도 함께 해주신 조희연교육감님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판수: 아버지 극장가서 사람들 피하라고 알려주고 바로 올게. 아버지 달리기 빠르잖아~ 절대 감옥소 안가. 쌩하고 갔다 올게

 

덕진,순희: 아버지는 지금도 오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