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한인들

무지한 2013. 3. 28. 15:42

▲ 미국 실리콘밸리 한인 하이테크 종사자 1만명 이상

    '혁신과 첨단기술의 메카'인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한인 엔지니어들이 많았다.

    물론 정확한 공식 통계가 없어 얼마나 많은 한인 엔지니어들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현지 한인들은 최소 4천명 이상, 많게는 1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지역을 담당하는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서는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로 이어지는 실리콘밸리 지역 또는 캘리포니아 북부지역에 한인이 10만 명 정도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추산이 맞다면 이들 중에 한인 엔지니어가 전체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셈이다.

    물론 이같은 추산에는 이른바 '코리안 아메리칸'(Korean-American) 즉, 한국계 미국인이 상당 부분 빠져있는 만큼 실제 한국계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인 엔지니어들은 실리콘밸리가 처음 생겨날 때부터 이곳에 있었겠지만 2000년 닷컴 붐 때 한국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많다.

    30년전 이곳에 정착한 이민 1세대는 세탁소나 빌딩청소 등으로 자리를 잡았다면 지금은 첨단기술로 무장한 전문가 집단이 실리콘밸리에 정착하고 있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이민자들은 미국에 유학온 후 이곳에 정착했거나 한국 대기업에서 주재원으로 파견나온 후 눌러앉은 사람들이 많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의 대기업들이 이곳에 연구센터 등을 설립하면서 주재원으로 오는 경우가 많아진 것.

    또 한국 벤처기업 등이 이곳에 진출하거나 아예 이곳에서 벤처기업을 창업한 예도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계나 인도계 엔지니어들에 비해서는 그 수가 열세인 것은 사실이다.

    인도계나 중국계는 구글이나 애플 등 주요 대기업에서 경영진 자리까지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계는 임원급까지 올라간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심지어 미국 첨단기술계 인력의 90%가 중국 또는 인도계로 채워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실리콘밸리에서 치맛바람이 가장 센 인종도 중국계와 인도계다.

    애플의 본사가 있는 쿠퍼티노 지역의 고등학교에는 중국과 인도계로 대표되는 아시아계 비율이 90%에 이른다.

    이들 학교는 미국의 명문대학 진학률이 높아 이른바 명문 공립학교로 통하는데 이곳에서 만난 중국·인도계 학생들의 꿈도 엔지니어 일색이다.

    구글의 예만 보더라도 주요 행사에서 기조연설(키노트)을 하는 주요 임원 가운데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트 등을 빼면 인도계가 거의 장악한 것으로 보일 정도다.

    대표적인 인도계로는 구글 플러스(+)나 크롬 등 주요 제품을 책임지고 있는 빅 군도트라와 선다 피차이 수석 부사장 등을 꼽을 수 있다.피차이 부사장은 최근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앤디 루빈이 책임지고 있던 모바일 OS부문까지 맡게 됐다. 사실상 승진한 셈이다.

    이들은 이미 글로벌 IT업계에서는 스타로 통한다.

    그러다보니 한인들은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열세일 수밖에 없다.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에서 중견 간부 이상을 채용할 때는 그 회사의 중요한 직책에 있는 간부들이 추천할 경우 채용과장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한인 가운데는 그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직책에 있는 경우가 아직 드물다.

    한인들은 주요 일자리 공고가 날 때는 이미 내부 추천 등을 통해 내정자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지만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공식 공고가 날 때까지 그 같은 일자리에 사람을 뽑는다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사내에서 주요 보직을 받은 사람들을 정점으로 비공식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지만 한인들 가운데 그같은 사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경우도 많지 않다.

    2010년과 2011년 2년간 K-그룹 회장을 역임한 송영길 제로PC 대표는 실리콘밸리내 한인 위상과 관련해 "아직은 분발해야할 단계"라고 말했다.

    "유학생 중 잔류자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중국이나 인도 다음 위치 정도 된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글로벌 기업 중간관리자 이상만 놓고 보면 상위 10위권 내에 들지 못한다. 인력의 절대적인 숫자 면에서도 그렇고 이민 역사가 짧아 미국 주류사회의 문화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이끌어주는 인맥이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나 독일, 유대계 등은 절대적인 수는 적지만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고 중국, 인도는 개발자 부문을 압도해 이들의 관리를 위해서도 그쪽 사람들로 채우는 경향이 있다"

    그는 "한인 인재의 수준은 다른 인종에 밀릴 것이 없어 경력관리 등을 잘해주고 성공사례 멘토 등을 통해 업그레이드 되면 소수정예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인들 사이에서 한인 IT 전문가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강하게 요구되면서 K-그룹이 '자연스럽게' 태동됐다.

    참고로 송 대표는 삼보컴퓨터에 재직 중인 97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초저가 컴퓨터 이머신즈를 공동 창업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또 2003년 엔컴퓨팅을 창업해 전 세계 11개국에 지사와 200명의 직원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등 실리콘밸리내 대표적인 한인 성공의 한 축이 되고 있다.

    또 부가벤처스라는 벤처캐피털기업과 국내 대학생창업을 지원하는 프라이머㈜도 설립해 활동 중이며 클라우드 기반의 일본계 기업인 제로PC도 인수해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