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쉼터

윤현종 부동산 2010. 5. 30. 22:54

미담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길어질 이야기를 한마디로 줄인다면, 밴쿠버에서 좋은 한국분들께 큰 도움을 받았던 이야기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사정상 실명을 밝히지 않는 것을 양해해 주시길 바라며,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말재주가 모자라 너무 지루한 이야기도 양해 바랍니다.

저는 작년 한국에서 밴쿠버로 왔습니다. 외국생활 경험이 있었지만, 그래도 NEW인지라 많은 실수가 있었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가 중고차를 구입하면서 일어났습니다.
적당한 차를 예산에 맞게 알아보고 있던 중, 우연히 생각지도 않았던 차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차는 다른 차들보다 연식도 마일리지도 메이커도 상태도 우수했는데, 가격은 더 저렴했습니다.
하지만, 타국 신참이라 어떤 일을 겪을지 알 수 없으니, 신중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곳은 중소급 규모의 딜러였는데, 이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물론 빨리 차를 구입하게 하려고 감언이설을 늘어놓았습니다. 차에 대한 자랑뿐 아니라, 온지 얼마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용하고 또 그러니까(잘 모르니까) 내 말을 들으라, 내 아내가 한국 사람이고 한국 친구가 몇 명이고, 그때가 Thanksgiving 연휴 시작이었으니 당장 구입해서 연휴 동안 쓰라는 둥, 그런 음흉한 분위기는 대충 짐작이 가시지요?
그럴수록 정신을 차리고 확인과 의심을 가지려고 했습니다. 사실 한국도 꽤나 정신차리고 살아야되는 곳인지라,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았습니다.

저는 사실만 보고자 했습니다. 차가 어떤가. 꽤 괜찮은 딜이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괜찮아서 의심이 생기는 것이었으니, inspection을 해야 되겠다.
딜러는 그럴 필요조차 없지만, 원하면 mechanic을 소개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니, 저는 준비해간 한인 주소록으로 (metrotown)근처의 한국 mechanic분들께 전화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Thanksgiving이었습니다. 연휴가 시작되는 오후 4~5시쯤이라, 모든 Auto Shop이 문을 닫았고, 저는 차를 구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는 없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때 한국 mechanic 한 분께서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기계가 없어서 full inspection은 불가능하다. / 큰 부분만이라도 봐 주실 수 있겠는지? 부탁을 드리니 대강의 inspection을 해 주기로 하셨습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전반적으로 꽤 좋다. 마일리지가 적어서 좋은 반면 너무 적어서 의심스럽지만, 캐나다에서 그 조작은 큰 범죄이므로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곳 저곳 작은 수리가 필요하다.

저는 딜러에게 우선 수리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사람들은 오늘 계약하고, 연휴 동안 차 쓰고, 연휴 후에 수리하면 된다. 저는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연휴 후에 수리를 마치고 계약하기로 했습니다.

3일의 연휴가 지난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시 가서 수리할 부분을 세세하게 지적했고, 그 수리는 종일이 걸려서 저녁이 되어서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계약 때에도 보험(번호판) 관계자가 딜러에 있었지만 저는 굳이 한국분을 불렀습니다. 신참이라 신중하고자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계약 전에 경고등 하나가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저는 BAS-ESP 경고등이 들어온채로 계약을 할 수는 없다고 버티었고, 그들은 비가 와서 들어온 것 뿐이라며 배터리도 빼보고 어디로 차를 가져갔다 오더니, 이제 안 들어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확인했고, 그제서야 계약을 시작했습니다. 가격 협상 등등의 긴 절차가 끝나고, 계약은 밤이 되어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차를 사용하면서 만족했습니다. 저의 사정상 구입부터 한 달 정도를 정신없이 바쁘게 보내고, 한 달 뒤 관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maintenance 외에 그동안 한 가지 발견된 문제는, 경고등이 안 들어오는 것은 맞는데, 처음에 키를 넣었을때에도 (전체 다 들어오게 되어있는) 안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어떻게 된 것인지, 혹시 전구라도 빼버린 것인지 의심이 되었지만, 한 달 동안은 알아볼 여력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저는 그 차에 만족했고, 중고차니까 일정 부분 수리하는 것도 예상했습니다. 아무튼 관리~수리를 위해서 이제 다시 한국 mechanic분들께 전화를 돌렸는데, 웬일인지 어떤 분도 그 차를 흔쾌히 맡고 싶어하지 않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이유는 잘 모릅니다. 그 차는 mercedes-benz ML430 2000년식이었는데, Benz여서 그랬는지, 개인 (장비) 사정이셨는지, 경고등 때문이었는지, 인스펙션을 해 주신 분조차도 딜러로 가라고 하셨지만... 제가 그럴 입장은 되지 못했습니다.

그때, 유달리 자세히 설명해 주시는 곳이 한 분 계셨습니다. Kingsway 메트로타운과 하이게이트 중간 쯤에 있는 Teamwork 라는 Auto Shop이었습니다. 직접 찾아가 보니, 더 믿음이 갔습니다. 동종의 차량을 잘 알고 계셨고 (많은 차들을 다루고 계셨습니다), 적극적이시고 젊은 정신이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이런 얘기는 주관적인 얘기라 애써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만 - 믿음이 갔습니다.
저는 믿고 맡기는 성격이라서, 제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이시고 믿을 수 있는 분을 찾고, 맡기고 조언을 따르는 것이 저의 방식입니다. 그리고 그런 분을 드디어 찾았던 것이었습니다.

Teamwork에서도 경고등과 마일리지가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어찌되었건 제가 계약을 마쳤고 한 달이나 사용했고 만족하고 있으니 관리~수리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컴퓨터가 차량 시스템을 아예 scan도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경고등이 시동 전에도 안 들어오니, 아무래도 전구를 뺀 것 아닌지라는 의견을 내셨습니다.
끝내 제가 딜러로 찾아가서 매니져에게 물었습니다. 나는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고, 수리를 하려고 물으러 왔다. 어떻게 경고등을 안 들어오게 했는가?
그들의 답은 혹시나가 역시나였습니다. 무슨 경고등? 우리중 아무도 경고등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 David이 배터리를 빼보았고 Mark가 어디론가 가져가 고쳐왔으며 Kuku가 보았는데? / 아무도 경고등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설득도 설명도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 딜러는 Kingsway와 Imperial이 만나는 곳에 있는 Best Import Auto입니다.

저는 저 자신을 아프게 반성했습니다. 서둘렀고, 100%가 아닐때까지는 사인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한국식으로 사람믿은 것이 모두 나의 잘못이다. 뼈아픈 경험으로 삼고, 나의 피해를 받아들자.

저는 그랬습니다. 저는 받아들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Teamwork분들은? 그분들은 안 그러시더군요. ^^
저보다 더 안타까와 하시고, 흥분도 하시고, 가만 두면 안된다고, 저보다 더 못 받아들이시더군요. ^^ 제가 어떻게 설명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영어도 이곳 경험도 부족한 저를 대신해서, 다시 딜러에게 전화해 주시고, 같이 찾아가서 항의해 주셨습니다. 물론 소용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 말씀대로, 말이라도 해봐야 속이라도 시원하지 않겠느냐고... 겪어본 분이 아니시면 모르시리라 생각합니다. 고마움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생전 처음보는, 아직 고객도 아닌 사람의 일에 저보다 더 발벗고 나서 주셨습니다. 고마움 이상의 마음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분들 남 같지 않아서 그러신다고 하셨습니다. 다 비지니스에 도움이 된다고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 아무도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저라면 그럴 수 있을지 저조차도 잘 모르겠습니다. 당시는 월동준비로 Shop이 가장 바쁜 11월이었습니다.

이 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 겨울이라 오일도 냉각수도 브레이크도 타이어도 관리해야 되는데, scan도 안 되는 상황. 의논 끝에 우선 관리를 시작하고,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Car-fax Report를 떼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차는 당시 마일리지가 73,000km 였는데, 2004년에 94,000km가 report가 되어있었습니다. Mileage Rollback!
사장님과 딜러에 찾아갔습니다. We have a big trouble. 답변은? 니 마음대로 하라. 이전에 저에게는 경찰 부르겠다고까지 한 그들이었으니까요.

여기서 잠깐 설명드리면, Mileage Rollback은 범죄입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딜러는 그것에 대한 책임이 있는 모양이에요. 그들은 계약서에 "unknown"이라는 말을 덧붙여 놓음으로써 우리는 책임없다라고 했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구요. 더구나 다행히 제가 계약서의 그 "unknown" 부분에만 사인을 안했습니다. 하지만, '민사'라고 했을 때 얼마나 힘들게 될지... 변호사들께 전화드려보았지만, 이런 작은 건은 변호사비조차 나오지 않을 것이므로, small court claim으로 가야 된다는... 아주 먼 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에도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니다. 하지만, 역시 사장님의 말씀, 말이라도 해봐야 속이라도 시원하다. 용기를 내어서 모든 것을 다해보려고 마음먹었습니다. 우선 사장님께서 좀 알아보시더니, MVSA(Motor Vehicle Sales Authotiry) 라는 곳을 알아내셨습니다. 그곳은 딜러들의 면허를 관리하는 곳으로써, 실질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곳이었습니다. 이후 제가 BBB에도 민원을 넣었고, Consumer Protection에도 민원을 넣었지만, 가장 도움이 되는 곳은 MVSA였습니다. Small Court가 아닌 다음에는요.

사무실은 Surrey였습니다. 이런 일은 직접 찾아가야 된다며, 저와 함께 직접 가서 민원을 넣어 주셨습니다. 영어 대화의 도움은 물론 전문 미캐닉이셨기 때문에 조사관도 더 신뢰하였습니다. 이후 한번 더 조사관을 찾아가 설득할 일도 발벗고 해 주셨습니다. 제가 해 드린 일은 자장면을 한 그릇 사드린 것 뿐이었습니다. 물론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요.

아무튼 그렇게 저의 Case가 MVSA에 접수되었습니다. 그후 6개월 동안의 긴 조사와 합의 과정은 좀 줄여서 말씀드려도 좋을 것 같네요.
처음 MVSA에서는 계약서에 싸인했으니 어떻게 할 수 없다며, 오히려 경고등 문제를 이용하고자 했습니다. 그들도 그 딜러가 평판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진행되도 어필하면서, 역시 마일리지가 결정적인 부분이 되었습니다. Benz 딜러에도 2007년에 150,000km가 보고되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한달전 저는 전액 환불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동안 들어간 관리비용, Part값이 꽤 되었지만 떼어낼수도 없었구요. 작은 기스도 매끔하게 고쳐주어야 했지만, 8만km이상 마일리지 롤백이 되고 경고등 세 개가 뽑혀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차를 전액 환불받은 것은 저의 실수에 비하면 정말 고맙기 그지없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이 Teamwork 사장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사장님의 도움이 필요했고, 전화해 주시고, 시간내어 직접 방문 어필해 주시고, 조언해 주셨던 것이 끝내 결정적인 것들이 되었습니다. MVSA는 (Mechanic이시고 영어 잘하시고 오래 계셨으니까) 사장님과 더 잘 대화했습니다. 조사관과 사장님이 대화하고 방향을 정해서, 제가 필요한 자료들을 보충하고, 조사관이 딜러를 압박하는 대강 그런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6개월동안 사장님은 바쁘시고 개인사정도 있으셨습니다. 하지만 한결같이 주실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주셨습니다. 한 사업장의 owner나 mechanic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 그리고 한국인으로서 말씀입니다. 저는 끝내 별로 해드린것이 없네요.

이 글로 저는 사장님은 미화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장님도 말씀하셨듯, 모든 분들이 당신과 맞지는 않는다고 알고 계십니다. 당신은 그저 할 수 있는 한, 한국분들을 더 돕고 싶고, 그런게 다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는 건강하고 젊은 정신의 보통 분이십니다. 하지만, 그런 보통 분이 많이 그리운 것이 현실이지 않겠습니까. 또한 우리 자신이 그런 보통 분이 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 모두 느끼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걱정이 되어서 여쭈어 보기도 했습니다. 이 글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만 자꾸 오시면 어떻게 하나요. 상관없다고 하시네요. 필요 이상의 기대를 하지 않으신다면,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직접 경험해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연락처는 일부러 적지 않습니다. 그러면 광고 같아질 것 같네요.

저도 한국분들과 안좋은 일도 많이 겪습니다만, 결국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에는 한국분들을 찾게 된다고 하지요. 어쩌면 이곳에서 우리는 그런 한인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느끼듯, 한국은 우리의 모국, 어머니의 나라, 힘들고 어려울 때 찾는 어머니같은 나라이기 때문이 아닐지요.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어머니가 되어주고 아버지가 되어준다면, 그 정도면 한국인임이 자랑스럽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너무 길어진 글이 죄송스러우면서도, 작은 미담과 함께 좋은 주말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