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물 정구지 캐고 잡초 매고, 하얀 민들레 김치 담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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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2021. 4. 3.

3월 21일

기온이 높다 보니 작물과 잡초 다 잘 자랍니다.

첫물 정구지를 캤습니다.

부추를 여기서는 정구지라고 하는데, 글을 쓴 후 맞춤법 검사를 할 때마다 카카오 측에서는 '부추'라고 합니다. 얼라아부지도 '어린아이의 아버지'라고 친절하게 알려주는데, 저는 우리 지역의 말을 그대로 사용하고 싶은데 카카오 측은 융통성이 너무 없습니다.

 

봄이 오기전에 정구지밭의 잡초를 한 번 맸더니 제법 정구지밭 꼴이 납니다.

정구지는 백합과의 다년생 초본식물로 원산지는 중국 서부 및 북부지방으로 알려져 있으며, 요즘은 시절이 좋아 사철 정구지를 구입할 수 있지만 노지 첫물정구지를 최고로 칩니다.
정구지는 경상도 방언이며 표준어는 부추인데요, 예로 부터 부추를 일컫는 말로 부부간의 정을 오래도록 유지시켜준다고 하여 정구지(精久持)라 하며,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 한다고 하여 온신고정(溫腎固精)이라 하며, 남자의 양기를 세운다하여 기양초(起陽草)라고 하고, 과부집 담을 넘을 정도로 힘이 생긴다 하여 월담초(越譚草)라 하였고, 장복하면 오줌줄기가 벽을 뚫는다 하여 파벽초(破壁草)라고 하였다고 할 정도로 많은 별명이 있습니다. 또 '봄 부추는 인삼·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과 '첫물 부추는 아들은 안 주고 사위에게 준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아들에게 주면 좋아할 사람이 며느리이니 차라리 사위에게 먹여 딸이 좋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가졌다고 할 정도로 첫물 정구지는 우리 몸에 좋다고 합니다.

 

잡초를 맸음에도 잡초가 또 자라고 있었습니다. 얼른 정구지를 캐고 잡초를 매야지.

 

하얀 민들레와 제비꽃이 유독 많으며, 개갓냉이도 많습니다.

 

개갓냉이는 번식력이 강하지는 않지만 뿌리가 깊기에 뽑을 때 애가 쓰이며, 제비꽃은 번식력이 강하기에 많이 뽑아 버리는데도 또 많이 있습니다. 지금이 제비꽃 철이다 보니 텃밭에는 몇 종류의 제비꽃이 피어 있는데 뽑아 버리는 일도 일인지라 포기 상태입니다.

 

엉금엉금 잡초를 매고 하얀 민들레를 뽑아 김치를 담그기로 했습니다. 꽃이 핀 민들레는 차마 건드릴수가 없어서 두고, 새싹이거나 늙어도 꽃이 피지 않은 민들레를 캤습니다.

 

텃밭 작물을 채취하는 건 재미있으며 손이 빠른데, 텃밭이나 집에서 다듬을 때는 손이 느리며 시간도 더디게 갑니다. 그래도 참고해야 밥상을 차립니다.

 

민들레 뿌리를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었습니다.

 

빨리 삭도록 쪽파를 조금 넣어 멸치액젓으로 절였습니다. 멸치액젓으로 절일 겨우 세척을 할 필요가 없으며 영양소 손질도 막을 수 있습니다.

30분 정도 절이니 양이 20%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대야를 기울여 액젓에 고춧가루를 풀고, 마늘과 생강청, 참깨, 매실청과 만들어둔 김치 양념을 넣어 버무려 줍니다.

 

당장 밥상에 올릴 수 있는 민들레 김치가 되었습니다. 쓴맛을 좋아하다 보니 봄나물이 입에 잘 맞습니다.

 

첫물정구지를 캤으니 바지락을 넣어 지짐을 굽고, 정구지를 데쳐 무치고 김장김치의 양념을 털어낸 후 김밥을 쌌습니다. 국은 바지락 쑥국입니다.

 

반찬이 김치류뿐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계속 그러한데, 머위 나물이 추가되며 파프리카·파 절임, 봄동 김치, 민들레 김치, 쪽파 김치, 김장 김치 이렇게 오릅니다.

그래도 얼라아부지는 이 정도면 진수성찬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