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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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원: 오늘의 인용-마르크스 사상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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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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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근본적인 학적 태도는 이성주의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주관에 머물러 있는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니라 사실로써 끊임없이 검증되고 역사를 통해서 심판받는 이성이다. '역사적 이성주의'라 해도 되겠다. 이는 사실 헤겔에서 충분히 성립된 것이다. 마르크스는 여기에 계급적 위치와는 무관한 보편적 이해관계란 있을 수 없다는 당파성을 덧붙여, 그것을 중심으로 삼는다. '물질적 노동'을 역사의 중심에 놓게 되면 '정신의 역사철학'에는 필수적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통찰과 그것들의 통합이 요구된다. 다시 말해서 그의 사상의 근원적인 핵심 요소를 '역사에 대한 유물론적 파악'이라 한다면 그것과 필연적 연관에 있는 일종의 하위 범주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 범주들로는 대략 다음을 거론할 수 있다: 사회계급 간의 투쟁의 역사;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이론을 비롯한 정치적 프로그램; 노동가치론, 착취와 잉여가치에 관한 이론, 경제 위기론. 마르크스의 생애를 이해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핵심 이론의 형성과정과 그 내용을,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정치적 활동을 이해하는 것을 축으로 삼아야 한다.

 

마르크스에 관하여 말할 때 자주 제시되는 것 중의 하나는 엥겔스가 『공상적 사회주의와 과학적 사회주의』에서 피력한 견해에 근거한 사상연원, 즉 독일관념론, 영국의 정치경제학, 프랑스의 사회주의다. 독일관념론이라 하지만, 이는 엄밀하게는 헤겔의 역사철학을 뜻한다. 이것은 마르크스에게 역사와 그것의 전개원리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영국의 정치경제학은 역사를 인간 노동의 물질적 실천과정으로 볼 경우에 세부적인 탐구 영역을 이룬다. 프랑스의 사회주의는 노동의 착취에 대항하는 혁명운동의 중요성을 알려주었다. 후자 두 가지의 공통점은 '노동'이며, 이를 전자와 이어붙이면 '사회와 역사에서의 인간 노동의 중요성'이라는 테제로 수렴된다. 따라서 세 가지 사상연원까지 고려할 때 마르크스의 사상은 '인간 노동이 중심인 역사에 대한 유물론적 파악'으로 집약할 수 있겠다. 이때 '유물론'은 형이상학의 한 태도로서의 유물론이 아니라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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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유원, <<공산당 선언: 젊은 세대를 위한 마르크스 입문서>>(뿌리와이파리, 2006), pp. 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