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한인들

무지한 2013. 1. 25. 14:42

▲ 글로벌 IT업계 10대 파워우먼 가운데 한국계가?

    야후의 최고경영자(CEO) 마리사 마이어,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 제록스의 우르술라 번스 회장겸 CEO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계 여성.

    CNN은 지난해 상반기 '여성지도자' 코너에서 정보기술(IT) 관련 여성 모임인 WITI(Women in Technology International)와 함께 'IT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most powerful women in tech) 10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들 가운데 번스 회장 등과 함께 한국계인 시스코 시스템스의 수지 위(42.한국명 위정아) 선임 부사장 겸 협업·통신부문 최고기술·경험책임자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WITI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캐럴라인 레이턴은 선정 이유에 대해 "그는 모범적인 지도력과 열정으로 첨단 기술업계의 우수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멋진 아이디어를 이끌어낸다"고 평가했다.

    또 "강하고 공정하고 전염력이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업계 후배여성들의 헌신적인 지지자"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 내용을 확인하고는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고는 놀랐다.

    2010년 WITI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헌액됐고 2009년 아이트리플(IEEE.미국 전기전자학회) 펠로(석학회원)에도 선정됐다. 전기·전자·컴퓨터·통신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와 규모를 자랑하는 학회인 IEEE의 펠로는 각 분야에서 탁월한 자질과 연구개발 업적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한 사람을 엄선해 선정한다.

    또 2007년 IT매체 '컴퓨터월드' 선정 40세 이하 최고 혁신가 40인, 2002년에는 '테크놀러지 리뷰'가 선정한 젊은 혁신가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도 50건 가까이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그가 오랫동안 블로그를 운영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의 블로그 '수지 위의 생각(Reflections by Susie Wee)'에 들어가 블로깅한 내용을 탐독했다.

    블로그의 부제가 '일, 생활, 그리고 놀이에 관한 일상적인 내용'(A casual blog on work, life, and play)이라고 한 것처럼 그의 개인적인 생각들이 담겨져 있어 좋았다.

    실리콘밸리 명사들이 주로 실리콘밸리 이슈 등에 대해 주로 블로깅하는데 비해 위 부사장은 일과 관련된 조언, 여행과 음식을 포함한 다양한 개인적인 경험 등을 올려놓아 오히려 좋았던 것.

    하지만 그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2007년5월 블로그에 "한국과 중국, 일본, 미국을 넘나들면서 이미 올해 사업차 여행한 거리가 8만마일(약 13만㎞)이 넘었다"며 "울어야할지 웃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사림들이 시차적응을 걱정하지만 시차가 자주 바뀌면 오히려 시차를 느끼지 못한다고도 했다.

    시스코시스템스에 근무하는 한국계 엔지니어의 도움으로 그의 비서 연락처를 알아내고 직접 전화했다.

    그는 일단 위 부사장에게 전달하겠다면서 이메일을 보내달라고 해 개인적인 소개와 인터뷰 취지 등을 정리해 보냈다.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비서로부터 위 부사장이 "OK"했다면서 일정을 잡기로 했지만 위 부사장이 시간을 내기 힘들어해 결국 일과시간이 지난 후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인터뷰는 주로 일과시간 내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인터뷰 과정에서 알게 됐지만 그의 생활은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인들의 출퇴근시간 즉 '나인투파이브(9to5,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와는 전혀 달랐다.

    그는 전세계에 퍼져있는 직원이나 고객들과 소통을 위해 오전 6시에 일어나 유럽 지역과 회의를 하고, 아시아 쪽과는 주로 밤에 일을 하기 때문에 밤 9∼10시까지 거의 자리를 뜨지 못한다는 것이다.

    위 부사장이 소개한 그의 상사가 일하는 모습은 말그대로 워커홀릭의 전형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개발한 첨단기기를 활용해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게 흥미로웠다.

    "내 보스는 아일랜드에 거주하는데다 엄청나게 출장을 자주다니기 때문에 (자신들이 개발한) 화상회의시스템을 자주 이용한다. 다만 첨단기기의 발달로 회의하는 것은 쉽지만 시차가 문제다. 따라서 때론 이른 새벽에, 때론 밤늦게 회의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는 실제로 이른 아침에서부터 자정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같은 시차를 활용해 일하는 중간에 가족들과 함께 저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위 부사장은 또 이런 엄청난 업무를 감당해내기 위해 대학때부터 시간만 나면 아이스하키와 산악달리기 등을 즐긴다면서 특히 팀워크를 알게 해준 아이스하키에 푹 빠져있다고 소개했다.

    "사실 태어나서 자란 뉴욕주 버팔로 인근 소도시에서는 아이스하키는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다. 고등학교 땐 아예 여자 팀이 없었기 때문에 남학생들의 경기를 보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MIT에 입학했더니 여학생 팀이 있는 것을 알고 곧바로 팀에 합류했다. 그후 10년간 스틱을 놓지 않았다"

    위 부사장은 이어 MIT에서 함께 공부하고 HP에서 함께 일을 하는 등 23년 간 함께해온 동료와 7년전 결혼했지만 아직 자녀가 없기 때문이 지금처럼 일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남편은 인터뷰하는 이 시간 브라질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