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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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쿳시: 오늘의 인용-대학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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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13.

 

 

- 아래 글은 존 쿳시(J. M. Coetzee)의 장편소설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왕은철 역, 민음사, 2009)에 실린 <대학에 관하여>라는 부분(pp. 45―46)을 옮겨 놓은 것이다.

 

 

"08. 대학에 관하여

 

대학이 독립적인 기관이라는 것은 언제나 조금씩 거짓말이었다. 그럼에도 대학들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상당히 치욕스러운 상황을 겪어야 했다. 기금을 삭감하겠다는 위협을 받자, 대학들은 전에는 아주 자유롭게 연구를 하던 교수들이 전문가인 매니저들한테 검사를 받으며 할당량을 채워야 하는 고용인이 되도록 했다. 교수직에 따르는 옛 권위가 회복될 수 있을지는 상당히 의문스럽다.

 

폴란드가 공산주의 치하에 있을 때, 자기들의 집에서 밤에 강의를 하는 반체제 인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예를 들면 플라톤처럼) 공식적인 정전(正典)에서 배제된 철학자들과 작가들에 관한 강의를 했다. 다른 형태로 값을 치렀을지는 모르지만, 돈이 오가지도 않았다. 대학의 정신이 살아 있으려면, 대학 교육이 전체적으로 비지니스 원칙에 종속되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그런 식으로 교육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달리 말해, 진짜 대학은 사람들의 집으로 옮겨져서, 학위에 서명을 하는 학자들의 이름이 유일한 보증인 학위를 수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