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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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자 재정이

2021. 1. 8.

 

아이는

모든 것이 처음이고, 시작이다

누구와 처음 하고

누구와 시작했는지

아이의 심성을 지배하는 경험이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재정이가

연필을 잡고 종이에 줄 긋기를 시작했다  

 

가을에 시작한 줄 긋기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아이의 성장과 발달은

어른이 하고 싶다고

어른이 해야 한다고

시켜서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시작을 했으니 반은 이루었다

그러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이 어른이 할 일이다

 

 

아이들은 보는 대로 따라서 한다

아빠가 하는 대로

엄마가 하는 대로

아이들이 따라서 하는 것이

성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는 것도

또래가 있으면 경쟁을 한다

 

재민이가 기저귀를 떼자

변기에 오줌을 누는 것도

시샘을 하고 경쟁을 한다

 

 

눈이 왔다

 

작년에는 눈이 오지 않았으니

재정이는 오랜만에 보는 눈이고

재민이는 처음 보는 눈이다

 

눈이 오는 날에는

뭐니 뭐니 해도 

눈싸움이 제일 신나는 놀이다

 

 

눈싸움의 전사들

 

격렬히 싸웠지만

승자도

패자도 없다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힘든 놀이

 

형제가 힘을 합쳐

눈사람을 만든다

 

 

재정이는

제  몸만 한 눈사람을 뭉쳤다

 

 

재민이는

눈사람 만들기가

힘에 부친다

 

 

어린이집 친구들과

하루에 한 번

뒷산에 오르는 산책 길

 

눈이 오는 날에는

그 길이 눈 썰매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