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 아홉산 숲, 모든 게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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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2021. 8. 12.

7월 31일

연잎밥 정식으로 아점을 든든하게 먹은 우리는 역시 철마 웅천에 있는 아홉산 숲으로 갔습니다. 김양에 입력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홉산 숲은 밥집 철마 연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기장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아홉산 숲이라고 하여 거제 맹종죽 테마파크와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습니다.

아홉산 숲은 걸음걸음이 화보였다 보니 사진을 많이 찍었기에 어떻게 선별을 해야 할지, 한 페이지에 다 올릴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부산 기장 철마면 아홉산 자락의 넓은 주차장에 주차 후 마을 골목을 걸어 아홉산 숲 입구입니다. 입장료는 어른, 아이(5세부터) 동일하게 5,000원입니다. 약 10년 전부터 2016년 일반 개방하기 전까지 아홉산 숲은 유치원, 어린이집 단체에만 개방했었습니다.
그때의 어린이 입장료와 동일하며 경로, 장애인, 어린이 할인은 따로 없습니다.

 

'아홉산 숲'의 '아홉'이라는 지명은 아홉 개의 봉우리에서 따온 이름으로 남평 문 씨 일가가 무려 9대에 걸쳐 지켜온, 그리고 지키고 있는 숲입니다. 이 숲의 시작은 임진왜란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부산에서 살던 남평 문 씨 일가는 난리를 피해 철마면 웅천 미동마을(곰내 고사리밭)로 옮겨와 이곳에 대숲을 일구고 금강송, 편백, 참나무 등을 심었으며 그렇게 400여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2003년 3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맨 자연을 아이들이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숲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학술적 목적으로만 민간의 입장을 허락하다가 같은 해 9월 아홉산 숲의 올바른 활용을 위한 아홉산 숲사랑 시민모임추진위원회를 만들었고, 2015년 3월부터 최소 단위로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약 16만 평의 아홉산 숲에는 인공림은 맹종죽 등의 대나무와 편백, 삼나무, 은행, 리기다소나무, 상수리, 밤나무 등 약 30ha를 차지합니다. 나머지는 약 4ha의 혼효림 그리고 우수한 형질의 금강소나무, 참나무, 산벚나무, 층층나무, 아카시 숲이 원형 그대로 보전된 천연림이며 기타 자생 피나무, 사스레피나무, 차나무, 흰 꽃 붉은 꽃이 피는 줄딸기(신품종)가 있다고 하는데 여름인 이 계절에 어느 정도의 수목을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가 컸습니다.(참고 : 아홉산숲www.ahopsan.com/)

 

아홉산 숲 종합 안내도, 방문 수칙 등이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여기는 개인 사유지이기에 방문 수칙을 꼭 지켜야 합니다.

 

매표소 맞은편에는 부채와 벌레 기피제인 계피 수액이 준비되어 있었기에 우리는 몸에 뿌렸습니다.

 

바로 대나무 숲이 나왔으며 우리는 조용히 숲을 걸었습니다. 참대나무 아래에는 표고버섯 재배지였으며 맞은편에는 황금 대나무가 있었습니다. 황금 대나무는 마디마다 초록색 줄무늬가 어긋나 보입니다.

 

대나무 숲을 지나 커브를 돌아 걸으니 목수국이 식재되어 있었고 언덕 아래에는 수국이 지고 있었으며, 체험장이 있었고 쉴 수 있는 의자도 있었습니다.

 

산새 소리를 벗 삼아 그렇게 걸으니 금강소나무 군락이 나왔는데 입이 절로 벌어졌습니다.

금강송은 기장군에서 지정한 보호수로 수령은 400년이 넘는다고 합니다. 금강송 아래에는 키가 작은 주목류가 식재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유명 산에서 일제강점기 때 소나무의 송진을 끓여 송탄유를 만들기 위해 소나무마다 상처가 있는데 아홉산 숲의 금강송은 송진 채취 흔적이 없는데 그 이유가 안내 표지판에 있습니다.

 

안내표지판이 세워져 있었지만 나들이객의 편의를 위해 곳곳에 손글씨 안내가 있기도 했습니다. 나무의 이름표도 있습니다.

 

맹종죽 숲입니다. 대단했습니다.

대나무가 키가 크다 보니 소나무도 지지 않으려고 키가 컸습니다.

맹종죽은 중국이 원산지며 다년생 목본으로 줄기는 녹색에서 황록색으로 변하며, 호남죽, 죽순죽, 일본죽, 모죽이라고도 하며, 높이 10~20m, 지름 20cm 정도로 대나무 중 가장 굵은 대나무를 말합니다.

 

대나무 숲에 가면 대부분 위를 보며 이렇게 사진을 찍습니다. 대나무의 키를 가늠하며 댓잎 사이로 스며드는 눈부신 해를 보기도 합니다.

 

얼라아부지가 혼자 대숲으로 막 걸어갔습니다.

이 대나무 숲에서 군도, 대호 등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찍기도 했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다 보면 전봇대나 가로등이 거슬리는데 이 대나무 숲에는 방해물이 전혀 없었으니 사극을 촬영하기에 안성맞춤인 장소 같았습니다.

 

굿터 맹종 숲입니다. 높은기둥이 사찰의 당간지주처럼 생겼습니다.

전언에 따르면 약 200여 년 전 가장 먼저 조성된 맹종 숲으로, 마을 사람들은 가운데 동그랗게 대나무가 자라지 않는 부분에 아홉산 산신령의 영험이 있다고 믿어 궂은일이 있을 때 치성을 드리거나 굿 또한 동회(마을 모임)를 갖는 광장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맹종죽 숲을 빠져나와도 또 대나무 숲길을 걸었습니다.

아홉산 숲은 끝없는 대나무 바다 같았습니다.

 

영화 세트장인 서낭당입니다. 궁금하여 안을 봤습니다.

 

1954년에 조림한 편백나무숲길입니다. 맞은편에는 역시 댓잎이 사부작거렸습니다.

피톤치드 덕분에 막 건강해지는 듯했으며 걸음도 가벼웠습니다. 이상하게 식구 누구도 힘들다거나 돌아가자는 말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이제 다 자라서 그럴까요.

요즘 혼자 숲으로 가기에는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 아홉산 숲은 사유지라 그런지 깊은 듯한데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길은 돌며 내려가며 그렇게 한참 이어졌습니다.

 

이 깊은 산중에 도깨비가지와 미국 자리공이 있었습니다. 도깨비 가지는 더운 날씨에 빨리 성장하고 가뭄에 대한 내성이 있으며, 미국 자리공은 뿌리가 도라지와 비슷하여 산나물을 채취하는 이들이 식용하여 구토나 호흡곤란을 겪었다는 기사를 볼 수 있는데, 아홉산 숲 관리자께서 교란 식물인 이런 식물은 제거해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지치지 않고 씩씩하게 걷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나들이 시 중간에 가기 싫다, 돌아가자고 했는데 일 년 사이에 진짜 성인이 된 듯합니다. 걸음도 경쾌했습니다.

 

서낭당에서 두 갈래길이 있었는데 나들이객이 오는 길은 윗길로 진달래 군락이 있으며, 우리는 아랫길로 왔는데 이렇게 만납니다.

 

평지 대밭(맹종죽 숲 2)으로 가는 길입니다. 바닥에는 곳곳에 미끄럼 방지를 위해 야자수 매트가 깔려 있었습니다. 아홉산 숲은 숲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개방을 했는데, 지금까지 아이들이 걸어도 큰 무리가 없는 길이었으며 미끄러운 곳은 이렇게 친환경 매트를 깔았습니다.

 

평지 대밭입니다.

약 만 평에 이르는 이 맹종죽 숲은 해방을 전후한 시기부터 현재의 동래구 수안동에 있는 옛 동래 군청 주변의 식당을 돌며 남긴 음식을 차로 실어 나르고 부산 시내를 지나는 분뇨차를 이곳에 이끌어 비료 삼아 뿌려주며 관리하였다고 합니다. 현재 전국에서 맹종 단일 종으로는 가장 넓은 숲이며 봄철에 생산되는 죽순의 굵기도 최고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봄에 아홉산 숲에서 죽순 판매가 있었습니다.

맹종죽의 유래 및 설화입니다.

중국 삼국시대 효성이 지극한 맹종(孟宗)은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던 그의 모친이 한겨울 대나무 죽순을 먹고 싶다고 하기에 눈에 쌓인 대밭으로 갔지만 대나무 순이 있을 리 없었다.
대나무 순을 구하지 못한 맹종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하늘이 감동하여 눈물이 떨어진 그곳에 눈이 녹아 대나무 죽순이 돋아났다. 하늘이 내린 이 죽순을 삶아 드신 어머니는 병환이 말끔하게 나으셨다. 이로 맹종죽이 효를 상징하는 하나의 의미가 되었다. 눈물로 하늘을 감동시켜 죽순을 돋게 했다고 맹종설순(孟宗雪筍)고사성어가 있다.(거제 맹종죽 테마파크 숨소슬에서)

 

대나무는 죽순이 자라 나무가 되는데, 2년생의 대나무는 줄기의 색이 황록색으로 변하며, 대나무는 생장하기 시작하여 수십 일(맹종죽 30∼50일) 만에 다 자라며 자란 뒤에는 더 이상 굵어지지 않고 굳어지기만 한다고 합니다.

대나무의 수명은 게시글이나 뉴스 기사에 따라 다른데 다음 백과에서는 약 150년이라고 합니다. 

 

성장 속도가 빠르고 햇빛 경쟁에서 압도적인 대나무는 땅속줄기를 확장해나가면 소나무 등 다른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굽은 대나무, 약한 대나무, 쏘문 곳의 대나무는 솎아 내기를 해야 합니다. 

맹종죽 숲에는 대나무를 이용한 울타리와 벤치가 있으며 오붓한 쉼터도 있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쉼터에 들어가서 앉아보고 싶었는데 우리 식구들은 감정이 약한가 봅니다.

 

이 길어 너무 좋았습니다. 마치 산인 같은 여인이 씩씩하게 앞서서 걸었는데 그 모습도 멋졌습니다.

무엇보다 관리를 하시는 분들의 수고가 온몸에 느껴졌습니다. 겨우 300여 평 텃밭을 운영하는데도 힘이 드는데 아홉산 숲은 무려 16만 평이니 그 수고를 어찌 말로 다 하겠습니까.

 

이제 나가는 길입니다.

 

5월에 하얀 꽃을 피우는 층층나무가 열매를 달았습니다.

층층나무는 층층나무과에 딸린 낙엽 교목으로 키는 10~20m에 달하고, 가지가 층층이 달려서 옆으로 퍼집니다. 잎은 어긋나기로 나고 넓은 타원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5~6월에 흰꽃이 모여 피고, 열매는 9월에 검은 자주색으로 익습니다.

층층나무 꽃이 필 때 아홉산 숲을 찾아도 좋을 듯하며 수국이 필 때도 색다른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을 듯합니다.

 

"고사리조차 귀하게 여긴다"는 마음으로 곰내 고사리밭에서 아홉산 숲을 조성한 남평 문 씨 일가의 종택인 관미헌(觀薇軒, 고사리를 바라보는 집)입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여름꽃인 배롱나무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뒷문으로 가니 출입을 금하기에 앞쪽으로 가니 공사 중이었습니다.

 

자연 냉장고 앞에는 관미헌의 건축현장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모든 곳이 감동이었습니다.

 

관미헌 앞에는 마디가 거북이 등껍질을 닮은 구갑죽이 식재되어 있었습니다.

1950년대 말 문동길(1925~2000) 어른이 중국, 일본을 거쳐 몇 뿌리를 이식한 것이 자리를 잡은 대나무로 최근 중국과 교류가 잦아지기 전까지 아홉산 숲에만 있었다고 합니다. 문동길 어른 또한 8~90년대 부산 지역 유일의 독림가(篤林家)를 역임하였다고 합니다.

 

마디가 거북의 등껍질을 닮은 구갑죽과 잎입니다.

 

다시 입구입니다.

수국이 아쉬운 듯있었습니다. 2시간 조금 넘게 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