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병기들과 숨겨진 명품들

봉달이 2014. 9. 10. 12:30

 

망한 병기란게 대부분 그 병기자체의 문제점 때문에 아군이 죽어나가거나 작전에 실패하거나 전쟁을 그르치거나 하는데요...
오늘은 아무리 좋은 병기라도 그 사용자가 띨띨이들이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도움은 커녕 완전 망하게 하는) 교훈을 가르쳐 주는 병기가 되겠습니다...
이 병기를 꼭 굳이 따지자면 전투용 병기는 아니지만 이놈아 때문에 수만,수십만의 많은 아군이 도륙되고,많은 전투의 승패를 갈랐으며 심지어 전쟁의 향방을 바꿔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런 어마무시한 병기가 되겄습니다..

병기가 아무리 우수해도 사용자가 띨띨하면..이란 대목에서 대충 짐작들 하셨겠지만..
역시 인류전쟁사에서 꼴통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일본 황군의 병기가 그 주인공입니다..

아무튼 오늘의 망한 병기는 바로...

 


1. 소 개

- 이름 퍼플(PURPLE) 정식명은 97식 구문인자기(九七式欧文印字機/유럽 알파벳을 쓰는 97형식의 타자기)
- 당시 일본제국이 사용하고 있던 1급 외교문서용 암호장치(주요 각국 주재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주로 사용..뒤엔 일본군도..)
- 퍼플은 미국이 붙인 암호명으로 기계의 색이 자주색이었기 때문에 붙인..(단순..이 함호를 푸는 작전명은 매직MAGIC)
- 일본군의 이 장비에 관한 믿음은 거의 맹신 수준이엇음.

 

2. 개 요

- 전쟁 전부터 일본은 독일의 에니그마를 통째로 가져와 개조한 97식 구문인자기란 걸 대사관의 최고위 암호를 만드는 데 사용
  즉, 그 원형은 그 유명한 독일의 애니그마라는...(그럼 그렇지..이런 걸 독자적으로 만들었을리가..)

<독일제 애니그마>

- 하지만 연합군이 암호기를 해독해내는데 엄청 많은 시간이 걸림(그만큼 장비자체는 우수..)
  약간 머리를 굴려 애니그마를 손질한 관계로 애니그마는 이놈 대비 일찍 암호코드가 깨짐.
  퍼플은 에니그마에는 있는 반사판 장치가 없어서 구조적으로도 진일보...동맹국 독일도 이 기계의 암호를 못 깼다고(원판은 지네가 만들어 놓고선..)

 
3. 암호 해독과 진주만

- 1930년대 미군 암호해독 기관인 SIS(Secret Intelligence Service)에 근무하던 윌리엄 F 프리드먼과 프랭크 로렛이 퍼플을 뚫는데 성공하고 여기에 Magic이라는 코드명을 붙힘.
- 1939년 SIS에서는 퍼플을 상상하며 거의 비슷한 모조품을 만들어 냈고, 이 것을 워싱턴 D.C.에 가져다 놓았음.
- 나중에 찾아낸 퍼플 원본을 미국에 가져와 비교해보니 놀랍게도 이 짝퉁이 연기가 좀 나고 조잡하다는 걸 빼고는 원판과 거의 흡사했음.
- 후에 <도라도라도라>같은 영화에도 나오지만 미국은 워싱턴 주재 일본대사관과 거의 실시간으로 진주만 공습을 알 수 있었지만 불과 기습 몇시간 전에 선전포고문이 전송됨으로써 기습에 대비할 시간은 없었음.
- 전보 내용을 다 알고있었던 미국 쪽에선 일본 대사가 공습 이후에나 선전포고를 한 점을 들어 일본은 전범 재판 때 가중처벌을 받음.
 
4. 미드웨이 와 야마모토 제독  
- 아무튼 진주만에선 시간차로 인해 당했지만 이후 미군은 일본군의 암호해독에 전력을 기울임
- 이후 미드웨이 해전시 이 암호기로 타전된 일본해군 전문에서 <AF란 어디인가?>라는 유명한 스토리가 나옴.(어디긴 어디여 다들 아시다시피 미드웨이..AF를 알기위해 미군이 미드웨이에 식수가 부족하다고 평문무전을 날리고..어쩌구 저쩌구 하는..)
- 다 알고있는 자와 먹통 머구리인 자와의 대결은 뻔할 뻔자.. 미드웨이에서 일본해군의 압도적 패배로 이어짐.(랩터와 팬텀의 대결이랄까?)  
- 거기다 일본군의 보안수준이 완전 개판이어서 퍼플이 아니었더라도 작전목표가 미드웨이라는 걸 미군은 거의 100% 확신 했다고 함(당시 황군의 보안수준은 아래에서 설명하겠음)
- 미드웨이에서 박살나 피떡이 된 일본해군은 이후 군함이 거의 없어지자 육전대로 변신 동남아를 전전.(해군에서 해병대로?)
- 이후 야마모토 제독은 1943년 4월 18일. 부겐빌로 전선시찰에 나섰다가, 일본군의 암호를 해독하고 미군이 16대의 P-38 라이트닝 부대를 출격시켜 그를 제거하는 데 성공.
- 미군은 이 사건으로 인해 혹시 일본군이 그들의 암호가 깨진 걸 알게 될까봐 온갖 연막작전을 동원, 이를 인지하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함.
- 따라서 미국은 야마모토 사살 보고를 받았음에도 모르쇠로 일관.(야마모토를 잡았다는 대전공을 발표하지 않았다는...스스로 얘기하기 전엔 우린 누군질 몰랐다..뭐 그런 작전..)
- 일본이 한 달 후 스스로 야마모토 제독의 사망 사실을 실토하자 그제서야 "해안감시원이 야마모토 제독이 폭격기에 타고 부겐빌로 향했다고 보고해 작전을 펼쳤다"란 브리핑을 내놓음.
- 띨띨이 일본군은 한치의 의심도 없이 미국의 발표를 믿음. (즉, 미군 발표를 보고 아하~그랬구나아~어쩐지~ 요따우 짓을 하고 있었다는...)


5. 노르망디 상륙작전


<황군이랑 뭔 상관?...>

- 다들 일본이 노르망디 상륙전과 무슨 관계인가 싶겠지만 사실 투철한 동맹국 일본이 히틀러의 제3제국을 반쯤은 들어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지대한 공헌을 함.

 - 당시 독일주재 일본대사 오시마 히로시(大島 浩 일본 육군 중장..독일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줄 아는 나름 엘리트)는 히틀러를 비롯한 나치 최고위급 잡종들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 이 인간이 얼마나 전체주의와 나치즘을 신봉했냐면 동료 일본외교관들이 그를 "독일주재 독일대사"라고 부를 정도 였음.(이러니 히틀러가 얼마나 좋아했겠어?)   
- 아무튼 그런 관계로 인하여 당시 독일정세와 고급군사정보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는데 이를 퍼플 암호기로 모조리 본국으로 전송.
- 게다가 그 정보들 중에는 대서양 방벽의 독일군 배치현황, 방어계획, 전력지수 등 곧 유럽침공을 준비중인 연합군의 입장에서는 어마무시한 정보들이 대거 포함. 
- 이를 바탕으로 상륙지로 노르망디가 선정되어 작전이후 독일의 패망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에 퍼플과 오시마 히로시는 아스팔트를 깔아주고 있었던 것임.
- 물론 왠 떡인가 싶었지만 혹시나 악랄한 일본군의 페이크를 의심한 연합군은 수백차례에 걸친 항공정찰과 포티튜드 작전같은 연막작전을 병행하기도 했지만 역시 오시마의 정보는 알짜배기였음.
- 이후 미국의 합참의장 조지 마셜은 오시마를 가리켜 "히틀러의 의도에 관한 정보의 원천"이라고까지 말할 정도.


6. 최고의 암호기라더니 왜?

 

1) 어이없는 맹신

- 당시 일본군도 이 암호기가 독일의 애니그마보다도 더 진보된 암호기(자기도 못 깨고 독일도 못 깨니 안심한 것)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에 따른 자부심과 맹신이 화를 자초하게 됨.
- 게다가 시간이 흐를면서 이게 뚫린다는 걸 어느 정도 눈치 깠지만..
- 일본군은 "왠지 뚫리고 있다는 의심이 드니까 조심!"이라고 전문을 보내고 기계에 "국가기밀" 이란 딱지를 붙이는 게 조치의 전부...(그건 면회소 전화기에도 붙어있다는..)


 <황군이 대비한답시고 한 짓거리...> 
- 또 한다는 소리가 자기네 "일본어가 엄청나게 어려운 언어이므로 무식한 코쟁이들은 이 오묘한 언어를 절대로 못 풀 것!!" 이라고 헛소리 뻥뻥....(히라가나 카다카나가? 헐...-_-;;)
- 독일이 퍼플이 해독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일본 측에 여러번 경고하였으나 일본은 "우수한 우리 암호기술이 미개한 영미귀축에게 해독되었을리 없다"며 정신승리를 부르짖음(물론 영미귀축은 좋아라 함...)

 

2) 아무 생각없는 보안의식

- 퍼플이 깨진 가장 큰 이유로 앞서 얘기한 천재들의 엄청난 노력도 있었지만 거기다 일본군의 병신 삽질도 크게 한 몫 함.
- 구체적인 예로 일본군은 암호전문에 심심하면 평문을 사용했다는..
- 쉽게 설명하면..

 

 (퍼플암호문) 123 456 789 abc ---> (음어문) 개나리 도라지 만세 남포 ---> (해석문) 명일 오전 작전 개시 ---> (평문) 명일의 오전을 기해서 작전을 개시할 것 
 

이게 보통 암호문의 해석 수순이라면 일본 꼴통들은...
 

 (퍼플암호문) 123h 456m 789klg abce r ---> (평문) 명일의 오전을 기해서 작전을 개시할 것
 

이따우 짓을 했다는 얘기임..이는 반복 어구만 찾아내면 해석하는 데 날개를 달아주는 격임..그 유명한 샹폴레옹의 로제타석 고대 이집트어 해석도 이런 방법으로..
 
<이집트어 해석의 열쇠..로제타스톤...>

즉, 일본군은 암호내용을 평문으로 재전송하거나 높은 암호라고 준 걸 낮거나 시간이 지난 암호로 전송하거나 문서에 쓰이는 상투적인 말투를 그대로 암호화를 하거나 쓸데없는 말까지 모조리 암호화했다는 얘기.
 이런 행위들은 적들을 도와주기 위한 것으로 봐도 무관함...
- 거기다 일본군 전체에 만연한 수준낮은 보안의식은 거의 막장 수준이었음.
- 앞서 언급한 후쿠도메 시게루같이 해군제독이 암호문을 적에게 빼앗기고도 처벌이 두려워 모르쇠로 일관하질 않나..
- 1943년 1월 29일 과달카날 근해에서 일본군 잠수함 I-1이 뉴질랜드 기뢰제거함에 격침된 사건이 있었는데 이 잠수함 안에는 코드북 및 각종 기록이 페이지로 무려 총 20만 페이지나 들어있었음.
- 그러나 해당 잠수함의 승무원은 역시나 황군스럽게도 중요한 기밀문서의 처리를 포기하여 기본적인 조치조차 게을리 했고, 멀쩡한 암호책만 연합군에게 넘겨주었음.
- 이후 일본군은 이 사실을 알았으나 그냥 그러려니 넘어감..(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암호문을 계속 사용했다는 얘기..역쉬...)
- 이후 이를 격침한 기뢰 제거선의 승조원들은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으로 영문도 모른 채 전원 해군십자장을 받았다더라는...(ㅡ,.ㅡ;;)

 

3) 보안의식 실종의 막장 - 미드웨이 해전

- 일본해군이 진주만 공습을 앞두고 철통보안을 자랑하며 미군을 골탕먹인 것과는 달리 미드웨이에서는 그야말로 보안 따위는 엿바꿔먹은 행동을 보여줌.
- 출항을 앞둔 군함의 수병들이 부두앞 술집에서 "우리 미드웨이 먹으러 간다"를 떠들고 다녀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그 정보를 캐낼 수 있는 수준이었음.
- 병력이 배치되는 과정에서 야마모토 제독은 아예 무선으로 모든 지시를...(이 양반도 보통은 됀다더니 역시 황군티는 못벗음...)
- 게다가 군함들끼리도 무선통신을 통해 미드웨이를 떠들고 다님.
- 그중에서 압권은 어떤 군함에서 무선으로 이번 작전이 끝난 이후 섬을 점령한 병사들의 편지 주소를 어떻게 해야되냐고 묻자..(김칫국물 벌컥벌컥..)
- 다른 군함에서 무선으로 "미드웨이"라고 답변할 정도였음...(그것도 평문으로..무슨 짓거리인지..-_-;;)
- 사정이 이 정도였으니 미군이 아무리 모를래도 모를 수가 없었다는...
- 그 결과 앞서 감청를 통해 미드웨이란 사실을 알아낸 태평양 함대 사령부도 헷갈리게 만들었으며..(이것들이 몰카하나? 뭐 그러면서..)
- 워싱턴이나 영국군도 "비열한 쪽발이들이 페이크를 치고 있다."면서 니미츠 제독을 압박했었다고 함.

 

4) 가장 해독하기 어려운 암호

- 일본군의 거의 대부분 암호를 해독하고 있었던 미군이 푸는 데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군의 암호가 있었으니..
- 그것은 인위적으로 고안해낸 암호가 아니라 바로 가고시마 사투리였다고...(-_-;;)


<가장 어려운 암호...>
- 실제로 이 가고시마 사투리 암호는 실전에서 사용되어 독일에서 잠수함 U-511을 도입할 때 처음으로 사용.
- 미군은 잠시 골머리를 앓았지만 당시 미군에 복무하고 있었던 가고시마(가지키) 출신 미국계 일본인 2세 데이비드 아키라 이타미가 해독하여 풀림(사투리도 해독이라고 하나?)
- 그러고 보면 미군도 나바호족 언어로 암호를 만들었다는...(그놈이 그놈인가? 암튼..오우삼 감독의 망작 <윈드토커> 다들 아시져?) 

 

7. 평 가

- 간단히 말해 아무리 좋은 병기도 쓰는 놈이 띨띨이면 걍 무용지물..

- 어떤 상황에선 이번 경우처럼 자기 목을 겨누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요 개 발의 가죽장갑..오나미 팔의 명품가방...(흠..오나미..지못미..-_-;;)
- 황군 손에 M-16....황군 손에 M-16을 들려줘봐야 거기다 총검 끼우고 반자이 어택이나 할 것 같음... 


   <M-16 의 죽창화..반자이어택!!>

정말잘읽고있어요! 좋은글 감사해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