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한인들

무지한 2013. 3. 6. 14:44



▲ "승진경쟁에 여성 불리하지 않다"

    HP나 시스코에 있으면서 이른바 '유리천장(glass ceiling)'을 느낀 적이 있는지 물어봤다.

    유리천장이란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 막는 회사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말로, 여성 직장인 승진의 최상한선 또는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의미한다.

    이런 질문을 하게 된 것은 '유리천장'이 한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지만 미국에서도 엄연하게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달랐다.

    "기업 상층부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에게 특별히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나의 태도가 아니다"

    그는 "물론 업종에 따라 여성에게 불리한 곳이 있을 수 있다. 여성 뿐아니라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 아시아계가 불리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위 부사장은 "어릴 때 수줍음이 많았고 조용한 성격이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면서 일 때문에 말을 많이 하게 됐고 외향적인 성격을 갖게 됐다"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기술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대학에 다니면서 팀 스포츠인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IT업계에서 여성들의 지위향상에도 상당히 공헌을 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내가 일하는 분야에 여성이 많지 않다. 승진할수록 더욱 그렇다. 일을 하면서 일반적으로 남성이든 여성이든 동등하게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때때로 여성들에게 더 기회를 주려고 하기도 한다. 여성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나 일하는 방식이 (남성들과) 다른 경우들이 있다. 그같은 다양성을 좋게 생각해 적극적으로 표현할 것을 주문한다. 그 같은 주문이 다양한 견해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대화를 만들고, 동등하게 (일에) 기여하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가 쉽게 성공한 것은 아니다.

    어려웠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더니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팀을 이뤄 함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들을 위한 새로운 혁신을 발견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런 팀워크를 믿지 않는 팀원이 있을 때 쉽지 않다. 이들의 견해를 충분히 이해하고 같이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해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15년간 일해온 HP에서 시스코로 옮기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물었다.

    그는 "당연히 어려운 결정이었다. HP를 사랑하고 그곳에 있는 동안 행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옮기게 된 이유는 분명했다.

    "그러던 중 시스코에서 나를 원한다는 전화가 왔다. 보통 이런 전화는 아예 받지 않지만 시스코가 찾는 사람이 협업과 영상과 관련된 것이라는 것을 알고 관심을 갖게 됐다. 시스코는 4개 사업영역이 있다. 네트워킹과 데이터센터, 그리고 영상과 협업이다. 이중 2개 분야인 영상과 협업은 내가 줄곧 관심을 갖고 일해 온 분야이어서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

    HP에서 옮겨와서 현재 직책이 CTEO로 돼 있다.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다른 회사에는 없는 것"이라며 긴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아직 때 회사와 함께 처음 만든 직책이어서 사내에서도 이 직책을 가진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며 "거의 모든 사람이 이 직책에 대해 물어본다"고 했다.

    "5∼10년 전에는 화상회의 시스템의 품질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회의 중 카메라가 회의 참석자를 제대로 비추지 못하면 화면에 그 사람의 절반만 나오는 식이었다. 당시 연구하는 과정에서 화상회의 시스템은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사용자 경험(UX)'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전까지는 연구의 중심이 기술이었지만 그후 사용자 경험을 중요한 테마로 생각하게 됐다. 기술과 사용자 경험이 서로 선순환을 하면서 발전해 왔고 나 역시 10년 이상 이 선순환을 위해 노력해 왔다. HP에서 옮겨올 때 시스코에서는 원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원했지만 이런 경력과 열정 등을 보고는 CTEO라는 직책을 만들게 된 것이다. 시스코로 옮겨와 처음 한 일이 바로 새 직책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는 "이렇게 설명하면 대부분 이 직책이 상당히 앞선 사고라고 말해준다"며 "사용자경험을 통해 고객들을 이해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합쳐지면 멋진 협업 경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