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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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첼로 글라이저: 오늘의 에세이-생명은 목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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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6. 20.

 

생명은 목적이 있는가?

Does Life Have A Purpose?

 

―― 마르첼로 글라이저(Marcelo Gleiser)

 

나는 우리의 사적인 삶, 우리의 개인적인 선택과 희망, 우리가 해마다 수립하는 계획들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 각자가 우리의 삶은 하나의 목적, 또는 다수의 목적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짐작한다. 내가 의미하는 것은 하나의 자연 현상으로서의 생명, 즉 환경으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고 생식을 통해서 자체를 보존할 수 있는, 자율성을 부여받은 이런 기묘한 물질의 조립체다.

 

모든 생명 형태들은 하나의 본질적인 목적이 있는데, 그것은 생존이다. 이것은 생식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결국 아이와 노파들은 살아있지만 생식하지는 않는다. 살아있다는 것은 유전자들을 전달하는 것 이상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계속 살아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것이 살아있는 생물체들과 항성이나 바위 같은 다른 형태들의 물질적 조직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점이다.

 

이런 형태들은 그저 존재하며, 그것들이 그것들 자체 및 주변 환경과 맺는 상호작용을 규정하는 물리적 과정들의 전개를 수동적으로 허용한다. 바위의 경우에는 부식 작용이 있다. 항성의 경우에는 항성의 핵심에 충분한 연료가 존재하는 동안 자체의 중력에 의한 내파를 견딘다. 불가피한 것을 지속시키기 위한 아무 에너지 구조도, 아무 계획도 없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점은 보존에 대한 충동이다. 생명은 자체를 영속시키려고 노력하는 물질적 조직의 한 형태다.

 

생명의 목적과 관련된 혼동은 우리가 생명 형태들의 놀라운 다양성을 고려할 때 드러난다. 그런 풍성함과 창조성을 고려하면, 이 모든 것이 항상 더 복잡한 생물체들을 만들어낼 아무 의도도 없는, 아무 목적도 없는 우연한 사건의 결과일 뿐이라는 점을 수용하기가 어렵다. 우리가 지구 생명의 역사가 복잡성의 증가 현상을 보여준다는 점을 알게 될 때 상황은 더 나빠진다.

 

생명은 최소한 35억 년 동안 지구라는 행성에서 돌아다녔다. 처음 25억 년 동안에는 단세포 박테리아만 존재했다. 6억 년 전쯤에서야 다양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5억5천만 년 전쯤에 일어난 캄브리아기 대폭발 후에 우리가 고등한 생명 형태들과 연관시키는 다세포적 복잡성이 나타났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생명은 놀라운 속도와 강인함으로 대양, 대륙, 그리고 공중을 지배했다.

 

매우 많은 사람들이 생명은 목적이 있다고, 자체의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 물론, 이 과정의 정점은 우리, 지적인 인간들일 것이다.

 

그런데 이 결론은 틀렸다. 최종적으로 지적인 존재자들을 생성할 수 있도록 생명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그 어떤 "계획"도 존재하지 않는다. (저명한 생물학자 에른스트 마이어는 이런 종류의 목적론에 반대하는 강력한 논변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공룡을 생각하자. 지구에서 공룡들은 대략 1억5천만 년 동안 존재했으며 꽤 어리석었다. 우리는 벨로시랩터가 전파망원경이나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것을 보지 못한다. 생명은 자체를 보존하기를 바란다. 생명이 자체의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는 한, 유익한 돌연변이가 가끔 일어날 가능성을 지닌 채 그것은 그대로 남을 것이다.

 

환경이 급격하게 변한다면, 생명은 반응할 것이다. 죽음으로써, 아니면 생존하는 종들의 경우에는, 진실의 근원을 포함하고 있는 듯 보이는―얼마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스티븐 제이 굴드와 닐스 엘드리지의 단속평형 가설에서처럼, 단기간에 급진적인 변화를 추동할 돌연변이들을 통해서 반응할 것이다.

 

지구의 역사에서 하나 이상의 사건들, 예컨대 6천5백만 년 전에 공룡들을 멸종시키는 데 기여했던 소행성의 충돌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생명의 역사도 바뀌었을 것이다. 우리가 여기에 존재하지도 않았을 가능성이 꽤 크다.

 

생명으로부터의 교훈은 단순하다. 자연에서는 창조와 파괴가 함께 춤춘다. 그런데 이런 안무에는 그 어떤 안무가도 존재하지 않는다.