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이야기

무지한 2012. 11. 19. 16:48


오늘 소셜디스커버리앱 반조의 최고경영자 대미엔 패튼씨 인터뷰 기사를 출고했다.

패튼 씨는 최근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을 끝내서인지 수염도 깎지 않은 상태인데다 다소 피곤해 보였지만 눈빛 속에 자신감과 함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사진촬영을 위해 사무실로 안내해 달라고 하자 개인 사무실은 없지만 현재 직원들이 함께 쓰는 공간이 모두 내 사무실이라고 했다.

그의 자리는 사무실 중앙 뒷편에 있는데다 다른 직원들에게 비해 조금 높게 위치하고 있어 모두를 내려다볼 수 있어 약간은 제왕적(?)인 느낌이 났다.

풍기는 인상도 그랬지만 직원들도 그가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회의실에서 기자와 마주앉자마자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속사포같이 질문을 쏟아냈다. 

"실리콘밸리에는 언제부터 주재했는지"(패튼)---"2년 됐다"(기자)

"얼마나 더 있게 되냐"(패튼)---"1년 정도 더 이곳에 있게 된다"(기자)

 "돌아가면 어떤 직함을 가지게 되는지"(패튼)---"그건 돌아가봐야한다. 인사권자(사장)가 결정하게 된다"(기자)

"돌아가면 어떤 부서에서 일하게 되는지"(패튼)---"그것도 돌아가봐야한다. 초년병 시절엔 사회부기자, 그 후엔 경제부처와 증권시장 등에서 주로 일했다. 증권시장에서 일하면서 벤처기업들을 들여다볼 기회가 많았다"(기자)

"실리콘밸리에서 어떤 것들을 보고 느꼈는지"(패튼)---"많은 것을 느꼈고 회사에 돌아가면 제안하고 싶은 것들도 많다"(기자)

"어떤 것들을 제안할 것이냐"(패튼)---"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을 위한 IT기사를 쓰는 방안 등이다. 월터 모스버그 등에서 배운 점이 많다"(기자)

"아 그렇구나"(패튼)---"잠깐, 역할이 바뀐 것 같다. 내가 인터뷰를 하게 돼 있다. 이제부터 내가 질문한다"(기자)

인터뷰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냥 놓아뒀다간 인터뷰를 당할 것처럼 느꼈기 때문이다. 그가 그처럼 질문한 것은 개인적인 호기심에다 자신이 잘모르는 한국이라는 곳에서 온 기자가 궁금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후 인터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인터뷰 내용 가운데 창업과 관련해 가장 인상적인 것은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은 후에도 실제 창업까지 1년이나 걸렸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창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물었을 때와 같은 대답이었다. 마음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게 어려웠다는 게 이유이다. 

"초창기 직원들이 그 회사의 DNA를 만들게 되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했다. 게다가 원래 LA에서 나고 자란데다 반조를 구상하기 전까지는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이곳에 와서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 네트워크를 통해 원하는 사람을 구해야했다. 그 작업이 1년 정도 걸렸다"

미국인이 그것도 그전에 3차례나 창업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도 실리콘밸리에서 '제대로' 창업하는데는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한국 벤처기업이 실리콘밸리에 진출한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앞서 다른 벤처기업 창업자를 취재할 때도 창업의 성패는 사람에 달려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또 패튼씨를 취재하면서도 느꼈지만 창업자들을 취재할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어하지는 않지만 '사람' 때문에 고생한 경우들이 많아보였다.

다른 한 부분은 이 사람이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벤처투자가를 만났다는 점이다. 처음엔 스타트업 위크엔드에서 시작해 구글이 하는 대회까지 나가 1등을 차지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창업경진대회가 실제로 벤처캐피털과 창업 희망자들이 만나는 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도 요즘 창업경진대회가 마치 붐처럼 생겨나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데 대해 곱지 않은 시각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창업자와 투자가간 접점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패튼 씨를 취재하게 된 것도 그가 창업 아이디어를 얻은 부분이나 벤처캐피털과 만나는 과정 등이 모두 '이야기' 즉, 스토리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는 인터뷰 도중 NASCAR 얘기가 나오자 눈빛이 반짝했다. 그는 미국 로우스(Lowe's) 레이싱 팀의  정비부분 책임자(Mechanical chief) 였다. 한국에서 포뮬러1 대회가 열리는 것을 알고 있었고 기회가 되면 내년 정도에 한국에 가서 경기를 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작년까지 폭스라디오에서 주말마다 NASCAR 경기 해설을 했다고 한다. 반조를 창업한 후에는 너무 바빠서 결국 그만뒀다면서 아쉬워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에는 사무실로 옮겨서 사진촬영을 했다. 사무실 책상위에는 작년 미국 어린이들의 최고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던 장난감총 너프의 총알(플라스틱으로 돼 있음)이 어지럽게 흩어져있었다. 일을 하다가 누군가가 시작하면 사무실은 한바탕 전쟁터로 변한다고 했다. 너프 총알을 손에 잡더니 한 직원을 향해 던졌다. 엄청난 속도로 날라간 총알이 코딩작업을 하던 여직원 모니터에 맞았는데 그 여직원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리고는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자 직원들이 좋은 포즈를 취해보라며 놀렸다. 그는 직원들이 놀리자 카리스카 넘치는 표정이 조금 부끄러운 표정으로 바뀌면서 얼굴에 홍조를 띠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