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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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브라이언트: 오늘의 인용-우리 속의 에일리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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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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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장하고 싶은 바는 [...] 기업, 정부 기관, 연구 기관, 그리고 조직―예컨대, 그린피스―같은 존재자들은 인간들로 환원시킬 수 없는 에일리언 지성, 정신, 또는 동물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외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에 대답하기 위해 지구 밖을 쳐다볼 필요가 없다. 나는 인간이 아닌 지적 생명체가 바로 여기 지구에 존재하며, 그것은 바로 기업, 정부 기관, 연구 기관 등과 같은 존재자들의 형식을 취한다고 믿는다. [...] 이 에릴리언들은 우리와 전적으로 다른 목적을 지닌, 우리와 전적으로 다른 지적 생명체들이다. [...]

 

여느 동물과 마찬가지로 이 에릴리언들은 신경 체계, 소통 방식, 뇌, 그리고 감수성 또는 감성 형식들이 있다. 고양이는 인간이 감각할 수 없는 것들을 청각이나 후각을 통해 감각할 수 있으며, 그리고 방을 돌아다닐 때 가구, 식물, 그리고 벽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미풍을 감지하는 수염을 통해 방 전체 지형의 지도를 그릴 수 있다. 이것은 고양이가 소유하는 "선험적" 감수성, 미학, 또는 감성 구조의 일부이다. 그것은 환경에 개방되어 있는 고양이 나름의 방식이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나름의 "선험적 미학" 또는 감성 구조, 세계에 개방되어 있는 방식이 있다. 보험회사의 예를 들자. 내가 말할 수 있는 한, 보험회사는 서류양식 또는 서류작업, 사망, 사고, 그리고 자연재해 같은 사건들, 그리고 경기변동에만 개방되어 있다. 이것이 보험회사가 자체의 환경에 관해 지각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보험판매원에게 말할 때 보험회사 같은 동물과 소통하고 있다고들 흔히 믿지만, 우리 자신과 판매원 사이의 소통은 보험회사와의 소통 밖에서 일어난다. 그것은 인간과 보험회사 사이가 아니라 인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오히려, 보험회사는 오직 서류작업을 통해서만 소통한다. 인간들이 음파와 글쓰기라는 매체를 통해서, 돌고래와 고래들은 초음파라는 매체를 통해서, 문어와 다른 두족류는 피부의 색깔 변화를 통해서 소통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보험회사들은 서류양식을 통해서 소통한다. 서류양식은 보험회사들의 소통 매체이자 소통되는 단위이다. 이것 때문에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사람과의 소통에서 흔히 좌절감을 크게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도통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 듯 보이는 사람에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사람들이 없다면 보험회사는 존재할 수 없다고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참이다. 마찬가지로, 그것들 자체가 독립적인 단세포 유기체들인 세포들이 없다면 육체와 뇌도 존재할 수 없다. 기능적으로, 보험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뇌 속의 뇌세포들이다. 뇌세포 단독으로는 뇌가 아니다. 오히려 뇌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뇌세포들의 체계가 필요하다. 하나의 전체 또는 조직으로서의 체계는 그 어떤 단일한 개별 뇌세포 또는 사람[...]에서 발견될 수 없는 기능 작용의 원리들이 있다. 이런 체계들에서 생태적 관계들은 이중 특성을 지닌다. 한편으로는 체계의 내재적 생태, 즉 구성 요소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 있다. 예를 들면, 에델만(Edelman) 같은 신경과학자들은, 뇌 속에서 개별 유전자들은 다른 유전자들과 생태적 관계들을 맺으며, 이런 관계들은 개별 뇌세포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리고 어떤 종류의 뇌세포들이 되는지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주장한다. 줄기세포의 경우에도 그렇다. 줄기세포는 이른바 그 어떤 다른 유형의 세포도 될 수 있는 다능성을 갖는다. 줄기세포가 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세포(근육, 신경, 뼈, 간 등)는 자체의 이웃에 존재하는 여타 세포들의 함수이다.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나름의 삶을 갖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들의 내재적 생태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동물 또는 체계의 외재적 생태가 있다. 체계 또는 동물이 결합하고 상호작용하는 여타의 존재자들이 있다. 보험회사의 경우에 이런 외재적 생태는 다른 보험회사들, 다른 기업들, 정부들, 자연적 사건들, 사람들 등과 맺는 관계들로 구성될 것이다.

 

우리 속의 이런 에일리언 지적 생명체 또는 이런 거대한 동물들을 생각하는 데 있어서 카프카(그리고 니클라스 루만!)보다 더 멀리 나아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심판>>과 <<성>> 같은 소설들에서 카프카는 법 체계과 성을 이런 모나드들에서 신경세포로 기능하는 사람들을 넘어서는 나름의 헤아릴 수 없는 이유, 목적, 그리고 세계를 감각하는 방식들을 지닌 지적 생명체로 묘사한다. [...] 나는 어쩌다 보니 이런 에일리언 지적 생명체들이 바로 여기 지구에 존재하며 그들을 만나기 위해 다른 항성 체계를 방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상 우리는 매일 이런 지적 생명체들에 대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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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비 브라이언트(Levi Bry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