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는 야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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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원일기

2018. 6. 18.



수필가 청도 김세관은 야구광이다

야구에 미쳐서 TV를 끌어안고 살더니 이제는 야구 수필로 책까지 냈다

야구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 팬의 입장에서 본 야구이야기다

 

청도가 언제부터 야구에 미쳤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야구와는 전혀 인연이 없다

야구 뿐만 아니라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소질도 없고 흥미도 없고 조선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샌님 선비다

글이나 읽고 쓰는 것을 낙으로 삼으며 살아왔다

샌님이 바람나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하더니 영락없이 그 꼴이다 

나도 야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심심풀이로 TV중계나 보면서 화투짝을 맞추며 신수 떼기 하는 식의 건성 야구팬이다


청도는 다르다

규칙을 공부하고 모든 시합을 기록하며 야구 재미를 익혔다

교직에 있을 때는 방학 기간 중에만 야구장을 찾아다니는 줄로 알았다

정년을 당겨서 조기 퇴직을 하고 공주 산골에 청도산방을 차릴 때는 글을 쓰려고 그러는 줄로만 알았다


청도의 산방 생활은 기가 차다

새벽에 눈을 뜨면서부터 오전까지는 미국의 메이저리그 야구를 본다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에는 고교 야구나 프로야구 2군의 퓨쳐스 원 리그를 본다

저녁에는 본격적으로 프로야구를 보기 시작한다

경기가 끝나면 오늘의 모든 경기 종합 편 까지 섭력해야 하루의 일과가 끝난다

밥 먹는 시간도 아깝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바빠서 몸살이 날 지경이라고 한다

아무리 야구가 좋아도 이렇게 미치기는 쉽지 않다


청도는 수필가다

어머니와 가족, 그리고 고향 이야기를 소재로 수필을 쓰는 향토작가다

청도산방에 눌러앉으면서 간간히 야구 이야기를 문학지에 올리더니 이번에는 야구 수필집을 낸 것이다


"내일도 홈런"

내가 좋아하고 응원하는 한화 이글스를 중심으로 쓴 야구 수필이다


만약에 내가 수필을 쓴다면 청도를 주인공으로 할 것이다

종교인에게서도 보기 힘든 이타심(利他心)으로 살아온 청도 이야기다


산골의 손 귀한 집 보물급 흙수저로 태어난 이야기

                                                          선배가 낸 책을 무보수 자원봉사로 팔러 다닌 이야기

술좌석에서 농담으로 건넨 말이 씨가 되어 10년 넘게 남의 빚을 갚아준 이야기

신문기자 딸을 키우며 맹랑한 딸이 저지른 개그 소재급 에피소드

돈이나 출세를 위한 일이 아니라 아는 사람의 부탁은 거절하지 못하는 탓으로 겪은 일이 수없이 많다


누가 부탁을 해도 어렵고 힘들다고 사양하지 못해서 힘들게 사는 청도가

내일도 홈런에서 처음으로 소원을 말했다

"한화 이글스 시합에 시구자로 서 보고 싶다"

반갑고, 재미있어서 단숨에 책장을 넘기며 청도는 그렇게 되리라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