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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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헤지스: 오늘의 인용-엘리트 대학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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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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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엘리트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질문하고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일에서는 기껏해야 보통 수준밖에 안되는 교육만 실시하고 있다. 대신에 그들은 표준화된 시험, 심화학습활동, 입시를 위한 우등반 수업인 AP클래스, 고액 개인교습, 호화로운 사립학교, 입학시험, 권위에 대한 맹종과 같은 거름망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여, 유능한 체제 관리자 집단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세계경제 붕괴에 대한 책임은 하버드와 MIT가 있는 케임브리지, 예일대학이 있는 뉴헤이븐, 토론토, 파리 등의 정갈한 건물과 강의실에서 금융과 정치권력의 중심지로 곧장 연결된다.

 

엘리트 대학들은 정직한 지적 탐구를 경멸한다. 그것은 본질상 권위를 의심하고, 지독히 독립적이며, 종종 파괴적이기 때문이다. 엘리트 대학들은 세세하게 분화된 학과, 한정된 대답, 그런 대답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안된 엄격한 체계를 중심으로 학문을 조직한다. 이 교육기관들이 [...] 따르는 기존의 기업위계[...]는, 규제 없는 자유시장을 최우선시한다는 분명한 기준과 고도로 전문화된 용어를 숭배한다. '전문가'의 상징이자 엘리트의 표지이기도 한 이런 용어는 보편적 이해를 방해한다. 그리고 무지한 사람들의 불쾌한 질문을 막아내며, 공익을 추구하지 못하게 한다. 또한 학과, 교수진, 학생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을 잘게 썰어, 작고 전문화된 파편들로 만든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자족적인 영지 안에 숨게 하고, 매우 긴급한 도덕·정치·문화 문제들을 놓치게 만든다. 이 체제 자체를 비판하는 [...] 사람들은 과소평가되고 주류 논쟁에서 배제된다. 이 엘리트 대학들은 자기비판을 멀리해왔다. 그들은 자기정당화 체계에 의문을 품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조직, 테크놀로지, 사리 추구, 정보시스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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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대학들이 채택한 도덕적 허무주의를 보았다면 아드르노는 경악했을 것이다. 아드르노는 소심하고 겁먹고 혼란에 빠진 대중, 볼거리와 오락만을 제공하는 선전과 미디어 시스템, 초월적 가치를 전달하거나 개인적 양심의 능력을 육성하지 않는 교육제도, 이 세 가지가 합쳐졌을 때에만 근본악[...]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는 도덕적 선택을 요구하는 근심거리들과 복잡한 것들을 추방하고 유치한 남성성 과잉을 수용하는 문화를 우려했다.

 

우리는 있는 체제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편안한 장소를 찾으려고 애쓴다. 우리는 우리를 위해 만들어진 비좁고 제한된 게토로 물러나 스스로 눈을 가리고 법인형 국가의 치명적인 상부구조를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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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생들에게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도전하는 법을 교육하기보다는, 훈련시키고 금전적인 '성공'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 깊이 빠져버렸습니다. 경쟁과 효율 중심의 문화, 다시 말해 전자기기에 빠지고,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취업과 경력을 위한 '커리어 네트워킹'이 인생과 명성과 돈의 수단이 되어버린 이런 문화는 이른바 가장 훌륭하고 가장 영리한 사람들을 이 사회, 생태계, 민주주의적 이상에 대한 상식적인 의무와 단절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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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지배계급은 소통뿐 아니라 상식까지 가로막는 자기만의 언어를 사용한다. 금융시스템을 조작하는 영리한 사기꾼들과 경제학자들은 월스트리트와 엘리트 경영대학원의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모호하고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쉴 새 없이 떠들어댄다. [...] 이처럼 지배계급이 전문적인 게토로 숨어들어가는 현상은 모든 학문 분야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영어 교수들은 소설을 사회와 분리된 것으로 보고, 해체주의 모호한 용어를 구사하면서 자신이 연구하는 바로 그 작품들을 무력화하고 거세한다. 에우리피데스에서 러셀 뱅크스에 이르는 작가들은 문학을 거울이자 렌즈로 사용하여,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의 시선을 위선, 도덕적 타락, 불의에 맞출 수 있게 해왔다. 문학은 사회 병폐를 분명히 드러내는 도구다. [...]

 

그러나 세상의 현실을 좀처럼 이해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학자들의 손에서 문학작품들은 알맹이를 잃고 파괴된다. [...] 이러한 문학과 철학의 단절 그리고 문학과 현실의 단절은 대부분의 학과에서 되풀이된다. 경제학자들은 정교한 이론모델을 내세우면서도, 존 로[...]를 거의 모르고, 튤립공황[...]을 자세히 조사하지 않으며, 대공황을 야기한 철도 거품이나 규제 철폐를 연구하지 않는다. 아테네 민주주의의 기초는 평등주의에 입각한 솔론의 사회정치 개혁에서 등장했고, 여기에는 아테네 시민을 파산으로 몰아가던 모든 부채의 탕감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고전 연구는 디지털화된 세계에 실용적이지도 유용하지도 않다고 간주함으로써 그토록 중요한 교훈들은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티베리우스 통치기의 경제위기[...]에 대해 쓴 타키투스의 글은 우리가 역사적으로든 인간의 행동이란 면에서든 유일하거나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티베리우스의 통치기의 위기는 결국 시민에 대한 무이자 대출을 포함하여 막대한 정부 지출과 조정을 통해 안정되었다. 역사적 기억상실증에 빠져 우리가 역사상으로 유일하고 특별하며 과거에서 배울 것이 전혀 없다고 믿는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어린아이로 남는다. 그들은 환상 속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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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 <<미국의 굴욕: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미국의 5가지 불편한 진실>>(김한영 역, 아름드리미디어, 2011)의 제3장 '지혜의 환상'에서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