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이야기

무지한 2012. 12. 15. 14:13

미국에서 총기위협은 항상 실제 위협이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전 9시40분 코네티컷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사건에 전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10살도 되지 않은 어린이가 무려 20명이나 희생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슬품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을 정도다.

현장에서 보도하던 CNN 여기자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데스크 휴가로 이른바 '땜빵' 미주 데스크를 하기위해 준비하던 중 총기난사사건이 터졌다.

하루종일 정신없이 기사를 정리하다 문득 이런 사건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살다보면 항상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 것.

사실 해프닝으로 끝나 기사화하지는 않았지만 애플 본사가 있는 쿠퍼티노시의 한 고교에서도 하루전인 13일 폭탄위협으로 문을 닫았다.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 실리콘밸리 한복판에서도 이처럼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13일 아침.

늘 그랬던 것처럼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TV를 켜는 순간 로컬방송에서 헬리콥터에서 찍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 고교 캠퍼스가 눈에 들어왔다.

 '폭탄테러 위협에 학교 문닫다'는 자막이 흘렀다.


monta vista threat 1213

-린브룩 고교 담벼락에 써 있던 낙서(로컬TV KTVU)


허겁지겁 내용을 파악해 보니 쿠퍼니노시에 있는 린브룩고교 담벼락에  인근  몬타비스타고교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낙서가 발견돼 학교를 봉쇄하고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관련기사 여기)

몬타비스타고교는 이곳에서도 명문 공립학교로 알려져 있다. 미국내 100대 공립학교에 들어갈 정도.

담벼락에 파란 페인트로 커다랗게 써놓은 이 낙서는 이 학교의 한 교사를 미워하는 학생이 써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그날 몬타비스타고교는 하루동안 문을 열지 못했다. 인근 링컨초등학교도 함께 문을 닫았다.

물론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다음날인 14일 다시 문을 열었지만 이 학교 학생, 학부모들은 하루종일 불안한 마음을 누를 수 없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에도 쿠퍼티노 인근 채석장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 범인이 총기를 휴대한 채 도주하는 바람에 경찰SWAT팀이 인근 산타클라라시 주택가를 중무장한 채 수색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다.

그곳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떨어진 오클랜드에서는 올해 4월 한인들이 많이 다니는 한 지역대학에서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해 한인을 포함해 7명이 희생됐다.

이처럼 항상 총기위협을 받다보니 낙서만 발견돼도 학교나 경찰 등 관련 당국이 발칵 뒤집히는 것.

이번 사건이 발생한 뉴타운도 소득수준이 높고 안전해 살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에서는 이 지역 가계의 평균 연소득이 11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웬만한 중.고교에는 입시에 지친 학생들로 인해 학교를 폭파하겠다는 낙서가 화장실 칸마다 발견된다는 게 아들의 설명이다.

심지어  한번은 '이곳을 누르면 학교가 폭파된다'는 글과 함께 버튼 모양의 낙서가 있었는데 그곳을 지나던 학생들이 모두 그 버튼을 누렀다는 것.  물론 학생들은 모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장난'이라는 걸 안다.

만약 미국에서 그같은 낙서가 발견됐다면 아마도 그날 학교는 폐쇄되고 경찰과 폭발물 탐지견이 학교 구석구석을  수색했을 것이다.

한국와 미국 학교에서 똑같은 낙서에 이처럼 다른 장면을 연출하는 것은 총기소지 허용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총기휴대가 금지돼 있지만 미국에서는 총기소지가 개인의 권리 중에 하나라는 것.

미국 권리장전에서 언론, 발표의 자유 다음으로 나오는 게 바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한다.

서부개척 당시 자경권 등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결국 한국과 다른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근 총기난사 사건이 잇따르면서 미국 내에서도 총기규제를 찬성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지난 7월 콜로라도주 극장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뒤 뉴욕타임스(NYT)와 퀴니피액대학이 최근 몇년 사이에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던 콜로라도(1천463명)와 버지니아(1천412명), 위스콘신주(1천428명)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58%가 총기규제에 찬성했다.

그러나  총기규제를 찬성하는 국민들도 이를 권리로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고 이미 많은 총기가 풀려있어 총기규제가 이뤄지더라도 실효를 거둘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한다.

콜로라도주 응답자의 3분의 2, 버지니아주의 60%, 위스콘신주의 57%가 규제 법률을 강화하더라도 불행한 사건이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

캘리포니아에서도 총기난사를 막기 위해 1인에 판매하는 총탄의 수를 규제하고 있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정부와 의회가 보다 효과적인 총기규제 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까.


美코네티컷 초교서 총기난사로 27명 사망(종합3보)


미국코네티컷주의 샌드훅 초등학교에서 14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 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어린이 20명 희생…집서 부친도 살해해 총 사망자 28명

한인 피해자 없는 듯..오바마, 애도의 눈물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정규득 특파원 = 미국 코네티컷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14일(현지시간) 오전 무장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최소한 28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범인인 애덤 란자(20)는 이날 오전 9시40분께 모친이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는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를 찾아가 어머니와 이 학급 유치원생들에게 마구잡이로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으로 어린이 20명과 교직원 등 26명이 숨졌다. 범인은 이후 자신에게 총격을 가해 결국 사망했다. 집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범인의 부친과 자살한 범인을 포함해 현재 사건 관련 사망자는 28명이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참사는 2007년 4월16일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의 버지니아텍에서 한인 학생 조승희가 32명을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학교에서 발생한 최악의 비극으로 기록됐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잘 살고 안전한 곳으로 평가받는 코네티컷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많은 미국인들을 충격과 비판에 빠뜨리고 있다.

◇ 모친에게 총 쏜 뒤 아이들에게 무차별 난사

범인은 오전 9시40분께 어머니가 근무하는 학교로 차를 몰고 가 수업을 하던 모친과 이 학급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살해했다고 현지 경찰 관계자가 밝혔다.

이 학교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 5∼10세 어린이들이 다니는 곳이다. 사건 발생 직후 뉴타운에 있는 초등학교 4곳은 모두 폐쇄됐다.

그는 학교로 향하기 앞서 집에서 부친을 먼저 살해했다.

경찰은 그러나 현재 조사 중이라는 이유로 공식적으로는 이런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경찰은 약식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학생과 교직원 등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만 발표했다.

경찰은 범인의 형인 라이언 란자(24)를 상대로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어 형제가 함께 범행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당초 사건의 범인이 형인 라이언 란자라고 발표했으나 잘못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뉴저지에 사는 범인의 여자친구와 다른 친구 한 명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져 다른 희생자가 있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자세한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부모를 먼저 살해한 점으로 미뤄 이번 참사가 가족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등학교 `아비규환'…경찰, 총기 3정 회수

ABC와 CBS 등 현지 방송은 목격자들을 인용해 학교에서 최소한 7발의 총성이 울렸으며 어린 학생을 비롯해 수 십명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학교 주변에는 많은 구급차가 비상 대기하는 장면이 TV를 통해 방영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권총 2정과 소총 한 정 등 총기 3정이 수거됐다. 권총 2정은 학교 내에서, 소총 한 정은 학교 뒷마당의 차량에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이 사용한 총기의 하나가 223구경 소총이라고 밝혔다.

학교 인근에 있는 댄버리 병원 측은 3명의 부상자가 실려왔으며 모두 중태라고 전했다.

한 여학생은 NBC 방송에 "체육관에 있다가 7발의 총성을 들었다"며 말했다.

다른 여학생은 "경찰이 와서 빨리 바깥으로 도망치라고 해서 학교를 빠져나왔다"면서 사건 직후의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경찰은 비상 경계령을 내린 가운데 학교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현지 방송은 학교 당국이 충격을 받고 울부짖는 학생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으며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로 몰려와 자녀를 데리고 귀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희생자 애도"…백악관, 조기게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애도성명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극악무도한 참사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런 비극적인 일이 자꾸 발생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어린이들은 물론 희생당한 사람들의 미래가 없어진 게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총기 난사사건을 막기 위해 "의미있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로 이날부터 18일까지 조기를 게양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이 벌어진 직후 존 브레넌 대(對) 테러 보좌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데 이어 로버트 뮐러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현지 경찰을 지원하도록 했다.

대니얼 맬로이 코네티컷 주지사와도 전화통화를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에서는 올 들어 공공장소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랐다.

지난 8월24일 뉴욕의 맨해튼을 대표하는 건물이자 관광 명소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범인을 포함한 2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

7월에는 콜로라도주 덴버의 영화관에서 총기 난사로 12명이 사망하고 58명이 다쳤다.

◇ 한인 피해자 없는 듯

현재까지 한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종문 코네티컷 한인회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인 피해 소식은 전혀 없다"면서 "사건이 발생한 뉴타운에는 세탁소 등 한인 가게 3곳이 있지만 교민들이 거의 살지 않는다"고 말했다.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