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쓴 기사

무지한 2012. 12. 7. 14:18

삼성전자-애플 특허소송 재판이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렸다.

개정 15분전께 도착했는데도 1호 법정에는 이미 자리가 없었다. 대체로 기자석이 40석 정도 되는데 이미 들어가 있는 한국기자는 동아일보 뉴욕특파원과 한국에서 파견된 조선TV기자.

할 수 없이 법원에서 예비로 만들어 놓은 옆 법정에서 폐쇄회로TV로 재판을 지켜봤다.

이날 최종심리는 루시 고 담당판사가 평결 이후 양 측이 이의제기한 내용과 관련해 궁금한 것을 최종적으로 묻고 확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종판결을 하는 것도 아닌데다 판결 향배를 점칠 수 있는 내용도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져 기자의 입장에서 조금 지루했다.

한 외신기자는 개정전 법정에 들어오면서 "이거 데자뷰네(It's deja vu all over again!)"라고 말했다.

기자석에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해법은 없고 과거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양 측 주장만 팽팽하게 맞서는 법정 분위기를 빗댄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기사화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것.

일부 기종과 관련해 배심원들의 배상금 산정 오류 공방 정도가 그나마 눈길을 끌 정도였다. 하지만 10억 5천만달러에서 10억 달러로 줄어드는 것은 당장 기사 제목거리는 되겠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특허를 침해했다는 평결내용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판사가 배상금 산정이 잘못된 것 같다고 언급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판결에서 배상액이 줄어들 것이라고 직접 말한 것도 아니다.

그래도 이날 재판은 전반적으로 삼성전자에 유리한 듯한 분위기였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법정 공방에서 거의 처음 있는 일.

재판 분위기를 삼성 쪽으로 이끈 것은 캐서린 설리번 여성 변호사.

처음 법정에 모습을 보인 그녀는 스탠퍼드대 법대 학장 출신으로 달변인데다 유연한 매너가 돋보였다.

일부 미국 기자들이 정회를 하기전  2시간 내내 설리번 변호사에 눌린 애플 변호인 측 분위기에 답답해 할 정도였다.

그동안 이 소송 법정을 좌우하던 해럴드 맥엘히니 변호사가 심리 막판에 판사의 합의권고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일부 미국기자들은 그나마 제대로 대응한 유일한 부분으로 꼽았을 정도였다.

이밖에 징벌적 배상으로 배상액의 3배까지 배상명령을 내릴 수 있는 '특허침해의 고의성' 부분도 공방은 있었지만 판사의 얼굴이나 말투 등에서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를 알 수 있는 단서는 찾아내지 못했다.

삼성기기 판매 금지 부분과 관련해서도 판사가 특별한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다만 판사가 애플 측에 '되돌릴수 없는 피해'가 뭐가 있는지 설명해보라고 한 것을 보고 법원내 일부 외신기자들 사이에 판사가 삼성쪽으로 약간 기운 것 같다고 평가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판단이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 이뤄졌다면 판사가 하는 코멘트 몇마디에도 비교적 쉽게 결과의 향방을 알 수 있었겠지만 영어로 진행되는 재판에서 어투나 뉘앙스로 재판결과를 점친다는 건 불가능했다. 솔직히 구체적인 내용 가운데 알아듣지 못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그래도 한국에서 쓴 다른 기자들보단 나은 편이다.

이번 최종심리에서 원래 판결이 나기로 돼 있는데 연기된 것이라고 쓴 기사도 있고 이번 심리가 최종심리 첫 날이라고 한 기사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배심원장 벨빈 호건의 비행 부분에 관심이 많았지만 삼성 측이 이 부분을 제기하자마자 판사가 "다 이해한 사안"이라며 일축했다.

삼성 측이 막판에 다시 발언기회를 요청, 기회가 주어졌지만 판사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외견상으로 보면 사실상 이를 통한 재심은 물건너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말 다 이해하고 있어 추가 설명이 필요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중요사안이 아닌 만큼 더 들어볼 가치가 없다는 것인지 가늠이 안됐다.

최종 판결과 관련해 루시 고 판사는 되도록 올해를 넘기고 싶지는 않다고 하면서도 사안별로 판결을 내리되 올해 중에는 일부 사안만 판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재판은 그렇게 지루하게 끝났지만 담당 판사가 심리 끝머리에 양 측에 합의를 권고한 부분이 머리속에 남는다.(관련기사 여기)

판사의 입장에서 판결을 내리면 되는데 왜 진심이라고까지 하면서 합의를 권했을까 지금도 궁금하다.




삼성-애플 美특허소송 최종심…배상금 감소할 듯(종합)


미국법원에서 6일 오후(현지시간)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 1심 최종심에서 양측 변호인들이 특허의 유효성과 배상금 산정 기준 등을 놓고 격렬하게 충돌했다. 루시 고 담당 판사는 이날 심리를 시작하면서 향후 재판일정과 관련해 사안이 많고 복잡한 점을 감안해 사안별로 판결을 내릴 계획이며, 이달 중에는 일부 사안에 대해서만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지막 격돌 후 최종판결만 남아…담당판사 "이달중 일부만 판결"

법원, 막판 합의권고에 애플 거부…삼성 "합의 의사 있다"

(새너제이<미국 캘리포니아주>·뉴욕=연합뉴스) 임상수 이상원 특파원 = 미국 법원에서 6일 오후(현지시간)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 1심 최종심에서 양측 변호인들이 특허의 유효성과 배상금 산정 기준 등을 놓고 막판까지 격렬하게 충돌했다.

루시 고 담당 판사는 이날 심리 도중 배심원들이 특허침해와 관련된 배상금 산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는 언급을 해 배상액을 일부 감액할 것임을 시사했다.

고 판사는 또 심리를 시작하면서 향후 재판일정과 관련해 사안이 많고 복잡한 점을 감안해 사안별로 판결을 내릴 계획이며, 이달 중에는 일부 사안에 대해서만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애플 측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 북부지방법원에서 벌어진 특허침해 소송 최종심에서 배상금 산정 오류와 삼성전자 스마트폰 기기들의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 여부, 배심원 비행 논란 등을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격론을 벌였다.

특히 이날 심리에서는 지금까지 다소 수세적인 입장이었던 삼성전자 측이 공격적으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측 변호인은 특허 163(탭-투-줌)이 "모호한 부분"이 있는 만큼 다시 재판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배상금 산정 과정에서도 배심원단이 여러 부분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공격했다.

삼성전자 측은 특히 "배심원들이 갤럭시 프리베일의 경우 디자인 특허침해 사실이 없는데도 그 부분을 감안해 배상금을 산정하는 등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삼성 측은 이 같은 실수와 특허 인지 시점 등을 모두 고려할 때 지난 8월 평결 당시 배상금 10억5천만달러(1조2천억원) 가운데 거의 9억 달러 정도의 배상금은 잘못 산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판사도 프리베일과 관련된 삼성전자의 주장과 관련해 "배상금 산정이 관련법에 근거해 일부 올바르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 감액 가능성을 시사했다.

애플도 반격에 나서 배심원들이 특허침해를 인정한 스마트폰 26종의 판매금지 결정이 내려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측은 그러나 그 가운데 23종은 이미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는데다 판매되는 기종들도 이미 디자인 우회 등 방법으로 침해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판매금지 처분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고 판사는 삼성전자 측이 배심원장 벨빈 호건 배심원 대표가 삼성과 우호관계인 시게이트와의 소송에 연루됐던 사실을 함구한 것과 관련해 '배심원 비행'을 제기한데 대해 "이미 충분히 들었다"고 제지, 법원 주변에서는 고 판사가 이 사안을 주요쟁점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심리 막판에 삼성 측이 다시 법정에서 이와 관련해 자신들의 주장을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하자 이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사건과 관련해 이날 최종 심리가 마무리됨에 따라 판결만 남겨놓게 됐다.

고 판사는 이와 관련해 다뤄야 할 사안이 너무 많아 최종판결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심리를 시작하면서 "사안이 너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질문할 것이 상당히 많다"며 "원래 모든 사안에 대해 총괄적으로 최종판결을 내려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사안별로 판결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중에 모든 사안에 대해 판결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판사는 또 심리 막판에 "진지하게 묻는 것"이라면서 "글로벌 평화를 위해 언제 이 사건을 해결할 것이냐"고 양측 변호인에게 합의를 권고하는 듯한 질문을 했으나 애플 측은 "10억 달러가 넘는 평결에도 불법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비해 삼성 측은 "우리는 합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